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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의 부활, <전지적 독자 시점>의 도전

이번 주 영화 개봉 소식과 OTT 신작 완벽 가이드.

by 조하나



2025년 7월 셋째 주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 향방을 가늠할 거대한 시험대가 되었습니다. 할리우드에서는 제임스 건의 <슈퍼맨>이 슈퍼히어로 장르의 지형을 바꾸고 있고, 한국에서는 300억 대작 <전지적 독자 시점>이 국내 영화 산업의 명운을 건 채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구독자들의 충성심을 얻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죠.



common.jpg 영화 <슈퍼맨>


common (2).jpg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극장가 빅매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이번 주 한국 극장가는 희망과 절박함이 공존하는 치열한 전쟁터입니다. 한정된 스크린을 두고 국산 대작과 막강한 해외 IP*가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미리 알고 가기] 요즘 가장 핫한 키워드, ‘IP’란 무엇일까?

IP는 ‘지적 재산(Intellectual Property)’을 의미하며,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영화, 드라마 등으로 확장될 수 있는 원작이 있는 모든 창작물(소설, 웹툰, 게임 등)을 뜻합니다. 성공이 검증된 원작의 팬덤과 세계관을 활용해 흥행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최근 콘텐츠 산업의 가장 중요한 성공 공식으로 여겨집니다. <슈퍼맨>은 코믹스라는 클래식 IP의 성공적 부활이며, <전지적 독자 시점>은 웹소설이라는 새로운 IP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입니다.




메인 이벤트: <전지적 독자 시점>의 거대한 도전

단연 이번 주 최고의 화제작은 7월 23일 개봉하는 <전지적 독자 시점>입니다. 이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판타지 액션 영화입니다. 자신이 읽던 소설의 내용대로 세상이 변하고, 그 결말을 아는 유일한 독자가 된 ‘김독자’의 생존기를 그립니다.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 연출하고 약 3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거대 프로젝트로 배우 안효섭이 유일한 독자 ‘김독자’ 역을, 이민호가 소설 속 주인공 ‘유중혁’ 역을 맡았으며 채수빈, 나나, 지수 등 화려한 출연진이 함께합니다.


김병우 감독은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을 스크린에 구현하면서도, 인물 중심의 서사로 원작 팬과 새로운 관객 모두를 사로잡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영화 산업은 1인당 관람 횟수 급락(세계 1위→8위)과 중급 예산 영화가 사라지는 ‘중간층의 공동화’라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지적 독자 시점>은 단순한 영화 한 편이 아니라, ‘웹소설 IP 각색’이라는 새로운 흥행 공식이 위기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거대한 도박이며, 실패 시 국내 시장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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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on (2).jpg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장르 대전: 애니메이션, 공포, 미스터리의 각축전

애니메이션: 여름방학 시즌을 맞아 7월 16일, 일본 애니메이션의 양대 산맥인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과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그림이야기>가 동시 개봉하여 확고한 팬덤을 공략합니다.



common (4).jpg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common (5).jpg 애니메이션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그림이야기>




공포 3파전: 검증된 AI 인형 호러 <메간 2.0>(16일 개봉)은 전편의 순수 공포에서 액션 코미디를 강화하는 변주를 주었습니다. 이에 맞서 노홍진 감독의 한국형 오컬트 <구마수녀 - 들러붙었구나>(17일 개봉)와 <더 보이>로 알려진 윌리엄 브렌트 벨 감독의 영국 포크 호러 <악마의 카니발>(17일 개봉)이 장르 팬들의 선택을 기다립니다.



common (6).jpg 영화 <메간 2.0>


common (7).jpg 영화 <구마수녀 - 들러붙었구나>


common.png 영화 <악마의 카니발>





다양성의 힘: 이 외에도 신재민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 <커미션>(16일) , 인기 소설 원작의 일본 미스터리 <이상한 집>(17일), 칸 영화제 퀴어종려상 수상 감독 알랭 기로디의 신작 <미세리코르디아>(16일)가 개봉해 극장가의 다양성을 더합니다.




common (8).jpg 영화 <커미션>


common (9).jpg 영화 <이상한 집>


common (10).jpg 영화 <미세리코르디아>





돌아온 명작들: 재개봉의 의미

이와이 슌지 감독의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16일) ,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셔터 아일랜드> (23일) , 페데리코 펠리니의 <8과 1/2> (23일) 등 명작들의 재개봉은 검증된 콘텐츠를 다시 만나는 즐거움을 주지만, 동시에 이 자리를 채워줄 새로운 오리지널 중급 예산 영화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시장의 ‘빈틈’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무대: 거장들의 귀환과 향수의 역습

지난주 개봉한 <슈퍼맨>의 강력한 흥행 여파 속에서 글로벌 시장은 슈퍼히어로에 피로감을 느낀 성인 관객을 겨냥한 대안을 내놓습니다.


<에딩턴> (북미 7월 18일 개봉): <유전>, <미드소마>의 아리 애스터 감독이 연출하고 호아킨 피닉스, 엠마 스톤, 페드로 파스칼이 출연하는 다크 코미디 웨스턴입니다. 스타 파워를 갖춘 작가주의 영화로, 여름 블록버스터에 대한 ‘지적인 대안’으로 포지셔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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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kTxYqXcAE0dW6.jpg 영화 <에딩턴>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북미/영국 7월 18일 개봉): 90년대 슬래셔 프랜차이즈의 귀환입니다. 원년 멤버들의 복귀와 함께 새로운 세대의 배우들을 투입하여, 90년대 향수를 자극하고 Z세대 관객까지 사로잡으려는 할리우드의 IP 재활용 전략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I-Know-What-You-Did-Last-Summer-2025.jpg 영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작은 영화들의 큰 목소리: 독립·예술영화


<일과 날> (Works and Days) (7월 1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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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박민수, 안건형

상세 정보: 마네킹 공장 장인, 재활용장 노동자, 염전의 염부, 식당 사장 등 서로 다른 직업과 환경을 가진 9명의 하루를 묵묵히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멈춰있는 듯한 카메라로 노동의 움직임을 정직하게 담아내어 우리가 매일 당연하게 해내는 '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 평론가들은 "개개인의 일과 날, 사람과 노동, 사물이 놀랍도록 평등하게 담겨 있다"고 평했습니다.




<씨그널: 바다의 마지막 신호> (Seagnal: The Ocean's Last Signal) (7월 1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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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박정례, 이지윤

주요 출연진: 미쉘 앙드레, 이유정, 라우라 멜러, 다니엘 니콜슨

상세 정보: 해양 쓰레기, 고스트 피싱, 산호 백화 현상 등 바다가 보내는 위험 신호를 7명의 인물을 통해 전달하는 해양 환경 다큐멘터리입니다. 스페인의 해양 소음 연구자, 호주의 수중 사진작가, 제주의 해녀 등 전 세계 7명이 직접 보고 느낀 바다에 대해 증언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다는 태초부터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라는 대사처럼, 이 영화는 인류에게 바다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었는지 묻고 있습니다.




<커미션> (Commission) (7월 1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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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신재민

주요 출연진: 김현수, 김용지, 김진우

상세 정보: 웹툰 작가를 꿈꾸는 미술 강사 '단경'이 다크웹에서 익명의 의뢰를 받고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살인사건의 공범으로 얽히는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그림 하나로, 지옥의 DM이 열렸다"는 카피처럼, 그림이 완성되면 현실에서 똑같은 범죄가 벌어지는 충격적인 설정을 다룹니다.




<이상한 집> (The Floor Plan / 変な家) (7월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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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시카와 준이치

주요 출연진: 마미야 쇼타로, 사토 지로, 카와에이 리나

상세 정보: 2,470만 뷰를 기록한 화제의 유튜브 영상과 동명의 인기 부동산 괴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일본 미스터리 영화입니다. 공포 유튜버가 기이한 주택 평면도에 숨겨진 "문이 없는 아이 방"과 같은 이상한 공간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일본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4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미세리코르디아> (Misericordia / Miséricorde) (7월 1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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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알랭 기로디

주요 출연진: 펠릭스 키실, 카트린 프로

상세 정보: 칸 영화제 퀴어종려상 수상 경력의 알랭 기로디 감독이 선보이는 블랙 코미디 스릴러입니다. 과거에 일했던 빵집 사장의 장례식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주인공 '제레미'가 마을 사람들로부터 기이한 경계와 감시를 받던 중, 뜻밖의 실종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제77회 칸 영화제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되었습니다.




<오키나와 블루노트> (Okinawa Blue Note) (7월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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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조성규

주요 출연진: 김동완, 황승언

상세 정보: 각기 다른 사연으로 오키나와를 찾은 동명이인 두 남녀의 로맨스를 다룬 영화입니다. 운명을 믿지 않는 까칠한 소설가 '정민'과 운명적 사랑을 믿는 무명 웹툰 작가 '정민'이 우연히 얽히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여행기를 그립니다.









스크린 밖 전쟁: 한여름 밤, 당신의 거실을 차지할 OTT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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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트리거>


공개일: 2025년 7월 25일

장르: 액션, 재난, 스릴러

연출 및 극본: 권오승 감독

주요 출연진: 김남길, 김영광

줄거리: 스나이퍼 출신의 정의감 넘치는 경찰 '이도'(김남길 분)는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총기 사건의 중심에서 불법 총기의 출처를 쫓습니다. 그 과정에서 무기 브로커 세계의 핵심 인물인 '문백'(김영광 분)과 대립하게 됩니다. 문백은 겉보기에는 능청스러워 보이지만, 치밀한 계획을 가진 입체적인 인물. <트리거>는 각자의 이유로 총을 손에 든 두 남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총기 사건을 막으려는 자와 이를 둘러싼 인물들의 심리, 그리고 선택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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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파인: 촌뜨기들>


공개일: 2025년 7월 16일 (총 11부작, 순차 공개)

장르: 범죄, 액션, 드라마

연출 및 극본: 강윤성 (<카지노>, <범죄도시> 연출)

원작: 윤태호 작가의 웹툰 <파인>

주요 출연진: 류승룡, 양세종, 임수정, 김의성, 이동휘

줄거리: 1977년, 신안 앞바다에서 값비싼 도자기로 가득 찬 보물선이 발견되자, 돈 냄새를 맡은 전국의 사기꾼, 건달, 도굴꾼들이 몰려들어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속고 속이는 한탕 승부를 벌이는 이야기.





웨이브 <S라인>


공개일: 2025년 7월 11일 (총 6부작, 순차 공개)

장르: 판타지, 미스터리, 드라마

연출 및 극본: 안국진

원작: 꼬마비 작가의 웹툰

주요 출연진: 이수혁, 이다희, 아린

줄거리: 어느 날 갑자기, 시간, 장소, 나이에 상관없이 성적 관계를 맺은 사람들 사이에 서로를 이어주는 붉은 선, 일명 'S라인'이 사람들의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사람들의 사생활과 민낯이 드러나며 발생하는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파격적으로 그려냅니다. 이 작품은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기로에 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


2025년 7월 3주 차는 <슈퍼맨>으로 증명된 할리우드의 IP 중심 모델, <전지적 독자 시점>에 명운을 건 한국의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모델, 그리고 다양한 영화들의 공존과 지속가능성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독립/예술 영화의 피와 땀으로 채워집니다.


과연 <전지적 독자 시점>은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까요? 할리우드는 IP에 대한 피로감 없이 이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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