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의취미 생활일기
행복, 그거 생각보다 간단했네?
20대엔 생각이 너무 많았다. 그 생각은 사소한 고민부터 걱정이 됐고, 두려움이 될 때도 있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거나 혼자 들뜨게 만들기도 했다. 생각은 나에게 실마리를 제공하고 도움이 될 때도 있었지만, 무언가를 시도하기 전에 넘어야 할 담 이기도 했다. 많은 일들을 미리 고민하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최악의 상황부터 최선의 결과까지, 많은 가짓수의 상상을 했다. 그런 나에게 행복이란 많은 조건이 필요한 것 같았고, 꼭 행복하지 않으면 어떤가 하고 지례 포기하게 만들기도 했다.
서른일곱, 아직도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조금은 가벼워진 인생을 느끼며 산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 하지 못하는 게 많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그런 나에게 한계가 있는 것이 싫지 않다. 최선의 결과가 아니면 어떤가, 나는 살아있고 또 살아간다. 하루의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노력한다. 오늘 하지 못했다면 내일 하면 되는 것이다.
몸을 움직이고, 고민을 털어놓고, 또 거울 속의 나와 눈을 마주치며 씩 웃어준다. 행복, 그거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았구나. 오늘도 참 수고했다. 녀석, 잘 컸네.
18살 때부터 좋아했던 작가가 있다. "스노우캣" 여잔지 남잔지도 모르는 작가(여자분인 것 같지만). 블로그의 제목, 그리고 출판된 책의 제목은 '스노우캣의 혼자 놀기'였다. 혼자 잘 노는 재능 있는 사람의 일상을 보는 게 참 재미있었다. 어릴 땐 동경이었다면, 지금은 나도 그에 뒤지지 않는 것 같다.
취미가 많은 사람, 어쩌면 혼자 놀기의 고수. 재능이 있어야만 무언가를 시도하고 오래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재능이 없기에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모르겠으니 찾으려 시간을 보내는 것. 이 글들을 통해 내가 지금까지 시도했고 또 시도하고 있는, 재능은 없더라도 내가 즐겁고 재밌으니 좋은, 일류가 되진 못했던 아주 평범한 취미 생활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요즘은 취미 커뮤니티, 취미 플랫폼이 아주 많다, 누군가 무엇이 해보고 싶으면 오프라인이던 온라인이던 해보기 쉬운 세상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이 중의 무엇을 시도해보던 나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정말로 나는 아무것도 특별히 잘 하진 않았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박수갈채를 받는 것보다. 내가 그 시간을 보내며 즐거운 것이 더욱 중요했던 일들이다. 그래서 이것을 "취미"라고 말했다. '너 같은 사람도 하는데, 내가 하면 더 낫겠다' 혹은 '별것도 아닌데 거창하게 썼네'라고 느껴준다면 굉장히 영광이겠다. 그게 이 글을 적는 목적이다. 두려움 없이 시도해보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그리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