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아기는 이제 16개월에 접어들었다.
아플 때 종종 보니 원래도 썩 좋아하지 않는 ‘쌀밥’을 한 톨도 안 먹으려 해서 엄마의 속을 엄청 썩인다. 숟가락으로 줘도 싫고, 손으로 떠 줘도 싫단다.
왜 그런고 하니 아플 때는 쌀이 알알이 입안에서 퍼지는 식감이 싫다 또는 삼키기 고통스럽다, 가 한 이유,
그리고 생각지 못했는데
한국식 밥상에 쌀밥이 아무래도 디폴트이다 보니 아기 입장이서는 너무너무 “지겹다”가 큰 이유 같았다.
아기가 돌 전일 때의 나 같았으면 어떻게든 쌀밥을 먹이려고 했겠지만 이제 좀 컸다고 엄마 레벨도 조금 올랐다. 꼭 밥을 먹여야 한다는 강박을 버린다!
1. 구황작물
1) 감자
감자는 찌거나 삶는 것이 가장 쉽다.
또 다른 요리법으로는 감자채볶음, 감자튀김, 감자전, 감자조림을 만들어 반찬으로 자주 줬다. 밥을 혹시 안 먹더라도 탄수화물의 역할을 해 주도록.
- 감자튀김
적당한 크기로 썰어 오일을 바르고 소금을 쪼끔만 넣어 버무린 후, 에어프라이어 180도 이상에서 10분, 끝나면 한번 뒤적거려서 다시 10분 돌리면 그럭저럭 튀김처럼 된다.
2) 단호박
- 단호박 에그슬럿
기똥찬 레시피다. 단호박을 살짝 렌지에 3분 정도 돌려 속을 파내고, 안에 치즈와 달걀을 깨어 넣고 다시 렌지에 10분 돌린다. 버터나 소금을 쪼금 쓰기도 하는데 어른 입맛에도 너무 맛있다.
익은 단호박을 으깨고 쌀가루와 물을 조금 섞어 전으로 부쳐도 색이 곱고 간단하다.
(하지만 우리 아기는 단호박은 절대 안 먹더라)
3) 고구마
최근에 고구마를 산 적이 없어 레시피는 없지만, 내가 제일 자주 주는 간식으로는 고구마말랭이가 있다. 달고 쫄깃하고 맛있으니 아주 잘 먹는다.
2. 빵
빵 먹여도 된다!
잘 먹지 않는 아이를 둔 엄마들의 공통점은 슬슬 내려놓는 음식이 많다는 점이다. 그래도 밀가루빵을 너무 자주 주자니 마음이 쓰여, 쌀빵 파는 가게에서 온라인으로라도 여러 꾸러미 주문해 두고 냉동해서 먹는다.
맛이 없어진 과일을 으깨어 끓여서 콩포트(또는 잼) 를 만들어 발라 주거나, 땅콩버터나, 또는 치즈나 수제 케찹을 발라서 익혀 주면 더욱 그럴듯하다.
쪄놓은 감자가 너무 많아 토마토와 함께 대충 으깨고 쌀가루와 아몬드가루, 달걀과 섞어 에어프라이어에 180도 15분 정도 구웠는데 그럴싸한 감자빵이 된다.
3. 떡
뭔가 해줄 게 없다… 싶은 날 써먹으려고 아껴 둔 메뉴 떡국을 내일 해줄 생각이다. 만능 소고기볶음과 담은수 육수가 있으면 떡국은 껌이지 싶다.
4. 밥전
밥을 한 톨도 안 먹는데 냉장고에 찬밥이 아까워서 써먹어 본 밥전.
찬밥, 만능 소고기볶음, 채소 큐브 작은 것 하나 정도, 달걀 1개 적당히 섞어서 팬에 굽기만 하면 된다. 생각보다 잘 먹어서 놀랐던 밥전, 같은 반죽으로 에어프라이어에 160도 정도 저온으로 20분 정도 구우면 밥머핀.
5. 국수
쌀가루 비중이 높은 밀가루 국수를 골라 사 뒀다.
간장(나는 청간장을 쓴다), 들기름, 들깨, 김과 잘 버무리면 그럴듯한 간장들기름비빔국수가 된다.
콩국수를 해 주고 싶어서 아기들 콩국수는 어떻게 만들어들 주는지 찾아보려 한다.
파스타도 좋다.
라구 소스도 좋고, 귀찮으면 우유와 소고기볶음, 채소 큐브, 치즈 정도 넣고 끓이면 줄 만한 크림파스타가 된다. 개인적으로 쌀파스타는 너무 녹진하고 떡처럼 되는 경향이 있고 밀파스타를 주자니 조금 신경쓰여서 요즘은 자주 안 주게 되는 메뉴.
밥 안 먹어도 먹을 수 있는 탄수화물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