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려놓기 Jul 27. 2016

땅과 하늘이 하나가 된다.

우유니 2015년 7월 18일

소금 호수 위로 하늘이 비치며 땅과 하늘이 하나가 된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하지만 매우 건조한 사막 기후에 그 물은 너무나 빨리 사라져 버린다.


해발 고도 3,680m의 고원에 경상남도 크기의 거대한 소금 호수가 있다. 세계 최대의 소금사막인 '우유니'이다. 원래 바다였던 곳이 안데스 산맥을 만드는 지각변동으로 솟아 올라 호수를 만들었다. 물이 빠져나갈 출구가 없는 호수는 비가 적고 건조한 기후로 인해 물은 모두 증발하고 소금 결정만 남아 있다. 


다른 곳으로 물이 배수되지 않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비가 와서 수위가 조금만 올라가면 소금으로 덮인 수면 위로 하늘이 비치며 땅과 하늘이 하나가 된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전 세계 여행객이 가장 동경하는 곳 중 하나이다. 많은 여행객이 남미 여행의 적기를 한국의 겨울로 추천하는 첫 번째 이유가 이 우유니 때문이다. 


우기인 12월부터 3월 사이에 20~30㎝의 물이 고여 얕은 호수가 형성되는데, 호수마다 쌓인 침전물과 자생하는 조류에 따라 흰색, 적색, 녹색 등의 다른 빛깔을 띤다. 그때가 바로 우유니를 방문하여야 하는 적기이다. 아마존에서 불어오는 습한 기류가 안데스 산맥에 막혀 연 강수량이 200㎜ 미만이다. 강수량이 적고 한낮의 일사가 풍부한 이 곳은 매우 건조한 사막 기후를 보이고 호수에 가득하던 물은 7~8월이 되면 모두 사라져 버린다. 


호수의 소금 매장량은 100억 톤 이상이고 매년 25만 톤 정도의 소금이 채취되고 있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염전에서의 소금 생산 과정이 아니라 그냥 퍼서 트럭으로 싣고 나가는 방법이다. 우유니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생활은 대부분 소금과 관련이 있다. 소금은 타지에서 생산되는 생필품과 교환하는 중요한 교역 상품이었고 가내 수공업 형태로 소금을 가공해 생계를 꾸려 갔었다. 


그러나 현재는 정부의 인가를 받은 콜차니 협동조합의 광부들에 의해서만 생산되고 있다. 생산된 소금의 90% 이상이 식용으로 팔리고 있다. 호수에서 채취한 소금은 요오드를 섞어 잘게 부수는 독소 제거 과정을 거친 후에야 섭취할 수 있다. 


최근에는 우유니의 소금에 포함된 리튬이 전기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희귀 금속이라서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호수의 리튬 매장량은 약 1억 4000만 톤이나 되는데 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고 한다. 


소금 사막 우유니, 역시 우유니는 우기에 오는 것이 진리인가 보다. 비슷한 사진을 찍을 수는 있지만 눈과 가슴으로 느끼는 감동은 비교할 수 없을 듯하다. 작은 웅덩이들에 비친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이 곳에 물이 가득하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만 하게 된다.


물이 거의 사라져 버린 우유니에서 가이드의 능력은 물이 남아 있는 곳을 찾아내는 것에 달려 있다. 한국인에게 가장 유명한 가이드는 조니이다. 조니는 밀려드는 한국인들에 의해 이제는 한국인 전문 가이드가 되었고 그의 동생 졸리를 포함해 모든 가족이 함께 여행사를 하고 있다. 


일부러 그를 찾아간 것은 아니었지만 새벽에 도착하는 버스의 하차 장소에서 조니를 만나고 조니의 동생 졸리와 함께 투어를 하는 행운을 얻었다. 그들은 물을 찾고 설정 사진을 찍는데 전문가들이다. 하지만 7월의 우유니에서 물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2시간을 넘게 차를 몰아 찾은 작은 웅덩이들에서 찍는 사진들에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라파즈에서 빠른 인터넷을 찾아 헤매다 카페에서 만난 친구들과 또 태국의 숙소에서 함께 지냈던 친구를 이 먼 우유니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투어를 즐겼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투어 정원을 채우는 것도 작은 행운이다. 함께 어울리고 편한 대화가 일행을 더 즐겁게 하기도 한다.


두 개의 하늘을 가진 곳에서 1.2개 정도의 하늘만 보고 간다. 데이 투어, 선셋 투어, 선 라이즈 투어 모두 해 보았지만 아쉬움만 남는다. 선 라이즈 투어에서 본 하늘을 뒤덮는 별들이 마음에 남는다. 너무나 추운 겨울 고산의 새벽을 버티며 본 찬란한 보석들의 향연이었다.


소금 사막에 가는 길에 있는 기차들의 무덤
흰 소금이 가득하다.
소금 벽돌로 쌓아올린 조형물
채취되는 소금들 - 그냥 퍼다 트럭에 싣고 나른다.
소금을 퍼내고 들어난 바닥
아쉽게도 태극기는 바람에 찢겨 날아가서 남아 있지 않았다.
잉카와시 섬 - 동식물이 살지 못하는 소금사막에 거의 유일하게 식물(선인장)이 있는 곳이다. 
멀리서 보는 모습이 물고기를 닮아 ‘물고기의 섬’이라는 별명도 있다. 비스카차라는 설치류도 살고 있다.
일몰
일출
졸리는 설정샷과 점프샷의 달인이다.


물을 찾고 찾다 결국 조니와 졸리 차량이 모였다.
하단의 내용은 결코 홍보글이 아니지만 한글로 적어준 문구를 그대로 붙여 놓았다. 
작은 마을의 작은 시계탑
선라이즈투어를 마치고 - 고산의 새벽은 너무 춥다. 모두들 껴입을 수 있는 모든 옷을 입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남미의 가장 가난한 나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