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스토어 붐에 편승해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해 고양이용품을 2년간 판매했다.
판매 6개월 만에 매출 1,000만 원을 달성했고, 시즌성 제품이 잘 팔릴 때는 하루 매출이 200만 원을 훌쩍 넘기도 했다.
진입장벽이 낮아 짧은 시간에 쉽게 돈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단순 유통만 하다 보니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나보다 조금이라도 더 큰 유통사가 같은 제품은 100원이라도 싸게 파는 순간 매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나만의 제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OEM 제작도 해보았지만 이 역시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자연스레 흥미를 잃게 되었고 지금은 월 매출이 500만 원도 되지 않는다.
물론 아무런 작전 없이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작년 2월부터 친한 약사와 함께 건강기능식품 제작을 시작했다. 친구는 약을 만들 줄 알고 나는 제품을 판매할 줄 아니 괜찮은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제품은 나오지 않았다. 동업자와의 사이가 틀어지거나 준비를 게을리한 게 아니다. 작고 빠르게 여러 번 실패하고 제품을 개선하려 했지만 1개의 제품 출시를 위해 10개월째 여러 테스트를 거치는 중이다.(건강기능식품 제조 허가 문제로 까다로운 편이다)
우리의 계획은 포항의 작은 밴더사를 통해 단일성분(비타민D)제품을 최소수량만 생산해 1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있다.
그런데 일을 진행하다 보니 욕심이 커져 유효성분을 4개나 넣게 되었고 가격은 7만 원까지 올라가게 되었으며, 제조는 국내 굴지의 상장 제약사를 통해 하게 되었다.
지난 일 년의 돌이켜보면 계획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
성분이 많아졌고, 투자금은 늘어났고, 제조는 딜레이 되었으며, 부담해야 하는 재고의 수는 많아졌다. 결과적으로 실패하면 재도전할 수 없게 되었다. 아니, 실패하면 원치 않는 취업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누가 써줄지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것은 제품 홍보 수단으로 시작한 유튜브에서 구독자 수 대비 괜찮은 수익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구독자 1만 명이 넘어도 브랜디드 광고 한 번 못 찍어봤다는 유튜버가 있던데 우리는 구독자 1,000명이 되기 전부터 브랜디드 광고 제의를 받기 시작해 많을 때는 한 주에 3곳 이상의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기도 한다.
나는 종이책과 전자책을 한 권씩 낸 경험이 있다. 글을 잘 쓰거나 홍보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습작처럼 기록해둔 글들이 출간의 기회가 되었다.
조금 늦었지만 건강기능식 브랜드 출시 과정과 유튜브 성장 과정(?)을 기록하려고 한다.
운이 좋으면 이 글이 다음 책의 첫 장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