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단상
용산역입니다.
기차 시간은 한참이나 남았지만 미리 도착해 있습니다.
외부 게이트로 통하는 문으로 두텁고 습한 여름의 기운이 들어옵니다.
내부 에어컨 바람과 섞이면서 미묘한 스침도 온갖 냄새분자의 집결로 세상 속 안에 있는 강한 느낌을 줍니다. 냄새로 말하는 여름의 강렬함 이랄까요.
배웅, 그리고 마중
아름다운 기다림을 하고 있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왜 내가 울컥하지”?
누군가의 그리움과 애착이 진하게 묻어나는 탓일까요?
다시 만날 어느 날을 기약하며,
다시 만난 오늘을 감사하며,
웃습니다.
아주 예쁘게들 웃는 모습에 더불어 미소가 머금어집니다.
어쩌면 저에게는 새삼스레 저 풍경이 사람 속 세상에 있음을 감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리산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4회 차의 항암 중 오늘 3차를 마치고 다시 집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게이트 근처에 사람들을 보면서
배웅과 마중이 얼마나 뭉클한 그리움과 아쉬움인지
새삼 울컥했던 것이지요.
큰언니는 남양주에서 저를 배웅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안타까워하고 걱정스러워하고 전화로 뭉클한 아쉬움과 정이 덕지덕지 붙은 미안함과 사랑을 고백해 줍니다
“그냥 이번엔 기차 타게 되었어요.”
그냥
그렇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