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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하나 Jun 15. 2024

스쿠버 다이빙의 올바른 하강법

하강은 다이빙의 시작이자 몰입의 시작.

다이빙에서 가장 설레는 시간이죠. 다이빙 시작 전, 버디와 함께 하강을 준비하는 순간을 저는 참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여러 가지 실수나 착오가 생기는 때이기도 해요. 다이빙 사전 안전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아 웨이트 착용을 깜박한 다이버, 다이빙 마스트 스트랩이 끊어진 다이버, 다이브 컴퓨터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는 다이버 등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다이빙을 즐기려면 시작이 좋아야 합니다. 준비가 잘 되지 않으면, 입수와 하강 과정이 정신 없어지고, 그러다 보면 다이빙 전체가 산만해질 수 있어요.


다이빙에서 하강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해요. 하강할 때 이퀄라이징 문제가 생겼는데 해결하지 못하고 계속 다이빙을 진행하면 심각한 압력 상해를 입을 수 있어요. 또한, 하강할 때 다이버가 부력을 통제하지 못하면 수중 바닥이나 산호초, 바위 등에 부딪혀 환경을 해칠 수 있고, 일행과 떨어져 위험해질 수도 있죠. 하강 시 다이버에게 생기는 크고 작은 문제를 무시하고 다이빙을 계속하면, 다이빙 도중에도 다이버가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어요. 이는 다이빙 내내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됩니다. 




올바른 하강이 다이빙 전체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하강은 몰입의 시작입니다.
전반적인 다이빙을 쾌적하고 재미있게 즐기려면 하강에 집중하세요.





ⓒ 조하나





하강을 통제하지 못하면 우당탕탕 다이버가 된다!
통제된 하강이 중요한 이유.



1. 하강할 때 다이버가 부력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하강 자세나 속도를 통제하지 못하면 수중 바닥의 산호초나 다른 해양 생물을 파괴할 수 있어요.


2. 올바른 하강법을 배우는 대신 하강이 안 되는 이유를 무조건 웨이트의 문제로 해결하려고 하면 안 돼요. 이는 굉장히 안 좋은 습관입니다. 웨이트를 과하게 착용하는 건 좋은 게 아니에요. 지난 포스팅 ‘스쿠버 다이빙에서 나에게 적합한 웨이트는 얼마일까?’를 참고하세요. ‘오버 웨이트(Over Weight)’ 상태로 다이버는 절대 부력을 마스터할 수 없어요. 


3. 통제되지 않는 하강을 지속할 경우 다이버에게 심각한 이퀄라이징(압력 평형)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하강 시 최소한 매 미터마다 이퀄라이징 하면서 천천히 통제된 매너로 하강해야 합니다. 하강 도중 이퀄라이징이 잘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하강을 멈추고 이를 해결해야 합니다. 지난 포스팅 ‘이퀄라이징에 관한 모든 것’을 참고하세요.


4.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다이버의 압력 평형 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방향 감각이 흐려지거나 매스꺼움을 느낄 수 있어요. 혹은 시야가 좋지 않은 경우에도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반드시 하강 라인이나 참고물을 이용하세요. 최악의 상황에 하강 라인도 없고 참고물도 없다면, 버디의 버블이나 자신의 버블을 관찰하세요. 다이버가 내뱉은 버블은 항상 수면을 향해 올라가기 때문에 방향 감각에 도움이 됩니다. 


5. 통제된 하강을 하지 못할 경우, 함께 다이빙하는 일행이나 버디와 떨어질 수 있어요. 시야가 좋지 않거나 강한 조류가 있는 경우엔 더 그렇습니다. 반드시 함께 다이빙하는 일행, 혹은 버디와 비슷한 속도로 가까이 함께 하강하는 게 중요합니다.


6. 조절된 속도로 젠틀한 하강을 하지 못하면 다이버의 호흡에 영향을 끼쳐 엄청난 양의 공기를 빠른 속도로 낭비하게 돼요. 억지로 하강하기 위해 머리를 아래로 두고 강하게 움직이면 다이버가 심리적, 신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하강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 반드시 멈추고 휴식을 취하며 깊고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세요. 




ⓒ 조하나





올바른 스쿠버 하강을 위한 준비


하강을 시작하기 전, 통제된 하강을 할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세요.



1. 장비를 모두 갖췄는지 확인하세요.

입수 전, 다이빙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었는지 확인하세요. 이전 포스팅 ‘다이빙 입수 전 사전 안전 점검’을 참조하세요. 모든 장비가 제자리에 있고 고정되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 후 입수합니다. 


2. 다이브 사이트 입수 지점의 조류를 확인하세요.

입수 전 다시 한번 조류의 방향과 세기를 확인합니다. 조류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알면, 하강할 위치를 결정하거나 다이빙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돼요.


3. 하강 전 수면에서 자신의 올바른 위치를 확인하세요.

수면에서 하강 직전 수중 바닥을 내려다보고 자신의 위치를 체크합니다. 일정 수심에 도달한 후, 어느 방향으로 수영할지 버디와 함께 확인하세요.


4. 하강 직전, 자신의 신체적/심리적 컨디션을 재확인하세요.

이미 다이버는 신체적/심리적 컨디션을 체크했겠지만, 수면에서 하강 직전 다시 한번 몇 초간 심호흡을 통해 침착함과 평정을 유지하고 다이빙에 집중하세요. 

 

5. 버디와 아이컨택을 하세요.

하강 직전, 버디의 눈을 바라보고 서로 다이빙할 준비가 되었는지, 적당한 거리에 위치해 있는지 확인한 후 하강을 시작합니다. 




언제나 기억하세요, 하강 5단계 SORTD!


입수 전 다이빙 사전 안전 점검(BWRAF)처럼 수면에서 하강 직전 SORTD 5단계를 확인하세요.

 

Step 1. Signal(시그널)

버디와 다이빙 그룹과 함께 하강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로 ‘OK’와 ‘하강’ 시그널을 정확히 주고받으며 커뮤니케이션합니다. 


Step 2. Orientation(오리엔테이션)

입수 지점에서 하강 전 주변을 둘러보세요. 시각적으로 기억해 두면 좋을 수면 위의 참고물을 확인하고, 보트 다이빙을 한다면 보트의 위치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그리고 수면 아래로 고개를 살짝 넣어 하강할 때 참고할 라인이나 시각적 참고물, 수중에서 진행할 방향 등을 컴퍼스로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다른 다이버가 자신의 발아래 하강 위치해 있는지도 확인하세요. 

 

Step. 3 Regulator(레귤레이터)

생각보다 많은 다이버들이 레귤레이터를 입에 무는 걸 깜박하거나 심지어 스노클을 입에 문 채 하강한답니다. 그래서 SORTD, 하강 5단계를 반드시 체크하고 하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아요. 수면에서 스노클을 물고 있었다면, 이번 단계에서 레귤레이터로 바꾸세요. 자신뿐만 아니라 버디의 입에도 레귤레이터가 위치해 있는지 확인하면 좋습니다.


Step. 4 Time(타임)

하강 전 다이브 컴퓨터를 체크합니다. 대부분의 다이브 컴퓨터가 수면 아래로 잠기면 저절로 다이브 모드로 활성화되지만, 하강 전 수면에서 미리 다이브 컴퓨터를 체크하고 입수 시간도 확인하는 게 좋아요.


Step. 5 Descend(하강)

이제 하강입니다. BCD의 공기를 모두 빼세요. 동시에 다이버의 머리가 수면 아래 잠기기 전, 수면 위에서 가볍게 미리 이퀄라이징을 해주면 좋아요. 수면에서 3-4m 정도는 아주 천천히 하강하게 될 거예요. 수면에서 10m 사이의 공기 부피 변화가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이때 가장 집중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폐 역시 공기 공간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호흡도 길고 깊게 날숨에 더 집중하며 폐를 비워준다는 느낌으로 호흡합니다. 들숨에 비해 날숨을 훨씬 더 깊게 해 주세요. 또한, 많은 다이버들이 자신도 모르게 계속 핀을 차는 경우가 있는데, 다이버의 머리가 위로, 다리가 아래인 수직 자세에서 다이버가 계속 핀을 차면 물의 저항이 생겨 하강이 힘들어요. 최대한 다리는 차지 말고 가지런히 모으세요. 발레리나처럼 발등을 펴서 핀 역시 수직으로 위치하도록 해 저항을 줄이세요. 그리고 하강과 동시에 이퀄라이징을 자주, 젠틀하게, 귀에 압력이 느껴지기 전 미리미리 해줍니다. 마스크 압착도 함께 풀어주면서요.



ⓒ 조하나




하강 후, 다음은?



수면 아래로 내려간 후 3-4m 정도의 초집중 구간을 지나면 주변압이 상승하면서 하강 속도에 가속이 붙어요. 다시 정상적으로 호흡을 시작하되, 지나치게 심호흡을 하지 마세요. 제가 알려드린 스쿠버 다이빙 호흡법을 지속합니다. 초보 다이버가 하강하다 다시 수면으로 올라가는 경우는 웨이트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들숨이 너무 크고 깊어 폐의 공기 공간이 지나치게 팽창해서인 경우가 더 많아요. 스쿠버 다이빙에서는 호흡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하강 라인을 잡거나, 혹은 라인에 가까이 위치해 라인을 참고물 삼아 내려가는 게 가장 좋은데, 만약 라인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수중의 산호초나 바위, 혹은 버디를 참고물로 삼으면 좋아요. 버디와는 언제나 가까이 머무르세요. 


원하는 수심에 가까워질수록 다이버의 노출 보호 수트, 탱크의 공기 및 기타 부력을 제공하는 모든 것의 부력이 감소해 하강에 속도가 더 붙기 시작합니다. 이때 BCD에 아주 조금씩 공기를 추가해 잃고 있는 부력을 상쇄시켜 주세요. (헛갈리지 마세요. 하강 직전 수면에선 BCD의 공기를 모두 빼줍니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하강 속도가 점점 더 빨라져요.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렸다 한 번에 BCD에 공기를 많이 추가하지 말고, 하강하는 동안 서서히, 조금씩 공기를 넣어야 합니다. 다이버가 점차 중성부력 상태가 되면 몸을 수평 자세(트림)로 바꿔 버디와 ‘OK’ 시그널을 주고받고 계획한 방향으로 다이빙을 진행하면 됩니다. 


하강하며 비웠던 BCD에 다시 조금씩 공기를 채우면서 바닥에 닿거나 산호초나 바위 등의 수중 환경을 해치지 않게 중성 부력을 맞추고 자연스럽게 다이빙을 이어가는 건 초보 다이버들에게 쉽지 않습니다. 다이빙할 때마다 버디와 다이브 컴퓨터를 보며 수심을 모니터링하며 꾸준히 연습하는 게 중요해요. 다이빙은 단거리 질주가 아닌 장거리 마라톤,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다양한 환경에서 연습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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