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야 Jul 26. 2021

7월 팽팽문화제에서

<소성리를 쓰다>

어제 팽팽문화제에서, 내 얼굴을 보자마자 소성리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주최측의 제안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말을 시작하기도 전에 눈물이 먼저 튀어나올거 같아서 숨을 들이마시고 내시면서 호흡조절을 했다. 눈물샘을 제어하지 못하는 것도 병이다. 그래도 잘 참고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은 마지막에 북받쳐서 울컥거렸고, 눈물이 나서 혼났다.

마지막 하려던 말은

사실 나는 우리가 승리할 거라고 확신하지 못한다. 아니 승리한다는 게 달마산에서 또아리를 틀고 자리를 잡은 사드를 뽑아내는 거라면 솔직히 자신이 없다. 미제국주의라와 국가라는 거대한 총자본을 상대로 싸우는 우리는 너무나 작고 허약하고 초라하기 그지 없는데, 우리가 어떻게 이 거대한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거라고 확신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지만, 나는 이 싸움을 피할 생각도 없다. 우리가 먼저 물러서지는 않을거라고 믿는다. 우리가 비록 힘이 미약해서 사드기지가 건설되고 소성리길을 미군이 통행하는 날이 온다고 하더라도, 그 길이 결코 쉽게 열린 길이 아니라는 것을 역사에 남기고 말거다. 역사가 기억해줄거라고 믿는다.     

결국은 한반도에 미군기지가 하나 더 세워진다고 하더라도, 미군기지는 한국민중들의 피눈물을 빨아먹고 세워진다는 것을 알게 할거다.

제국과 총자본의 이익을 위해서 동원된 국가폭력의 총칼이 누구를 향 있었는지, 평택과 강정이, 밀양과 삼평리가 증언했듯이 그 반열에 소성리가 함께 서있게 될테니까 우리의 싸움은 당장 승리할 수 없지만,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열망을 키우는 거름이 될 게 분명하다. 국가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보아온 우리는 지배계급에만 봉사하는 국가를 부수고 새로운 사회를 조직할거다. 반드시 그렇게 할거다.     

사진은 박문진님께서 보내주셨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욕이 늘어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