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맞춘 은반지는 참으로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흔한 큐빅 하나 없어도 정말로 빛이 나서 은반지가 아니라 새하얀 반지로 보일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역시 은반지는 은반지였던지 점점 빛을 잃고 까맣게 변해갔습니다.
이젠 그 반짝 거림은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고 만지면 손에 까맣게 묻어날 것처럼 시커멓게 변해버렸네요.
그때의 우리도 정말 반짝였었는데 어느새 시들해져 버렸어요.
마치 우리의 커플링처럼.
반지는 깨끗하게 닦으면 다시 반짝일 것 같은데
우리도 다시 함께 있으면 빛나던 그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대의 마음을 알 길이 없어 내 마음도 까맣게 변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