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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국내여행

동해를 즐기는 신박한 여행법

2025 경상북도 지질대장정 – 동해안권(경주, 포항, 영덕, 울진)

by 트래볼러
강릉에서 커피 마시고, 양양에서 서핑하는 것만이 동해를 즐기는 방법은 아니다.
경상북도 동해안에서는 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과거 화산활동과
오랜 시간 동안 거친 파도에 의해 형성된
다양한 형태의 지형과 암석들을 볼 수 있다.
역사와 자연유산의 보고다.
신비롭고 경이로운 자연을 만나기 위해
경주에서 시작해 포항, 영덕을 지나 울진까지,
바닷길을 따라 걸었다.
이름하여 2025 경상북도 지질대장정.


경상북도 지질대장정이란?

경상북도에서는 동해안권을 중심으로 2016년 전국 최초로 지질관광과 국토대장정을 접목한 동해안 지질대장정을 기획했다. 여러 지질명소를 직접 도보(+차량)로 체험하는 대규모 팸투어다. 2024년부터는 지역을 경상북도 전역(섬권/내륙권/동해안권)으로 확대했다. 이러한 경상북도의 노력과 본래 경상북도 동해안의 자연이 가지고 있는 지질학적 가치가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아 지난 2025년 4월,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이 경상북도에서 2번째, 우리나라에서는 7번째로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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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대식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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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지질여행에 앞서 경북동해안지질공원센터장 이윤수 팀장의 환영사와 지질전문가 김정훈 박사의 지질강연이 있었다




신라와 함께 하는 지질여행

경주

골굴암

경주하면 신라의 수도, 단연 역사와 문화유산이 먼저 떠올라 내륙도시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포항과 울산 사이에서 약 49km의 해안선을 가지고 있는 엄연한 해안도시다. ‘천년고도’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경주의 해안은 수천만 년의 시간을 품고 있다. 경주 일대 지질환경이 주로 중생대 백악기 퇴적암, 화산암 지층과 불국사 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경주여행을 하려거든 문화유산답사와 함께 지질여행도 곁들여 보자. 여행이 더욱 풍부해지는 것은 물론 경주 이전의 경주의 역사까지 알게 될지니...


[GEOSITE]


골굴암 Golgulam Hermitage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자연 석굴 사원이다. 총 12개의 크고 작은 석굴이 있는데 일대가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응회암이다 보니 표면이 풍화에 의해 떨어져 나가고 점점 커지면서 일명 ‘타포니(Tafoni)’라고 하는 구멍이 생긴 것. 구멍 크기에 따라 석실 또는 작은 불상들이 안치되어 있어 미니어처 석굴을 보는 것 같다. 숨은 석굴 찾기를 하며 울퉁불퉁 바위 위 돌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절리(Joint)에 의해 만들어진 절벽에 계시는 부처님을 마주하게 된다. 보물 제581호, 마애여래좌상이다. 세상 꼭대기에서 중생들의 평화와 안녕을 기도하고 있는 듯하다. 열반굴 방면에서 오르는 길은 밧줄도 잡고 작은 굴도 하나 통과해야 하니 등산에 딱히 취미가 없다면 반대쪽 코스로 오르길 추천한다.

*절리: 화산재가 식어가면서 갈라진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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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대사 열반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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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굴암 마애여래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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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석굴들

영업시간 매일 9AM-17PM

입장료 무료

문의 054 744 1689. 775 1689


양남 주상절리 Yangnam Columnar Joints

주상절리라 하면 대나무처럼 수직으로 곧게 뻗은 형태가 흔하지만 양남 주상절리에서는 보다 특별한 형태의 주상절리들을 관찰할 수 있다. 언뜻 보면 여느 해안에서나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바위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자세히 보면 누워있거나 서 있거나 대각선으로 뻗어있다. 먼 옛날 경주와 울산 해안 지역에서 활발했던 화산활동의 산물이다. 그중 백미는 경주 주상절리 전망대 바로 아래 있는 부채꼴 주상절리. 가운데 물웅덩이를 중심으로 정갈하게 누워있는 주상절리군이 마치 촥! 펼쳐놓은 우리나라 전통 부채 같다. 온전한 부채꼴 모양을 보기에는 전망대가 좋지만 절리 하나하나를 자세히 보고 싶다면 전망대 바로 아래 데크가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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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꼴 주상절리
경주 주상절리 전망대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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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매일 9AM-18PM (입장 마감 17PM, ※매주 월요일 휴무)

입장료 무료

문의 054 775 6366


[PERFORMANCE]


선무도 Sunmudo

골굴사에 왔다면 선무도 공연을 지나쳐선 안 된다. 선무도는 호흡명상법을 기초로 한 한국불교의 전통수행법 중 하나다. 선명상, 선요가, 선기공, 선무술 4가지로 이루어져 있어 부드러운 듯하나 강단이 있고, 역동적이면서도 차분하다.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무예가 아니라 나를 다스리는 무예이기에 품새 하나하나에서 정성이 느껴진다. 몰입해서 보다 보면 어느새 선무도에 맞춰 호흡을 함께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좀 더 깊이 선무도에 빠지고 싶다면 골굴사에서 진행하는 기초 정규과정이나 온라인, 동영상 강의 등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선무도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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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소 골굴사 대적광전 앞 (※상황에 따라 변동가능)

공연안내 매일 15PM (월요일, 화요일 휴무)

관람요금 무료


[SIGHTSEEING]


화백컨벤션센터 Hwabaek International Convention Center (HICO)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에 위치한 전시컨벤션센터로 ‘화백(和白)’은 신라시대 때 만장일치에 의한 의결을 원칙으로 하는 합좌제도의 명칭이다. 지난 2025 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곳으로 11월 7일~9일까지 일반인 공개가 시범 운영되었다. 이후 공개 일정은 미정이나 의미가 있는 장소이니만큼 공개 일정을 미리 체크해 두었다가 경주 여행 시 방문해 보자.

화백컨벤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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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견실과 회의실
정상회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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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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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054 702 1000


국립경주박물관 Gyeongju National Museum

신라의 문화유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으로 2025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신라 금관 6점이 한 곳에 모인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금관이 발견된 이래로 최초이자 104년 만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물로 받은 금관의 진품을 감상할 수 있다. 본래 올해 12월 14일까지였던 전시는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내년 2월 22일까지로 연장됐다고 하니 더 늦기 전에 꼭 가보자. 금관들이 또다시 언제 한 곳에 모일 수 있을지 모르니까.

박물관 입구의 미디어아트 ⌜신라의 천년 울림⌟ 은 아쉽게도 11월 16일부로 전시가 종료됐다.
미디어아트 ⌜신라의 천년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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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신라금관, 권력과 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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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대통령이 선물로 받은 천마총 금관 진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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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매일 19AM-18PM (토요일은 21PM까지, 종료 30분 전 입장 마감)

특별전(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 기간 2025.11.02. ~ 2026.02.22.

- 입장시간 09:30AM-17:30PM (18PM 관람 종료), 토요일은 야간운영 (20:30PM까지, 21PM 관람 종료)

- 티켓 현장 배부 및 누리집 예약


월정교 Woljeonggyo(Bridge)

경주 대표 야경 스폿으로 남천(南川) 위에 지어진 전통 한옥 누각 형태의 다리다. 남천 돌다리에서 달 밝은 화창한 날 남천에 거울처럼 비추는 월정교를 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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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매일 9AM-22PM


[STAY]


코오롱 호텔 Kolon Hotel

4성급 호텔로 2025 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중국 시진핑 주석이 머물렀던 곳이다. 경주 대표 유적지들과 접근성이 뛰어나다. 함께 운영하는 골프장 부지 안에 있다 보니 자연휴양림에 온 것처럼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쉬고 싶은 여행자에게 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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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054 746 9001




지질여행과 관광의 상생

포항

호미곶 상생의 손

포항은 철강산업의 중심지로 경상북도 최대 도시다. 그만큼 관광자원도 풍부한데 이에 못지않게 다양한 지질명소도 가지고 있다. 포항 일대의 지질이 신생대 제3기에 형성된 퇴적암 지층이다 보니 당시 생물들의 화석이 다수 발견되었고, 마그마 활동의 흔적도 있어 지질·관광·교육적 가치가 높다. 하지만 일출명소인 호미곶 해안단구 정도를 제외하면 다소 생소한 것이 현실. 이마저도 ‘호미곶‘이라고만 알고 있지 해안단구라는 지질학적 사실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고로 지질여행과 관광의 상생이 필요하다. 일단은 관광이 앞서 있으니 관광을 필두로 사이사이 지질여행을 넣어보자. 관광과 지질여행의 무게추가 맞춰지는 첫걸음 될 것이다.


[GEOSITE]


호미곶 해안단구 Homigot Marine Terrace

상생의 손과 함께 바라보는 일출로 유명한 호미곶 해안단구는 지질학적으로는 과거 해수면의 변화와 지반 융기를 알려주는 중요한 증거다. 일단은 단연 눈을 사로잡는 상생의 손을 찍고 재미있는 인증숏도 남기자. 자고로 예쁜 건 찍고 봐야 하고, 재밌는 건 하고 봐야 한다. 여기까지 관광을 마쳤다면 이제 지질여행 한 스푼 넣을 차례. 상생의 손 왼편, 수상 데크로 가보자. 그곳에서 육지 쪽을 바라보면 약 90만 년 전 형성되어 현재는 농경지로 이용되고 있는 계단모양의 해안단구를 관찰할 수 있다. 비로소 관광과 지질여행의 상생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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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054 270 5855


흰디기 Volcanic complex of Hindigi

흰디기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대충이라도 어떤 곳일지 전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막상 도착하고 보니 그냥 하얘서 흰디기. 최초 흰 언덕에서 흰덕으로 불리다 흰디기로 변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색이 하얀 이유는 이곳 지질이 화산성분의 백토로 형성되었기 때문. 규소와 알루미늄이 많은 가벼운 마그마가 탄산음료 터지듯 폭발적으로 분출되어 쌓인 곳이다. 멀리서 보면 그냥 중간에 구멍 뚫린 암벽 정도로만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마치 다른 행성에 온 것 같은 독특한 지질을 관찰할 수 있다. 화성에 떨어지면 이런 풍경이려나...?


흰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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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호미로 2790번길 20-8


[ECO]


비치코밍 Beach-Combing

해양수산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연안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가 무려 13.8톤이라고 한다. 이에 최근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절실히 느낀 여행자들 사이에서 바다를 살리고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방법의 일환으로 비치코밍이 각광받고 있다. 해변(beach)과 빗질하다(combing)의 합성어로 해변을 빗질하듯 쓰레기들을 긁어모아 수거하는 활동이다. 바다도 보고 환경도 지킬 수 있으니 일석이조.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고 버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재활용되어 멋진 공예품으로 재탄생되는 '업사이클링'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흰디기 앞 해변에서 카메라는 잠시 꺼두고 두 팔을 걷어 올렸다. 정체와 출처를 알 수 없는 각양각색의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었다.(대부분이 플라스틱이다) 조금이라도 환경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은 쓰레기 하나까지 꼼꼼하게 주워 담았다. 쓰저씨, 김석훈의 마음을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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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HTSEEING]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Guryongpo Jampanese Houses Street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로 포항 대표 명소다. 일단 구룡포 공원 계단부터 올라가 동백이와 용식이가 되어 보자. 체력이 쌩쌩할 때 올라가야 인증숏 찍을 때 썩소를 예방할 수 있으니. 다음으로 구룡포 공원을 둘러본 후 천천히 골목을 걸으며 작은 일본을 느껴보자. 걷다 보면 반가운 가게 하나가 나오는데 극 중 동백이의 가게 카멜리아 힐이다. 내부 안뜰까지는 음료를 구매해야 가능하지만 기념품숍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드라마보다 일본식 가옥에 더 관심이 있다면 구룡포 근대역사관을 추천한다. 건물 내부에 100여 년 전 살림집의 생활 모습과 특징이 잘 보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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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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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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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근대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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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대 해수욕장 Yeongildae Beach

포항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이자 여름 피서지. 포스코의 야간 경관조명 덕분에 밤이 특히 아름답다. 국뽕 좀 보태서 홍콩 침사추이 같다고나 할까? 맥주 한 캔 들고 해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하루 동안의 피로와 근심, 걱정이 잠시나마 잊힌다. 같은 풍경도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달리 보이는 법. 영일대 해상누각에서 바라보면 누각의 기둥이 액자 프레임이 되어 한층 더 감성적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영일대 해수욕장의 밤
음... 막상 찍고 보니 한국의 침사추이?라고 하기엔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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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대 전망대


스페이스 워크 Space Walk

SNS나 포털사이트에서 포항을 검색하면 항상 최상단에 노출되는 포항의 랜드마크다. 포스코가 자신들의 전공을 살려 포항의 상징인 철로 만든 체험형 조형물이다. 흡사 뫼비우스의 띠 혹은 꽈배기처럼 꼬여있는 모습이 아래서 올려다보기만 해도 어질어질하다. 무중력 상태의 우주를 걷는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게 작가의 의도라 하니 직접 걸으며 무중력 상태란 어떤 느낌인지 간접 체험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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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 평일: 하절기(4~10월) 10AM-20PM / 동절기(11~3월) 10AM-17PM

- 주말/휴일: 하절기(4~10월) 10AM-21PM / 동절기(11~3월) 10AM-18PM

※매월 첫째 월요일 정기휴무, 기상 예보/안전점검 여부에 따라 변동 가능

문의 054 270 5176/5180


[EAT]


가정초밥

든든하지만 간단한 한 끼를 먹고 싶을 때, 가정초밥은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든든과 간단, 단어 자체가 이미 모순인 두 가지를 조화롭게 승화시켰다. 우선 기본 찬으로 양상추 샐러드와 장국이 나오는데 자칫 단출해 보일 수 있지만 초밥 한 점을 먹어보면 바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회는 크고 두툼, 밥의 양, 간, 찰기는 중용을 지켰다. 굳이 기본 찬이 필요 없는 맛. 그럼에도 장국은 꼭 완뚝하시길. 새우 머리가 들어가 시원함과 감칠맛이 가히 중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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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모듬스시 + 생맥주


※포항사랑상품권: 지역 소비 활성화를 위해 발행되는 포항시의 지역화폐로 이번 포항여행에서의 한 끼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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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매일 11:30AM-21PM (15:30PM-17PM 브레이크타임, 20:30PM 라스트 오더)

메뉴 및 가격 가정모듬스시(초밥12P+우동) 24,800원 / 가정특선스시(초밥13P+우동) 29,800원

INSTA @kajungsushi




지질 보물창고

영덕

영덕 해맞이공원

뭐니 뭐니 해도 대게로 가장 유명한 영덕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청정한 자연환경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 말인즉슨, 지질환경 역시 보전이 잘 되어 있다는 말. 덕분에 다양한 지질구조는 물론 경북 동해안-경주, 포항, 영덕, 울진-을 통틀어 가장 많은 지질명소를 가지고 있다.

이토록 가치 있고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영덕에 지난 3월 화마가 다녀갔다. 가장 안타깝고 슬픈 건 물론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지만 자연 역시 그 피해가 만만치 않았음을 이번 영덕 지질여행을 통해 두 눈으로 확인했다. 영덕은 지금 천천히 치유되는 중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나 자신, 그리고 자연과의 약속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자나 깨나 불조심!


[GEOSITE]


영덕 해맞이공원 Yeongdeok Sunrise Park

거센 파도를 가까이에서 눈으로, 귀로, 피부로(파도가 부서지며 미스트가 뿌려진다) 느낄 수 있는 일출명소다. 입구인 창포말등대에서 내려오다 중간 즈음에서 내려다보면 해안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딱 봐도 각양의 바위들이 있어 다양한 지질환경이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실제 해안 산책로는 약 2억 년 전 형성된 화강섬록암 지대이고, 암석에서는 절리, *포유암, *돌개구멍 등 다양한 지질구조가 나타나있다. 그중 단연 인기는 절리의 결과물인 약속바위. 갈라진 틈이 마치 사람 손 모양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서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하면 꼭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하니 약속바위 앞에서 약속을 해보자. 물론 전설은 전설일 뿐이니 너무 큰 기대는 말고.

*포유암: 밝은 화강암질 마그마에 어두운 섬록암질 마그마가 유입되어 만들어진 얼룩무늬 형태
*돌개구멍: 물에 잠긴 바위의 오목한 곳에 파도와 자갈이 흘러들어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바위를 침식시켜 형성된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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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말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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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화강섬록암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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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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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산 Jukdosan

조선시대 때는 섬이었던 곳. 죽도산은 파도에 의해 모래가 쌓이면서 자연적으로 육지와 연결된 육계도, 혹은 육계사주라고도 한다. 과거에 섬이었다는 게 전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현재는 그냥 육지나 다름없다.

죽도산 블루로드 현수교에서부터 지질여행을 시작해 보자. 먼저 강한 바닷바람에 휘청거리는 현수교를 건너며, 그 아래로 쉼 없이 치는 파도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모래가 쌓여 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은 죽도산길. 데크길을 따라 쭉 걸으면 죽도산을 둘러싼 해안의 지질환경을 관찰할 수 있다.

죽도산 블루로드현수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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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도 꽃은 핀다


[FESTIVAL]


2025 물가자미 축제 Seafood Grill Festa

지난 11월 7일부터 9일까지 총 3일간, 영덕 축산항길 일대에서 물가자미 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그야말로 물가자미의 도가니. '씨푸드 그릴 페스타'라는 부제에 걸맞게 메인거리는 치이이익 소리를 내며 노릇하게 구워지는 물가자미와 각종 해산물 향기로 가득했다. 올해로 19번째를 맞은 축제는 맨손 물고기 잡기, 어촌 플리마켓, 지역민 장기자랑, 어선 승선 체험 등 참여형 프로그램들이 많아 방문객들의 긍정적인 호응을 얻었다. 내년이 또 기대되는 이유다. 이제 영덕 하면 대게, 아니 물가자미가 먼저 떠오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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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어촌마을의 흔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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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천리미항식당

물가자미 전문점. “물가자미가 뭐예요?”라는 질문 하나에 물가자미 어원에서부터 어종, 효능, 맛있게 먹는 법으로 이어지는 사장님의 투머치 답변만 들어보아도 물가자미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 마음이 메인 요리인 물가자미 구이, 회무침, 찌개는 물론 기타 등등을 담당하는 밑반찬 하나에까지 들어가 어느 것 하나 입에 맞지 않은 게 없었다.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그중에서도 백미를 꼽으라면 나의 선택은 구이다. 태생이 납작한지라 본래 살이 많이 없다는 게 한탄스러울 정도. 씹으면 씹을수록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담백함에 젓가락질이 쉴 틈이 없다. 감히 단언컨대, 살면서 먹어본 생선구이 중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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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평일 10AM-20PM (화요일 휴무) / 주말 9AM-21PM

메뉴 및 가격 물가자미정식 20,000원 / 물가자미물회 17,000원 / 물가자미횟밥 17,000원 / 차림비(성인/소인) 7,000원/4,000원

문의 054 732 9006 (예약/포장 가능)




지질여행을 떠나야 할 이유

울진

성류굴

경북동해안지질센터장 이윤수 팀장이 울진을 설명할 때, 양쪽 날개뼈 사이의 척추에 닿을 듯 말 듯 팔을 위에서 꺾었다 아래에서 꺾었다 애를 쓰며 몸소 표현했다. 가족오락관 몸으로 말해요도 아니고 이게 대체 무슨 말인고 하니, 위에서도 닿기 어렵고 아래에서도 닿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는 뜻. 재치 있는 설명에 모두가 공감했다. 이처럼 울진은 애매한(?) 위치 덕분에(?) 본의 아니게 사람들의 발길을 비교적 많이 타지 않았다. 때문에 여느 동해안보다도 청정하고 지질명소 역시 풍부하다. 울진으로 지질여행을 떠나야 할 이유다. 비록 사람들의 손을 타게 되는 건 조금 아쉽지만 모름지기 좋은 건 공유해야 하는 법이다.


[GEOSITE]


성류굴 Seongryugul Cave

국내 최대 규모의 천연 석회암 동굴로 종유석, 석순, 석주, 동굴진주 등 다양한 동굴 생성물을 관찰할 수 있다. 전체 길이는 약 870m이나 현재 약 270m의 구간만이 관람용으로 개방되어 있다. 동굴 안을 흐르는 물이 실제 왕피천과 연결이 되어 있고, 비가 오는 날에는 위에서 아래로 물이 뚝뚝 떨어져 현재도 석순과 석주가 자라고 있는 현재진행형 동굴이다. 보통 1년에 0.4mm씩 자란다고 하는데 현재 상태로 동굴의 나이를 가늠해 보면 약 2억 5천만살이라고 한다.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동굴에 대한 경의의 표시이기도 하고, 동굴을 걸을 땐 고개든 허리든 숙여야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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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순의 단면, 마치 나무처럼 나이테 모양을 띠고 있는 성장선


관람시간 동절기(1~2월, 11~12월) 9AM-17PM / 하절기(3~10월) 9AM-18PM (입장은 30분 전 마감, 매주 월요일 휴무)

관람요금 어른 5,000원 / 청소년 3,000원 / 어린이 2,500원

문의 054 789 5404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센터 Gyeongbuk Donghaean Geopark Center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위한 거점으로 설립되었다.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 덕분에 지난 4월, 마침내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었다. 내부는 울진-영덕-포항-경주,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을 총망라한 전시관으로 꾸며져 있다. 경주에서부터 올라온 지질여행자에겐 요약정리된 복습이 될 것이고, 울진에서부터 이제 막 시작할 지질여행자에겐 목차를 보는 예습이 될 터. 지질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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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동해안지질공원센터는 이번 지질대장정의 종착점이자 수료식이 열리는 장소였다

운영시간 매일 10AM-17PM (※매주 월요일 휴무)

INSTA @donghaean_geopark_


[SIGHTSEEING]


망양정 해맞이공원 Mayang Pavilion Sunrise Park

관동 8경 중 하나인 망양정이 있는 울진의 일출명소이자 SNS 인증숏 명소다. 탁 트인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망양정 기둥을 액자 삼아 찍는 것이 포인트. 망양정 이외에도 울진대종, 소망나무 전망탑, 바람소리길 등의 볼거리들이 있다. 그중 망양정 옆 바람소리길은 길 위에 풍경(Wind Chime)을 매달아 놓아 바람이 불 때면 아름다운 선율이 바람을 타고 흩날린다. 일상 맞춰진 속도를 잠시 늦추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맞춰 걸어보자. 힐링, 별로 어렵지 않다.

망양정 해맞이공원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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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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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길, 울진대종, 소망나무 전망탑


[ACTIVITY]


왕피천 케이블카 Uljin Wangpicheon Cable Car

왕피천과 망양정 해맞이 공원을 세트로 묶어 한 번에 즐기는 방법이 있다. 바로 왕피천 케이블카를 타는 것. 왕피천 공원과 망양정 해맞이공원에 각각 케이블카 정류장이 있어 왕피천 상공으로 오고 간다. 오고 가는 케이블카 안에서는 왕피천과 동해바다의 전경을 즐기고, 각각 정류장에 내려서는 공원을 둘러보면 되니 일석삼조. '울진여행 패키지'라고 하여 관내 관광시설 5개소와 함께 이용하면 환급 형태로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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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피천 케이블카는 왕피천공원과 망양정 해맞이공원을 오고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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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피천의 상징인 수달 인형이 케이블카 내에 비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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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매일 10AM-17:20PM (매표마감 17PM, ※매주 월요일 휴무)

요금(대인/소인) 일반캐빈 10,000원/9,000원, 크리스탈캐빈 12,000원/11,000원

문의 070 4101 5921


울진토염 Joheejo Salt

일단 토염이 뭔지부터 알아야겠다. 간단하게 말하면 바닷물을 가마솥에서 끓여 수분을 증발시키는 우리 전통방식으로 만든 소금이다. 햇볕에 말리는 천일염 대비 미네랄이 풍부하고 염도가 높은 것이 특징. 정성과 인내가 필요한 고된 과정이지만 소금장인 의천 조희조 명장은 우리 전통소금을 기억하고 이어가기 위해 토염 만들기 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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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토염 조희조 명장

< 토염 만들기 >
1. 물이 끓어오를 때까지 기다린다.
2. 소금 결정체들이 둥둥 떠 있으면 이때 한 번 저어준다.
3. 다시 기다렸다가 2번 반복.
4. 2~3번 반복하다가 물이 거의 사라지면 불을 끄고 잔열로 계속 저어준다.
5. 수분이 완전히 사라지고 고운 소금만 남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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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조 명장의 토염이야기 후 체험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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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소금 완성!

운영시간 매일 10AM-17PM

문의 010 3541 4611

INSTA @joheejo_salt


[STAY]


덕구온천 스파월드 DUKGU RESORT (Since 1383)

국내 유일 자연용출온천으로 42.4℃의 약알칼리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신경통, 관절염, 근육통, 피부질환, 당뇨병 등 성인병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전 객실 모두 온천수가 나와 굳이 대온천장을 가지 않아도 온천수로 목욕할 수는 있지만 숙박할 경우 할인도 되고 하니 한 번쯤은 꼭 이용해 보자. 모름지기 온천수는 몸에 뿌리는 게 아니라 몸을 담가야 제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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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대온천장) 매일 6AM-22PM (연중무휴)

대온천장 요금 일반 11,000원 / 소인 8,000원 (숙박 시 할인)

문의 054 782 0677


[EAT]


이게대게

대게의 고장 울진에 왔다면 대게 요리 한 끼는 먹고 가야 한다. 이게대게는 게짜박이 전문점으로, 게짜박이는 냉장고가 없던 시절 대게를 오랜 기간 보관하여 먹기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다. 대게를 된장과 고추장에 버무려 숙성한 뒤 야채와 자작하게 끓여내 게살의 풍미가 살아있다. 간이 다소 매콤 짭짤해서 주로 흰밥에 비벼 먹거나 누룽밥과 함께 먹는다. 어떤 음식이든 마찬가지지만 양념에 비벼 먹는 건 무조건 밥도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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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매일 10AM-19PM (14:30PM-17PM 브레이크 타임, 18:30PM 라스트 오더)

메뉴 및 가격 누룽지밥 게짜박이(1인분) 17,000원 / 게살돌솥비빔밥 15,000원

문의 054 787 8383




2025 경상북도 지질대장정 끝!


본 여행은 경상북도, 경주시, 포항시, 영덕군, 울진군,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경북동해안지질공원, 스쿨김영사의 지원을 받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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