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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잘못이 아니야

by 동민 Jan 11. 2025

우리는 일상의 수많은 대화 속에서 예기치 못한 상처를 마주한다.

특히 관계 속에서 가장 날카롭고 아픈 순간은 대화라는 평범한 일상 한가운데서 불쑥 찾아온다. 누군가의 무심한 한마디가 마음 깊숙이 파고들어 오랫동안 아픔으로 남는다. 이건 정말 괜찮지 않은 일이다. 말을 건넨 사람은 까맣게 잊어버렸을지 모르지만, 그 말을 받아들인 사람의 마음속에선 여전히 날카로운 가시처럼 박혀있다.


말이란 참 묘한 도구다. 누구나 쉽게 내뱉을 수 있지만, 그만큼 왜곡되고 오해받기도 쉽다. 한번 입 밖으로 나온 말은 결코 돌이킬 수 없다. 가볍게 던진 농담이 누군가에겐 무거운 비난으로 다가올 수 있고,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뒤흔들 수도 있다. 반대로 충분한 고민과 존중에서 나온 말은 상대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안고 움직이는 힘을 지니기도 한다. 이처럼 말이 가진 힘은 실로 크고 무겁다.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우리는 종종 다른 이의 위로를 찾는다. 공감 어린 시선과 따뜻한 말 한마디는 잠시나마 아픔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위로만으로는 온전히 상처를 치유할 수 없다. 타인의 위로는 일시적인 진통제일 뿐, 상처의 깊이는 결국 자신의 마음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진정한 치유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에서 시작된다.


이제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픔의 원인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이해하고 보듬는 것이 중요하다. 상처를 치유하는 데 필요한 것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서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용기다. 스스로를 이해하고 감정을 정리하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이러한 과정이야말로 상처를 성장의 발판으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오늘 어떤 말들이 우리 마음을 아프게 했을까?


일방적인 비난을 받았다면, 그건 상대방의 문제다. 무시 혹은 비아냥거림을 받았나? 당신의 잘못하지 않았다. 단지 상대의 저급함 보여줄 뿐이다. 무심코 내뱉은 그 말들은 그 사람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멍청한 행동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그 말들이 당신의 마음을 더 짓누르지 않도록 상처의 무게를 가볍게 덜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당신의 가치는 그런 말들로 훼손될 수 없음을 기억하자. 그리고 그 사람을 다시 만난다면, 마음속에서 이미 정리된 사람처럼 대하자. 무심한 태도는 때로 가장 강력한 방어가 된다.


당신이 실수를 했거나,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거나, 상대가 무관심했나?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 대화에서 상대가 당신을 비판하거나 무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어쩌면 단순한 오해였을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건 그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성장의 계기로 삼는 것이다.


칼 로저스(Carl Rogers)는 "변화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부족함을 깨닫는 순간은 때론 아프지만, 그 아픔은 다시 나아갈 힘이 되어준다. 작고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는 배움일 뿐이다.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유명한 드라마 속 대사처럼, 상처를 받을 때마다 휘둘리지 않고 빠르게 상처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무뎌짐이 아니라 스스로를 보듬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단단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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