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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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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원형 May 10. 2022

두 걸음 나아가기 위한 한 걸음 후퇴


가방 속에 늘 들어있는 물병

계속 바깥일이 있으니

물병을 씻을.새가 없다

오늘은 기억하고 꺼냈다가

그려봤다


오후 강의 하나 있었는데

노원초등학교 교사연수

마치고

교장샘과 연수담당 샘, 이렇게 셋이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학교에 도착했는데

교장선생님은 누가 얘기 안해줬더라면

학교에서 잡일하는 분인줄 알뻔. . .

일꾼 포스로 들어오셔서 강의 들으셨다.


강의 마치고 연수 담당샘께서 교장선생님께

오늘 일하시느라 엄청 땀흐리시는 걸 봤다며

냉면 사드리고 싶다셨다

그러면서 내게도 저녁식사를 제안

교장선생님은 무슨 소리냐 내가 살 거다

두분이 즐겁게 옥신각신 하는 틈에 끼어

맛난 냉면 먹었다


가장 변하지 않는 집단이 학교라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에 대한 헌신 열정이 느껴지는 교사들이 꽤 있다. . .

연수담당샘께선 1학년 담임이라고 하셔서

힘드시겠어요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힘들긴요. 얼마나 이쁜데. . .

아이들과 오늘 있었던 에피소드 몇 개 꺼내놓으시는데 사랑이 느껴진다

내 아이를 맡긴듯 기분이 좋아졌다.


이렇게 변화의 물꼬가 어디선가는

이미 트이고  봇물 터지듯

그렇게 새로운 흐름이 물길을 만드는 중일 테다.


혁신학교에다 공모로 뽑힌 교장선생님은

새집을 나무마다 달아놓고

온갖 채소를 아이들과 같이 기르는 중이었다

교장선생님이 벌여놓으면

교사들이 교과와 연계해서 수업에 활용하고

아이들은 공벌레 찾는다고 학교 정원에 있는 커다란 돌덩이마다 뒤집어놓고 다니고

그걸 지켜보는 선생님들. . .

내 어릴적 교장선생님은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두려운 어른이었는데

이렇게 바뀌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보 전진을.위한 일보 후퇴, 첫날이다.



202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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