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사장의 오늘 기록
자궁 적출 수술 일주일 후 조직검사 결과를 받으러 병원에 갔다. 아직 팽만감이 가시지 않은 배가 불편했지만,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만큼일까. 정말 떨리는 마음으로 병원에 들어섰다.
큰 일은 왜 겹쳐서 올까? 내 수술 전 시아버님이 폐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우선 든 생각은 나까지 아프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아버지에 아내까지 다 아프면 남편이 어떡할까, 우리 딸은 괜찮을까 싶어 일주일 동안 만감이 교차했다. 가급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부정적인 생각을 매일매일 거두면서 나는 괜찮을거라 속으로 주문을 외웠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용종을 제거한 부분 이외에 악성 조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자궁적출을 한 것으로 치료가 끝났다는 이야기였다. 간호사들도, 의사도 다행이라며 기다리는 시간이 더 힘드셨을 거라며 공감하고 위로를 해준다.
며칠 뒤, 보험 청구를 위해 진단서를 열었다. D07 제자리암
진단명을 보니 섬짓하다. 자칫하다 늦게 발견했다면 어떻했을지 아득해졌다. 지금 이렇게 일찍 발견해 이만한 수술로 해결이 된 것과 내게 주어진 시간이 더 있다는 데에 감사했다.
이번에 '암'이라는 결과를 받아들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내 건강이 중요하고, 누구보다 내가 중요하구나 깊이 깨달았다. 나를 예뻐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들 하는데 그 어려운 일을 이제는 해야겠다. 나를 보듬고 나를 소중히 여기고 내 마음의 소리를 가장 먼저 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