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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추임새 May 14. 2020

다시 만나면 반가운 사람

보고 싶었어요!


"우리 다음에 밖에서 한 번 보자고!"
업무 마지막 날인 이사님이 악수를 청하며 말씀하셨다.

5분 뒤에 나는 눈물 닦고 보고서  쓰겠지만, 손을 잡는 순간 눈물이 고인다.


모시던 팀장님이 나간 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엉엉 울었는데 이젠 감정을 잘 참는다.


직장 동료가 너무 많이 떠나고 있어

이게 회사에선 아무렇지 않은 일이란 걸 안다.

김 부장은 사람이 빠질 때는 밀물 썰물처럼 순식간에 빠진다고 명언을 날렸다. 그래도 난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수 없었다.


첫 번째 퇴사하신 분은 떠나시고  6개월  정도 생각이 났다.

000 차장님은 그랬잖아 라고 이름을 말했다.

1년이 지나면 이름도 안 불려진다는 걸, 나는 이제야 안다.


두 번째 퇴사하신 분은 떠나셔야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나랑 깊은 인연이 아니었고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분이 앉아있던 자리 만들었던 서류를 보면

이름 석자가 기억이 자연스럽게 난다.


그렇게 나와 추억을 쌓으셨거나

힘든 일을 같이 도와주신 분들.

헤쳐나야 만 했던 시기의 동료, 선배, 후배는 잊을 수가 없다.


밖에서 만나자는 건,

회사가 아닌 좋은 곳에서 식사를 하거나 커피 한잔하며

그간 어떻게 살았는지 얘기하며 소식을 전하자는 거다.

이제  나는 안다. 한번 밖에서 만나라고 말해도 우리가 살면서 영영 못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을.


오늘은 짧은 시간 동안 회사 업무도 많이 배우고,

많이 알려주신 분을 만나 오랜만에 얼굴을 뵈었다.

배불리 먹고 커피도 마시며

그간 회사에서 일어난 어메이징 한 썰들을 풀며 반가움을 전했다.


지하철 출구에서 헤어지는데,

회사에서 내일 만나지도 못하고

말 그대로 다음에 한번 밖에서 보아야 한다.


우리 다음에 언제 보게 될까요 물으니

분기별로 봐야지! 다음 분기에 보자 라고 대답해주신다.


매일 볼 때는 징그럽고 질리게 얼굴 볼 것 같지만,

회사라는 공간을  떠나면 영영 보지 못 할 사람이 된다.

옆에 있을 때 최선이 뭔지 모르겠으나 잘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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