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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설탕 Feb 23. 2023

외로운거는 슬픈게 아니야..

창문에 붙어있는 팅커벨 나방



제목: 창문에 붙어있는 팅커벨 나방

소재: 캔버스에 아크릴과 비즈

사이즈: 60.6 * 72.7

제작연도: 2021

작가: 김나경 @studio_nakyung2011

<작가의 노트>

팅커벨 나방은 빛을 너무 좋아하는데

숲에 있는 집의 거실에서 나오는 빛을 보고 창문에 달라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집주인은 나방이 창문에 붙어 있는 줄도 모르고 창문을 닫아 버렸습니다.

팅커벨 나방은 집안의 노란 불빛을 태양인줄 알고 있습니다.

집안에 있는 사람들은 팅커벨이 보고 있는줄도 모르고 즐겁게 저녁밥을 먹고 있습니다.

나방은 해롭지 않은 곤충이어서 집안으로 들여보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팅커벨 나방은 지금 외롭습니다.

아무도 잘 들여보내지 않습니다


엄마 : "나경아 그런데 이 팅커벨 나방이 외롭다고 하니까 엄마는 좀 슬프다"

나경: "엄마 외로운건 슬픈게 아니야. 그냥 저쪽에 사람이 더 많은 거야."


난 늘 놀이터에서 다른 친구들과 잘 못 노는 아이를 볼 때면 안타까웠고 화가났다.

그리고 이 그림을 보면

어린이집 놀이터에서 친구들이랑 놀던 아이 모습이 떠올랐다.

미끄럼틀에서 6세의 아이들은 잡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술래를 정하고 미끄럼틀 위아래로 오르내리며 아이들은 잡기를 했다.

빨리 달리기를 못 하고

움직임이 둔한 내 아이는 계속 술래가 되었고

다른 아이들은 계속 내 아이만 잡았고 히히덕 거렸다.

그래도 나경이는 같이 놀았다. 그 마음은 어땠을까,

나는 우연히 지나가는 길에 보았고

마음이 이상했다. 같이 놀아주는 친구들에게 고마워 해야 했을까,

그래도 아이들 속에 있어주는 아이를 보며 위안을 삼아야 했을까.

나는 아이가 무리속에서 잘 섞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를 생각해 보곤 했다.


인생 10년차.

무리에 잘 못 들어가는 아이는

외로움을 의외로 잘 관찰 했다.


"엄마 외로운건 슬픈게 아니야. 그냥 저쪽에 사람이 더 많은 거야."


이 말을 듣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래. 맞아.


무리 밖에 있는 너를 보며

안타까워 하거나

슬퍼하지 않을께

방충망에 붙어서도

행복할 수 있지.

엄마도 외롭다고 슬퍼하지 않을께,

그냥 저쪽에 사람이 더 많은거지..


나는 다른 사람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엄청 노력하고 살았다.

공부도 열심히 했고

좋은 회사도 들어갔고

일도 열심히 했다.

이 방충망을 뚫고 들어가면

또 방충망이 있었고

그 방충만을 뚫고 들어가면

또 다른 방충망이 있었다,

더 밝은 불빛이 바로 코 앞에 있는 것만 같았다.

내가 돌파해야 하는 방충망의 끝이 안 보였다.....


그러다

깨달았다.

방충망에 달라 붙어 있는 나방이 외롭지만 슬프지 않을수 있다는 것을. 그냥 그대로 인생인 것을.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 장 루슬로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섣불리 도우려고 나서지 말라.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성급한 도움이 그를 화나게 하거나
그를 다치게 할 수 있다.

하늘의 여러 별자리 가운데서
제자리를 벗어난 별을 보거든 별에게
충고하지 말고 참아라.

별에겐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어설픈 아이의 젓가락질을 보며

엄지손가락을 구부려라, 세번째 손가락에 젓가락을 끼워라는 말을 하려다 말았다.

젓가락질 잘 못해도 밥은 잘 먹으니까..

대신 밥 다 먹고 연필을 제대로 쥐는 연습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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