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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aland Aug 19. 2024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

사람은 정말 바뀌지 않을까? 나는 사람이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보통 가족들을 바라볼 때 그러하다. 아빠가 지닌 성정은 내가 어릴 때 봤던 그대로다. 내가 성인으로 자라나는 동안 강화되면 강화되었지, 잃지 않은 불변의 성격을 나는 줄곤 보고 있다. 이제 나이든 부모님에게서 그런 모습을 목격할 때면 생각한다. 그래, 사람은 죽기전에 바뀐다잖아…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런 마음은 그대로 있다. 이 사람과의 관계는 애초에 맞았다. 우리는 서로를 목격했을 때 부터 서로가 딱 맞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이는 주로 서로의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사이일 때 더욱 그런 경향이 있는데, 여하튼 내가 이 사람이 필요하고, 이 사람도 그런 나에게서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해질 때 관계는 공고해 진다.


그렇게 변하지 않는 공고한 관계를 꿈 꾸다 보면 종종 실망하곤 한다. 내가 연필심처럼 딱 맞다고 생각한 부분이 어긋나는 부분을 보게 되면, 이 관계 마저 어딘가 틀어진 것이 아닌가 불난해진다. 사람은 변하지 않고, 다른 모양의 퍼즐은 완벽한 모양으로 맞춰지지 못할테니 말이다.


실망감을 마주할 때면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다. 변하지 않는 관계는 없고, 변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미세하게나마 계속 바뀌어 왔고, 다만 그 변화의 방향이 어느 쪽인지만 다를 뿐이다. 현재의 모습을 강화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모습을 찾을 것인가. 아마도 우리 아빠는 다른 모습으로 바뀔 의지가 없어서 과거의 모습을 지켜온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나는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가, 어떤 모습의 어른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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