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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ckkey Mar 19. 2024

Tube Condenser Microphone

UA Bock 251 을 구매하기 까지의 생각들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지금까지 보컬 레코딩에는 Neumann U87을 메인으로 사용해왔다. 스튜디오의 스탠다드 마이크라고 불리는 이유가 납득이 될만큼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녹음하는데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마이크였다. 그러던 중 유명한 디바의 녹음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녹음을 하고 믹싱을 하다보니 이분의 목소리에 뉴욕에서 일할 때 사용했던 U67, ELM251 등 하이엔드 튜브 컨덴서 마이크 특유의 질감과 바디감이 더해진다면 정말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그 아티스트 분의 다음 싱글 프로젝트를 위한 녹음 스케쥴이 다시 잡히게 되었고 그 때 생각했었던 튜브 컨덴서 마이크를 구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튜브 컨덴서 마이크에 대한 리서치를 하다보니 결국엔 C800G, U67, 251 세 가지 마이크로 리스트가 좁혀졌다. 하지만 빈티지 마이크들은 상태가 좋은 것을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만만치 않은 문제가 있었다. 미국에서는 빈티지 마이크를 구하기가 좀 더 수월해 보였지만 직접 테스트를 해보고 내 귀로 들어보고 판단할 수 없었기에 쉽사리 구매할 수가 없었다.


Sony C800G는 아직 신품이 생산되고 있기는 했지만 일본에서 2000년대 중반에 오리지널 모델이 단종되고 지금 나오고 있는 모델은 C800G/9X 라는 모델로 납을 사용하지 않는 부품들로 새롭게 만들어진, 조금은 다른 마이크라고 한다. 일본을 제외한 나라들에서는 9X가 아닌 원래의 마이크 모델명으로 판매가 되고 있긴했지만 일본에서는 기존 모델이 단종되었다 하고 뭔가 정보가 명확하지 않아서 선택이 망설여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투브 등에서 9X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고 Sony 쪽에도 문의해 본 결과 소리도 오리지널과는 다를 수 있다고 해서 C800G는 리스트에서 제외시키게 되었다.


U67은 빈티지 모델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데 특유의 따뜻한 느낌이 더해진 튜브 사운드가 매력적으로 기억되는 마이크였다. 노이만에서 리이슈 모델이 생산되고 있어서 구하기 어려울 것 같지 않다는 장점도 있었다. 정보를 찾아보다가 유투브에 올라와있는 노이만 컨덴서 마이크 테스트를 보게 되었는데 리이슈 모델은 빈티지 U67과 성향은 비슷하지만 확연히 다른 소리를 들려주었다. 테크니컬 정보를 찾아보니 진공관을 비롯한 스톡 케이블, 파워서플라이 등의 차이점으로 인해 오리지널과는 소리가 다른 모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비교적 정확하게 진행된 테스트들을 찾아서 스튜디오에서 들어본 결과 내가 원하는 사운드와는 거리가 느껴졌다.


Telefunken 251은 사실 좀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는 마이크였다. 뉴욕에 있을 때 251을 사용해서 녹음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특유의 강조된 하이 프리퀀시 때문에 보컬 성향에 따라 최고의 사운드를 들려주기도하지만 잘 맞지 않는 성향을 가진 보컬의 경우 그다지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기 힘든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지금 생산되고 있는 Telefunken 251이 아닌 빈티지 251의 사운드를 재현한 마이크들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UA Bock, Golden Age, Upton, Flea, Heiserman 등의 브랜드에서 하이엔드 급의 251 마이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단은 유투브를 통해 비교적 정교하게 설계된 테스트들을 찾아서 스튜디오 스피커를 통해 들어보았고 오리지널 Telefunken 251의 사운드를 얼마나 잘 재현했나가 아닌 ‘내 귀에 매력적으로 들리는 소리’를 찾는데에 중점을 두었다. 그 중에서도 UA Bock이 251 특유의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매력적인 중저역을 잘 표현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어라운지의 도움으로 Bock 167, 251 두 마이크의 데모를 스튜디오에서 진행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U87과 함께 며칠동안 남자/여자 보컬, 어쿠스틱 기타 등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해보았다.



사실 테스트를 해보고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Bock 251의 매력적인 소리때문에 이미 마음 속으로는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결론적으로 Bock 251은 내가 찾던 그 성향을 뛰어나게 표현해줬고 소리가 흩어지지 않게 잘 모아서 보컬이 내뿜는 에너지를 그대로 녹음 결과물에 담아서 들려줬다. 오히려 Telefunken 251 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잘 보완해서 만들어진 덕분에 복각 모델이라기보다 Telefunken 251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엔지니어 David Bock 의 오리지널 마이크라는 느낌이었다. Foo Fighters 가 Wasting Light 앨범을 레코딩 할 때 보컬 마이크로 Bock 251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프로듀서 부치빅과 보컬 데이브 그롤이 이 마이크를 선택한 이유가 납득이 되는 사운드였다. 잠깐 Bock 167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자면 이 마이크 역시도 빈티지 U67의 사운드를 잘 표현해낸 모든 면에서 뛰어난 결과물을 보여주는 마이크였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251보다 좀 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내가 지금 마이크를 추가하고 싶은 이유가 보컬 녹음에 최정상급 퀄리티를 내주는 마이크를 찾고 싶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Bock 251을 선택하게 되었다. 오랜만의 설레는 느낌과 함께 앞으로 블랙키스튜디오에서 새로운 마이크와 함께 진행되는 보컬 레코딩 세션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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