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됨은 없지만 여유와 평화로움
숙소 창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밖을 내다보면 옆으로 운하가 흐르고 유유히 배들이 떠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아침 일찍부터 숙소 앞 호텔 직원들은 거리를 쓸어내고, 간판을 세우고 새로운 하루의 장사 시작을 준비한다.
월요일 아침, 우리나라처럼 바쁘게 차로 이동하고, 지하철 가득히 분주히 다니는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습과는 달리, 여유롭게 그들의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이 부럽게 느껴진다. 물론 물위를 떠가는 바브레토 안에 출근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있을지 모를 일이나, 왠지 그런 모습은 베네치아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어제와 달리 파란 하늘이 보이는 화창한 날씨에 기분이 좋다. 이탈리아에 와서 처음으로 보는 파란 하늘의 아침이다.
모카포트로 내린 커피와 납작이 복숭아로 아침을 해결한다. 전날 집주인이 원하면 간단한 아침식사를 갖다준다고하더니 빵을 갖다준다. 문앞에 배달해주고 가는 이를 보고있자니 색다른 경험에 신기하고, 공짜로 먹을것을 얻으니 기분도 좋다.
너무나도 화창한 날씨에 게다가 처음으로 즐기는 이탈리아에서의 화창한 날씨이기에 12시까지만 머물 수 있는 베네치아에서의 시간이 아쉽기만하다. 그럴수록 더 빨리 움직여 계획했던 것들을 구경해야하기에 바쁘게 발걸음을 옮긴다.
선착장으로 가 바브레토를 타고 대운하를 따라 끝까지 내려간다. 산마르코 광장까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어두웠던 전날 밤의 풍경과는 달리 밝은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는 베네치아를 구경하며 유유히 산마르코 광장으로 흘러간다.
베네치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되지않아 천천히 흘러가는 바브레토가 속타기도 하지만 여유로이 곤돌라를 즐겼을 옛 베네치아인들을 생각하면 세상 걱정없이, 시간에 쫓기지않고 즐기는 것이 베네치아를 제대로 즐기는 것이 아닐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