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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투어 Apr 22. 2017

Ciao, Italia(9)-Firenze

다시 찾은 피렌체

10년전 친구와 함께 유럽 베낭여행 했을 때를 생각하면 수많은 유럽 도시를 다녔지만 그중에 피렌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밀라노에서 피렌체로 오후 늦게 넘어와 숙소를 찾으니 빈방을 찾을 수가 없었다. 기차역에서부터 걷기 시작해 아르노 강까지 걸어가면서도 숙소를 찾지못해 기차역에서 노숙을 하자는 심정으로 발걸음을 되돌렸었다.

역앞에서 길을 건너기위해 신호를 기다리는데 자전거를 타고 온 허름한 차림의 할아버지가 방을 찾느냐고 물으며 따라오라고 하신다. 서로 말도 잘 안통하고, 생전 처음와본 외국 도시에서 처음 본 사람을 따라가도 되는 것인지. 어렸을때 수없이 들어온 낯선 사람 따라가지말라는 가르침을 실천해야하는건지, 뭔지 모르지만 잘 곳이 없으니 우선은 따라가봐야하는건지 수없이 갈등했더랬다.


거리를 지나가며 1층에 있는 가게나 들락거렸지 언제한번 저 건물속을 들어가볼 일이 있었을까. 겉보기와 달리 그 속에서멋지게 살고있는 사람들이 많다.

소매치기와 집시가 많다는 이탈리아니까 우선은 역에서 노숙하는 것보다 낫겠지하는 마음에 할아버지를 따라갔다. 강까지 걸었던 그 길을 다시 되돌아가 어느 집앞 문을 열고 어두컴컴한 계단을 한참 올라가는데 몇번이나 그냥 되돌아나갈까하고 고민했는지 모른다.

몇층 높이만큼 올라갔을까. 다시 문을 하나 더 열고 들어가는데, 와~ 하고 감탄사가 나올만큼 깔끔한 집이 눈에 보인다. 올라왔던 계단을 생각하면 허름한 창고가 아닐까했는데 경사진 천장아래 깔끔하게 침대 2개가 놓여있는 방을 사용하라고 내어줄 때는 감동아닌 감동이었다.


피렌체에서 그렇게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는 구세주가 아닐 수 없는데 창밖을 보다 우리가 강쪽으로 걸어가는걸 보고 다시 역으로 되돌아가기에 방을 못 구하고 헤매나싶어 따라 나오셨단다. 집에 방명록도 있었는데 우리처럼 우연히 할아버지를 만나 이집에 오게된 한국인들의 글도 볼 수 있었다.
 

밤의 피렌체 거리는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노란 불빛의 가로등이 옛 건물과 거리를 비추며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뜻밖의 좋은 숙소와 주인 할아버지가 해준 이탈리아 가정식도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좋았던 피렌체였기에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다시한번 가보고 싶고, 기대했던 곳이다.

님(Rim)과 함께 가는 지금, 10년전과 같은 그런 행운과 좋은 추억을 가득 만들고 오길 기대하면서 피렌체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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