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좋아
제목: 당신이 좋아
사이즈: 45.5 * 53 (가로*세로) (10호 캔버스 2개)
재료: 캔버스에 아크릴물감과 마카
제작연도: 2022
작가: 김나경 @studio_nakyung2011
<작가노트>
이 그림은 ‘미스터트롯’의 한이재가
남장 여장을 하고 ‘당신이 좋아’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그렸습니다.
저도 그 가수 같이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면
어떤 때는 조커같이 너무 즐겁고
어떤 때는 부처님같이 차분해 집니다.
저의 마음 덩어리가 모여서
어이디어랑 섞여서 만들어진 그림입니다.
아이가 그림을 그릴때 본 모티브는 유튜브였다.
아이는 좋아하는 영상이 있으면 계속해서 돌려본다...
그중 하나가 '미스트 트롯' 한이재 편이었다.
https://youtu.be/y-IougNGX8M?si=m2MOhiRQIMiuqYnb
아이가 내 핸드폰으로 유뷰트 동영상을 한참 돌려보고
법상스님의 법문 썸네일 화면을 들여다 보더니 두개를 섞어서 그림을 그렸다..
그림그릴때 자기 마음이라고 한다....
아주 좋기도 하고
고요하기도 하고... 하나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한다.
흥미진진한 꽃 같은 눈동자에 빨갛게 충혈된 눈.
웃는건지 우는건지 모르겠는 표정.
그림을 그릴때 자기는 조커 같이 신나는 마음도 있다고 한다.
그러다가 그 마음 옆에
부처님 같은 고요한 마음을 발견한다고 한다.
부처님의 살갗은 거칠게 표현했다.
뭔가 상처 입은것 같은 얼굴인데
표정은 평온하다. 눈은 감고 있고 귀는 크다.
조커같이 두 눈을 부릅뜨고 있다고 해서
세상을 다 볼수 있는건 아니겠지.
부처님처럼 눈을 감고 있다고 해서
세상을 알지 못하는 것도 아니겠지.
이 작품을 한동안 거실에 걸어 놓았었다.
밥 먹을때도 보고, 출근할 때도 보고..
나는 아이를 대할때 충혈된 눈의 조커같은 엄마가 되기도 했다가
눈감은 부처님 같은 엄마가 되기도 했던거 같다.
남편을 대할때도,, 직장상사를 대할때도,,, 후배직원을 대할때도..
내 마음은 두 갈래.. 세갈래였다.
그것이 모두 나였다..
그리고 아이가 흥얼거리는 '당신이 좋아' 노랫가사에 귀 기울여 본다..
그대는 내 사랑
당신도 내 사랑
이 세상의 그 무엇도 쨉이 안되지
원앙이 따로 있나 우리가 원앙이지
환상의 해피한 원앙이지
아 꿀맛 같은 그대 사랑에
내 인생을 걸었잖아
비가 와도 좋아 눈이 와도 좋아
바람 불어도 좋아
좋아 좋아 당신이 좋아
그대는 내 운명
당신도 내 운명
하늘아래 누가 와도 쨉이 안되지
그댄 꽃 중에 꽃 당신은 불 나비
환상의 해피한 꽃과 나비지
아 꿀맛 같은 그대 사랑에
내 인생을 걸었잖아
비가 와도 좋아 눈이 와도 좋아
바람 불어도 좋아
좋아 좋아 당신이 좋아
아 꿀맛 같은 그대 사랑에
내 인생을 걸었잖아
비가 와도 좋아 눈이 와도 좋아
바람 불어도 좋아 -당신이 좋아, 남진(feat 장윤정)
나의 마음은 하나가 아니다..
나는 이런저런 마음의 모음이라는 것을 인정해 본다.
나경이의 작품으로 오늘도 나는 상반된 존재들을 인정해 본다.
"그때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게 눕고 송아지와 사자 새끼가 함께 먹으며 어린아이들이 그것들을 돌볼 것이다.", "...사자가 소처럼 짚을 먹을 것이며 뱀이 흙을 먹고 살 것이다. 이와 같이 나의 거룩한 산에서는 상하거나 해치는 일이 없을 것이다."(이사야서 11:6, 65:25, 현대인의 성경)
이들의 회화에는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이 사랑하는 것들로 만들어진 미움도, 증오도, 외로움도 없는 미래에 대한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
학위를 소지한 작가들이 현세주의와 회의주의에 빠지고,
자신의 시기를 은폐하고,
자신의 고독을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투정을 부리도록 부추기는 비참성의 미학에 호출당하는 동안,
정작 이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고독 속에서 이 시대가 망각한 것들에 대해,
그리고 미래의 참된 조건이 되어야 할 것들에 대해 명확한 어조로 제시하는 것이다.
..
이들의 회화에서 형식은 그들 자신과 세계에 대한 거짓이나 꾸밈이 없는 마음으로부터 온다.
참된 품위와 힘을 지닌 마음,
두려움에 의해 동원되는 욕망과
저급한 셈법으로 시대조류에 편승하고
유행을 뒤쫏기에 부산한 시대이기에
더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품위요, 힘이다.
- 그림엄마와 함께하는 "이야기도 그림도 남달라" 도록 p25, 거짓과 꾸밈없는 마음에서 오는 예술, 심상용(서울대학교미술관장, 서울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