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을 만나 그만하겠다고 말하려 마음먹었다. 한 달 가까이 고민하며 어떤 핑계가 가장 멋질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만두겠다는 이유를 찾을 때 자신이 부족하다는 답답한 이유말고 발전적인 구체적 이유를 찾아보란 지인의 조언에 걸으며 생각해 보았다.
종교단체에서 활동하게 된 이유. 정신적 안정, 좋은 사람 만나기, 소속감...내 이득에 맞는 사람과 내가 하고싶은 활동을 하고싶다.
일중심으로 활동하니 영적인 만족감을 채우지 못한다. 사람과 만나니 분열만 생긴다.
이러쿵저러쿵 신부님께 말하다보니 내 화두였던 동갑인 친구를 이야기하게 되었다.
단체대표직은 시간, 물적, 심적으로 부담이 되는 자리라 모두 하고싶어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봉사하는 친구다. 성실한 친구지만 자신이 열심히 하고 있음을 어필하는 것이 거슬렸다. 나라면 그냥 조용히 해서 멋지게 인정받고 싶었을텐데 그 친구는 그때 그때 자신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알리고 주변사람으로부터 칭찬도 받고. 그 모든 것이 거슬렸다. 아마 거기가 시작이었을 터.
나도 잘 할 수 있어. 말만 안할뿐이야. 저렇게 어필을 해야하나.. 이를 시작으로 '나도 인정받고 싶다. ' 라는 욕구와 마주했다. 나도 기여하는 부분이 있다고 어필하고 싶지만 대표하는 사람의 대세를 따라잡는게 쉽지 않았다. 그럴거면 내가 대표할걸 그랬나... 그건 손해가 많다.
알 수 없는 저울질...
신부님께서 가만히 들으시며 이야기 하신다. 나의 존재에 대해...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그 말씀에 마음이 진정된다.
존재에 대한 인정.
가족, 친구, 이웃... 그 누군가의 존재를 난 인정하고 있는걸까.
인정받기 위해, 인정하기 위해 오늘도 애정을 갈구한다. 페북으로 카톡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