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기록을 남긴지 한 달 반이 지났다. 매주 일요일 지난 한 주를 복기하는 것을 목표로 기록을 시작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물론 게으른 게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핑계는 있다. 기록할만한 성과도, 내용도 없다는 것이다.
일을 안 하는 거냐고?
놉! 일주일의 대부분을 건강기능식품 제작을 준비하는 데 소비하고 있다(심지어 요즘은 주말에도 일한다)
허가도 진행 중, 패키지 디자인도 진행 중, 상세페이지 제작도 진행 중, 홈페이지 제작도 진행 중...
신경 써야 할 일은 많은데 제대로 끝나는 일이 없다.
'그냥 하나씩 마무리하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을 하나씩 쳐내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제품의 허가가 나와야 한다. 허가 내용에 따라 디자인도, 상세페이지도, 제품 구성도 모두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허가가 안 나온 지금, 내 선에서 무언가를 마무리 짓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허가가 나올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 일단 허가가 나오면 제작은 순식간에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작이 끝난다면 유통기한이 설정된다.
공식적인 유통기한은 2년이지만 유통기한이 1년 이하로 남은 제품은 소비자로부터 반품이 들어오기 때문에 실질적인 판매 가능 기간은 일 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초도 발주량은 1,700세트다.
이게 얼마나 많은 양이냐고? 나도 모르겠다.
제조업체 쪽 담당자들은 절대로 많은 양이 아니라며 나를 안심시키지만 5천 원짜리 고양이 장난감도 신제품은 5~10개만 수입해오던 나에게 1,700세트는 충분히 부담스러운 양이다.
사무실을 구해야 된다.
회사를 다닐 때는 근사한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멋있어 보였다. 그런데 '멋있어 보이는 생활'을 2년쯤 해보니 일하는 공간을 가지고 싶어졌다. 카페가 익숙해지니 카페가 집중해서 일하기 좋은 공간은 아니라는 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 같다.
무엇보다도 브랜드를 검색하면 노출될 사무실 주소가 필요하다.
근황을 정리해보면 쌓여 있는 업무는 줄지 않았지만 신경 쓸 일은 늘어났고, 수익은 없는데 지출은 늘고 있다.
고로 동업자와의 마찰도 많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