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맡기고 싶은 선생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교대를 다니던 시절, 저는 굉장히 비뚤어진 학생이었습니다. 교대 교육과정의 비효율성에 대해서는 논문을 쓰고도 남을만큼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똑똑한 학생들을 뽑아서 바보를 만드는 교육과정이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첫째는 고등학교처럼 획일적으로 짜져서 나오는 시간표.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선택권이나 자율성 같은건 없었습니다. 게다가 선택권 없이 짜여진 교육과정을 모든 학생에게 적용할 것이라면 교육과정이 탄탄하게 잘 짜여져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했어요. 각 과목마다 곂치는 부분이 많은데도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가르치지 않고, 중복되는 내용을 수도없이 반복해서 들어야 해서 대학교 수업이 시간 낭비처럼 느껴진 적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교육과정의 역사’ 단원이 모든 과목마다 있었는데, 국어 교육과정의 역사나 수학 교육과정의 역사나 사회 교육과정의 역사나 1차부터 7차까지 그 내용이 그 내용이었는데 총 10번을 들어야 했던 것이죠. 교육 방법도 모든 과목이 곂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서 시간이 아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교수들끼리 왜 강의 내용이 중복되지 않도록 서로 협의하지 않았는지 저는 아직도 의아합니다.
둘째는 당시 유행했던 학생 발표 위주의 강의 스타일 때문이었습니다. 교수의 강의 비중은 낮고, 대부분의 시간을 친구들의 수업 시연이나 발표 수업을 들으면서 보내야 했는데, 저에겐 진짜 고욕이었습니다. 왜 대학생 씩이나 되어서 교수의 전문성있는 강의를 듣지 못하고, 나와 같은 수준의 친구들이 준비해온 내용만 듣느라 강의 시간을 낭비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더욱이 우리가 교사가 될 것이라는 이유로, 수업 시연 비중이 너무나 컸는데, 한 조가 수업 시연을 하는동안 나머지 모든 학생들은 학생 역할을 해야 했어요. 저는 교수님들이 ‘학생 중심 수업’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생 중심 수업은 학생들끼리 강의를 하는 수업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학생이 주도하는 것처럼 보여도, 교수가 적절한 발문과 피드백, 전문적인 식견을
더해 더욱 의미 있는 깨달음을 얻게 하는 고난이도의 수업입니다. 학생들끼리 발표로 끝나는 것은 학생 중심 수업이 아닌 과제 발표회 입니다.
세 번째는 모든 과목의 교육과정이 ‘교육방법’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육 철학이나 교육 심리학 강의에 대한 비중은 미미한 반면, 교육방법에 대한 과목의 비중은 지나치게 높았습니다. 1~3학년 때까지 들었던 수업의 대부분이 각 과목의 교육방법에 대한 것이었으니까요.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아마도 교사의 전문성을 ‘각 과목에 대한 지식 교육’으로 정의하고 나름대로는 전문성 신장을 목표로 짠 교육과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그러한 접근은 매우 편협한 것이며 잘못된 방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히려 대학생 때 교육 철학과 심리학, 교육사, 학생 발달의 이해, 심리 치료에 대한 과목을 더욱 심도 있게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교육방법은 시대마다 유행도 타는 데다가, 교사가 되고나서 학생에 알맞게 가르치려고 노력하다보면 자연히 느는 것인데 말이죠.
그리하여 교단에 선 첫해, 저는 정말 무능하고 준비되지 못한 교사였습니다. 교대 교육과정은 현장에서 제가 유능한 교사가 되는 데에 일절 도움이 되지 못했어요. 저는 신입 교사가 된 후, 교사로서 필요한 마음가짐과 스킬들을 처음부터 스스로 배워야만 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교대 교육과정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대 교육과정은 또 어떨까요? 많이 달라졌을까요? 저는 저의 대학생 시절을 생각해보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남탓을 하는 것은 못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대학교의 교육과정이 저에게 의미와 흥미를 줄 수 있었다면 그렇게 긴 방황대신 보람찬 20대를 보낼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왜냐하면, ‘교육’이라는 학문도 깊이 들어가면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롭고 학문적으로도 깊이 있는 내용이 많다는 것을 제가 대학교 4학년이 되어서야 깨달았기 때문이죠. 1~3학년 때까지 저에게 그런 재미를 느끼게 해준 강의가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교수님들의 전문성이 떨어져서가 아니었습니다. 교육과정의 내용이 ‘교육방법’에 치중하여 학생의 발표 수업 위주로 이루어져 교수의 전문적인 강의를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저는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공부를 싫어하는 편도 아닌데, 제가 나온 대학이 제가 갈급했던 학문적 자극을 주지 못했던 것이 지금까지도 아쉽습니다. 만약 교육과정의 내용이 보다 깊이 있고, 풍부했다면 저는 좀 더 준비된 교사가 되어 교단에 설 수 있었을 텐데요.
모교 교육과정에 대한 비판은 여기까지. 그렇다면 교사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제가 신입교사 시절 맨땅에 헤딩을 하며 부딪치고 스스로 배우면서 대학교 4년동안 ‘이런 교육을 받았다면 참 좋았겠다.’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교사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는 ‘어떤 교육을 받은 선생님에게 배우고 싶은가?’ 혹은 ‘어떤 공부를 한 선생님에게 내 아이를 맡기고 싶은가?’를 생각해 보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은 어떤 선생님이라면 신뢰를 하고 나와 내 아이를 맡길 수 있을 것 같나요?
저라면 1순위로는 교육자로서 학생에 대한 따뜻한 시각을 가지고, 그들의 발달 단계와 심리를 이해하는 선생님이 우선일 것 같습니다. 어느 매체에서 학생들이 언제 가장 공부를 좋아하게 되는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과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선생님을 좋아하게 될 때’ 입니다. 학생이 공부를 잘 하게 하려면 ‘수업 방법’을 잘 알아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 그보다 더 우선이 되는 것은 학생과 교사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수업 방법이 약간 서툴더라도 학생과 교사가 좋은 관계에 있을 때, 학생은 더 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그렇다면 학생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학생’,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한 이해를 키워주는 것입니다. 전문성 있는 교사라면, 인간의 발달 과정과 심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따라서 대학생 시절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심도 있게 4년에 걸쳐 배우고 고민해야 할 과목은 ‘인간 발달’에 대한 학문과 ‘심리학’입니다. ‘인간 발달’ 과목은 학생의 발달 수준과 인지 수준을 파악하여 적절한 교육 방법을 적용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심리학’은 학생의 심리를 이해해서 성장을 돕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집단 상담이나 개별 상담을 통해 왕따 문제나 친구 간의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되죠. 교사 자신의 성격과 성향을 파악하여 언어를 되돌아봄으로써, 잠재적 교육과정까지 컨트롤 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단순히 심리학 일반에 대한 이해에서 더 나아가 교육대학의 커리큘럼에는 ‘심리 상담’을 받는 과정 역시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자신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사람이 타인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법입니다. 자신의 성격과 성향을 파악하고, 다양한 학생들을 대면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호작용이나 편견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의 성격에는 궁합이라는 것이 있는데, 교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의 성격과 더 잘 맞는 학생이 있을 수 있고, 괜히 미운 학생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성격을 파악한 교사라면 자신과 성향이 맞지 않는 학생을 대할 때 이를 고려하여 화내기를 자제하거나 조심스럽게 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만약 어린 시절의 상처가 있다면 상담을 통해 이를 치유하여 건강한 마인드를 가진 교사로 교단에 설 수 있습니다. 예전에 상담을 전공하는 친구로부터 ‘가장 좋은 상담자는 한 때 힘든 일을 겪어보고, 이를 극복한 사람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힘든 경험이 없는 사람도, 현재 아픈 사람도 아닌, 상처가 있었으나 이를 극복한 사람이 가장 좋은 상담자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요즘 학생들 중에는 갖가지 심리 문제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중증의 문제는 상담가에게 보내야 하겠지만, 가벼운 문제는 교사가 멘토로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두번째는 건강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사명감을 가진 선생님께 제 아이를 맡기고 싶습니다. 그런데 ‘철학’의 속성이 어떻습니까? 그것이 어디 ‘교육철학’이라는 과목을 한 학기 배운다고 되는 일인가요? 최소한 교육을 전공하는 4년 내내 사유하고 또 사유하여도 자신의 교육철학이 생길까말까한 부분입니다. 4년으로도 부족하고, 교사가 된 후에 직접 아이들과 부딛치면서 더욱 단단해지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저는 아무런 철학이 없이 ‘화이팅’만 넘치는 채로 불안하게 교단에 섰다가 난감한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교단에 서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애매한 상황에 많이 부딛치게 됩니다. 예를 들면, 학생들 간에 사이가 벌어져 서로 헐뜯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인성교육을 하고 싶은데, 수업 진도 나가기도 빡빡한 경우가 있습니다. 교육철학이 확실하지 않은 선생님은 일관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큰 일이 있을 때는 인성교육을 우선시 하다가, 평소에는 수업 진도를 우선시 하는 것이지요. 교육철학이 확실하다면 우선순위가 명확해 집니다. 아이들에게 ‘수업진도보다 너희의 인성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또 특히 초등교육의 경우, 한 교사가 여러 과목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수업을 하게 되어있다보니, 학생들이 흥미있어할만한 방법 위주로 그때 그때 일회성의 활동을 하기가 쉽습니다. 이 때, 교육철학이 확실하다면 단지 학생들의 흥미위주가 아닌 일관된 목표를 가진 활동들을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1년 후 학생들의 행동과 태도가 달라진 것을 볼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교육을 전공하는 교대나 사대의 대학생들이 교육철학을 갖추게 하려면 어떤 교육과정이 필요할까요? 저는 학문적 접근과 실질적 경험이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간도 중요합니다. 교육철학의 확립은 장기간의 사유가 필요한 것이므로, 1학기가 아닌 4년 내내 자신의 철학에 질문을 던져보게 해야 합니다. 한 학기에 한 과목 이상은 자신의 교육에 대한 철학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과목들을 필수로 이수하게 해야 합니다. 교육철학, 교육사, 교사론 등의 과목이 이에 해당합니다.
저의 경우 교대를 다닐 때에 ‘교육사’와 ‘교육철학’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배웠습니다. 저는 교육철학을 선택하여 교육철학은 혼자 책으로 봐야 했습니다. 각 과목에 대한 교육방법론(국어교육, 수학교육, 사회교육, ....)은 1,2에 나누어 두 학기에 걸쳐 배우면서 왜 교육철학과 교육사는 선택과목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교육철학이 바로 선 교사를 키워내고 싶다면 반대로 가야 합니다. 교육철학, 교육사, 교사론은 필수로 1,2로 나누어 두 학기에 거쳐 수강하게 하는 것이지요. 1단계가 개론의 강의가 된다면, 2단계는 이와 관련하여 심화된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오히려 각 과목의 교육방법론은 ‘1차~7차 개정교육과정의 역사’라든지, ‘교육방법의 패러다임의 변화’ 등은 10과목 모두에서 곂치는 부분이므로 과감하게 합쳐 ‘현행교육과정의 이해’로 묶어 더 자세히 배웠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중복을 없애 절약한 시간을 교육철학이나 심리학, 상담, 학생 발달 이해 등의 과목에 투자하고, 각 과목 교육학의 경우 그 과목만의 특징에 한해 가르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었을 것입니다.
학문으로 배우는 철학은 공허합니다. 따라서 진짜 교육철학을 형성하려면 현장 경험이 필수 입니다. 저는 대학교 2학년 때 2주, 대학교 4학년 때 4주 교생실습을 나갔었습니다. 교생실습은 좋은 경험이 되었고, 좋은 지도교사를 만나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만 교육철학을 형성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진 않았습니다. 교생실습 기간은 너무나 바빴고 밤샘을 할 정도로 해야할 과제도 많았으며, 철학은 기본적으로 4주만에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1학년부터 4학년 때까지 1주일에 한두 시간 정도는 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만나고 지도하는 과정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년 내내 학생들을 만나는 동시에 교육철학 수업을 들으면, 자신이 어떤 교육철학을 가지고 가르치고 있는지에 대해 사유할 기회도 많아지고 이에 대해 학우들과 토론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수님과 지도교사를 멘토삼아 긴 기간동안 자신의 생각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교육에 대한 사유를 많이 하면서 현장 경험을 하다보면 대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도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어 현장에서의 수업도 더 풍부해지고, 대학교에서 강의를 들을 때도 더욱 의미가 있어집니다. 즉, 학문과 실제 경험의 상호 피드백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학교 현장에서도 교육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수업차 보조 교사로 들어온다면, 배움이 느린 학생이나 체험 활동 등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1주 1~2시간이 많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학점으로 따지면 1학점이나 2학점에 해당하는 것인데, 제가 받았던 교생실습은 한달 집중이수로 3학점에 해당하였습니다. 한달 내내 학교로 출근하는 교생실습도 의미가 있겠지만, 일주 1~2시간을 장기간에 걸쳐 하는 교생실습이 효과는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예비교사인 대학생들은 학교의 한 해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고, 장기간에 거쳐 아이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교육철학과 교육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보다 많이 확보할 수 있습니다. 수업 준비도 대학 수업의 이론을 하나씩 적용해보며 더욱 잘 준비할 수 있으니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도움도 이 편이 더욱 클 겁니다. 어느 과목을 정하여 체계적인 도움을 1년 내내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요.
사명감이란 어디에서 올까요? 자신이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에서 옵니다.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거나, 일관성 없이 좋다는 교육방법은 이것저것 다 해보면서 수업을 하는 경우 사명감을 가지기는 어렵습니다. 교육철학이 바로서야 사명감도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무엇이 의미있는 것인지에 대해 알고, 그 의미를 추구하기 위해 올바른 방법으로 제대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에 비로소 교사로서 사명감도 생깁니다.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의 교육과정이 교사로서의 교육관과 교육방법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이를 실제로 적용해보면서 자신의 교육철학을 확립해갈 수 있는 것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보다 준비된 상태로 신규교사가 되길 말이죠.
세 번째는, 진로와 비젼을 제시해주는 멘토 선생님 입니다. 배우면서 가장 가슴 뛰는 순간이 언제입니까? 공부 내용이 재미있거나 성적이 오를 때도 가슴이 뛰지만, 가장 가슴이 뛰는 순간은 ‘꿈을 꿀 때’ 입니다. 내가 이것을 배워서 이다음에 커서 이런 일을 하고 싶다! 라고 느낄 때가 가장 의욕이 불타지요. 단순히 교과 지식만 전달하는 선생님은 하수 입니다. 고수는 학생들로 하여금 공부를 하면서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합니다.
다양한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진로와 비젼을 제시해 줄 수 있으려면, 현대 사회 및 미래 사회에 대해 꿰뚫고 있어야 하며, 다양한 방면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선생님이 되려면 대학생 때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할까요?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는 말은 너무나 식상한 말이니 부연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이에 덧붙여 저는 ‘대한민국의 역사’ 및 ‘현대 사회의 이해’, ‘미래학’ 등의 과목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지요.
교사는 현대 사회의 흐름과 동향을 파악하고, 교과 교육을 할 때에 그 과목이 왜 필요한 것인지 알고 학생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험을 봐야하니까 공부해라, 대학을 가야 하니까 해라, 이런 말은 일부학생들에게는 통할지 몰라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반감을 느낍니다. 또한 정말로 그 과목이 적성인 학생에게는 앞으로 심화하여 공부할 수 있는 방법과 진로 등을 제시하면서 멘토가 되어 끌어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선생님이라면 학생이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한 사람으로 기억하지 않을까요?
네 번째는 과목의 전문가인 선생님 입니다. 선생님은 기본적으로 가르치는 직업이기 때문에 잘 가르치는 선생님은 학생들이 존중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목의 전문가인 선생님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앞선 장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교수님이나 전문직업인과 같이 깊은 지식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초등의 경우 모든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대신, 교사들은 자신이 가르치는 과목의 지식의 구조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수학 과목의 경우, ‘덧셈 뺄샘 -> 자리수의 이해 -> 받아올림과 받아내림’ 의 위계를 알고, 학생이 계산 실수를 했을 때 자리수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인지, 받아올림이 안 되는 것인지, 셈 자체가 되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학생이 어떤 선행학습을 하였으며 앞으로 할 후행학습이 무엇인지 알고, 현재 적당한 수준의 지식을 단계별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식을 재미있게 전달하는 강의는 인터넷으로도 얼마든지 들을 수 있습니다. 제가 배우고 싶었고, 우리 아이를 맡기고 싶은 선생님은 우리 아이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파악하고, 필요한 지식을 맞춤형으로 줄 수 있는 선생님 입니다.
따라서 교육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전공과목 지식을 깊이 있게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전공과목 지식의 구조를 단계별로 공부해야 합니다. 어느 과목의 교육과정을 공부한다면, 왜 그 지식이 해당 학년에 배치되었는지, 교과서의 순서는 왜 그렇게 짜여졌는지도 배워서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학생들이 각 단계에서 인지 부조화를 일으킬때 흔히 하는 실수는 무엇인지, 그럴 때에 어떻게 수정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배워야 합니다. 만약 1주일에 한두시간 학교 현장에 가서 보조 교사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실제로 학생을 가르쳐 보면서 이를 이해한다면 더 좋겠지요.
마지막이 재미있고 다양한 수업 방법으로 수업하는 선생님 입니다. 그러나 이는 주가 아닌 마지막에 뿌리는 양념같은 것으로 건강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학생의 발달과 심리에 맞게 적절하게 적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수업은 어디까지나 내용 자체가 의미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 단순한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되면 안 되겠죠. 가끔씩 방법에 치중하다 보면 목적과 내용에 소홀해 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객이 전도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합니다. 교사 양성을 하는 대학교의 교육과정은 교육 방법보다는 교사로서의 철학에 대한 질문, 학생의 발달과 심리에 대한 이해, 인간 전반과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교과내용의 깊이있는 지식과 구조에 보다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화려한 쇼맨십보다는 교사의 본질에 충실한 교사가 훗날 더욱 큰 선생님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