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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하나 Jul 08. 2024

스쿠버 다이빙의 올바른 상승, 그리고 안전 정지

나 홀로 수면 급상승은 이제 그만!





“뜨면, 나 좀 잡아줘.” 굿바이, 슈팅 트라우마!


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초보 다이버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다이버가 가장 크게 불안해하고 염려하고 스트레스받는 부분 중 하나가 상승과 안전 정지였습니다. 일행과 함께 천천히 상승하고 안전 정지를 해야 하는데, 생각했던 수심에 머물지 못하고 그대로 수면 위로 혼자 슈팅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 ‘슈팅 트라우마’가 생긴 분들도 많았어요.


다른 곳에서 트레이닝받고 저와 펀 다이빙을 하러 오신 분들이 자신감을 잃은 모습으로 아예 “저, 안전 정지 못하고 수면으로 뜨면 잡아주세요” 하고 다이빙 전 미리 말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코스 교육 때 부력 컨트롤이나 올바른 트림 자세에 대해 충분히 배우지 못해 생긴 문제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다이버들을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사실 다이빙 ‘코스’가 아닌 펀 다이빙에서 강사나 다이브마스터는 여러분에게 다이빙 스킬을 가르칠 의무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여러분이 수면으로 급상승을 하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자세히 디브리핑을 하고 잘못된 점을 잡아줄 리도 없죠. 


하지만 전, 펀 다이빙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시간을 따로 내어 상승 테크닉과 안전 정지에 대해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연습을 시켜드리는 편이에요. 유자격 다이버가 상승도, 안전 정지도 컨트롤이 안 된다면 앞으로도 잘 될 가능성이 없거든요. 계속 급상승하거나 수면으로 뜰 때마다 누가 옆에서 잡아주거나, 억지로 웨이트를 많이 착용해서 못 뜨게 하면 다이버는 절대 실력으로 발전할 수 없어요. 여러분이 안전 정지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상승 도중 빨리 수면으로 떠버리는 이유는 웨이트 분배와 올바른 호흡법부력 컨트롤 및 자세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요.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알맞은 솔루션을 찾아라!


저 또한 초보 다이버였을 때 부력 컨트롤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여러분의 고민이나 불안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제가 초보 다이버일 때 만난 강사들은 문제점만 지적하지, 그에 대한 솔루션은 주지 않더군요. ‘웨이트 분배’나 ‘올바른 호흡’ ‘코어’ ‘밸런스’ ‘트림’에 대해 잘 가르쳐 준 강사가 없었기 때문에 혼자 공부도, 연습도 많이 했어요(사실 오픈워터 4일, 어드밴스드 2일, 레스큐 3일, 이런 식으로 코스를 가르치는 다이빙 산업계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물론, 문제점을 찾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스쿠버 다이빙은 수중에 거울을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하거나 시각화하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저는 코스 교육 때 교육생들의 사진과 영상을 많이 찍어 보여줍니다. 수중에서 자신의 자세를 이렇게 보지 않고는 절대 모르거든요. 


저는 다행히 다이브마스터/강사 과정을 거치면서 좋은 멘토를 만나 문제점에 알맞은 솔루션을 찾아 트레이닝했고, 멕시코에서 사이드마운트와 케이브 테크니컬 다이빙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보다 단단한 실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그러니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어디 가서 누구한테 “뜨면 잡아달라"라고 부탁하는 대신 스스로 냉정해지세요. 좋은 다이버가 되려면, 다른 사람 민폐 안 끼치고 다이빙하려면, 안전하고 재미있게 다이빙하려면, 열심히 공부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독립적이고 당당한, 셀프-릴라이언트 다이버가 되길 바랍니다.



ⓒ 조하나



⏫위 사진은 제가 교육하는 다이버가 코스 다이빙 중 트림 자세로 안전 정지를 하는 모습이에요. 저는 먼저 상승/하강 라인을 잡고 조절된 매너로 천천히, 안전하게 상승/하강을 가르치며 머리로 몸으로 이해하게 한 후, 특별히 심한 조류나 환경적 방해 요인이 없다면 라인을 잡지 않고 트림 자세로 안전 정지를 하도록 가르칩니다. 







스쿠버 다이빙에서 천천히 상승해야 하는 이유


급격한 상승은 감압병(DCI)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이빙을 하는 동안 다이버의 몸은 질소 가스를 흡수합니다. 질소 가스는 보일의 법칙에 따라 수압에 의해 압축되어 천천히 신체 조직에 포화됩니다. 다이버가 너무 빨리 상승하면 체내의 질소 가스가 효율적으로 제거되지 않을 정도로 팽창하고, 질소가 인체의 조직에 작은 기포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를 감압병이라고 하며, 매우 고통스러운 상해를 입거나, 심지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매우 빠르게 상승하는 다이버는 폐포라고 하는 폐의 작은 구조물이 파열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기포가 동맥 순환계로 들어가 몸속을 돌아다니다가 결국 혈관에 머물러 혈류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동맥 가스 색전증(AGE)은 감압 질환 중에서도 특히 위험합니다. 기포는 척추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 뇌 또는 기타 여러 부위에 남아 기능을 상실케 하거나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상승 속도를 느리게 유지하면 모든 형태의 감압 질환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다이빙 의학 전문가들은 레크리에이션, 또는 테크니컬 다이빙을 할 때 다이버들이 다이빙 후 천천히 상승해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현실적으로 가장 안전한 상승 속도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권장 사항은 도플러 초음파를 사용하여 발견된 기포(사일런스 버블) 등급에 대한 관찰 연구에서 나온 것이거나 테스트 이론에 근거한 것입니다. 할데인의 이론에 따르면 안전한 상승 속도는 다이버가 얼마나 깊이,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즉 다이버 인체의 조직에 가스가 얼마나 포화되었는지, 그리고 호흡하는 기체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대 수심이 제한적인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에서는 수심에 관계없이 최대 상승 속도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새로 개정된 PADI의 상승 속도는 분당 최대 18미터의 속도로 상승 제한을 두되, 다이버가 사용하는 컴퓨터의 상승 속도를 따르도록 지침을 두고 있습니다. 요즘 레크리에이션 다이버가 주로 사용하는 다이브 컴퓨터 대부분은 분당 9미터로 설정되어 있지만, 여러분이 사용하는 다이브 컴퓨터의 매뉴얼을 반드시 확인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2009년 항공, 우주 및 환경 의학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47명의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를 대상으로 분당 9미터와 분당 18미터의 상승 속도를 사용해 테스트했는데요. 다이빙 후 다양한 간격으로 다이버들을 도플러 초음파 장치로 검사한 결과, 상승 속도가 빠른 그룹의 인체 기포 등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상승 속도가 느릴수록 다이빙 후 신체에 가해지는 감압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론에 신빙성을 부여합니다.


또한, 급격한 상승은 감압 중에 충분한 가스 배출을 허용하지 않는 것 외에도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중이 및 부비동과 같은 공기 공간에서 가스가 팽창하면 역압착(리버스 블록 또는 리버스 스퀴즈)이라고 하는 압력 상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압력 상해는 신체가 이퀄라이징(균형)을 하는 속도보다 가스가 빠르게 팽창할 때 발생합니다. 인간의 폐는 주변 압력과 지속적으로 평형을 이루기 때문에 다이버가 천천히 상승하면 정상적인 호흡을 통해 팽창된 가스를 자연스럽게 배출할 수 있습니다. 







안전 정지(Safety Stop) 및 딥 스톱(Deep Stop)


스쿠버 다이빙 트레이닝 기관에서는 천천히 상승하는 것 외에도 5미터 수심에서 3분 동안 안전 정지를 할 것을 권장합니다. 안전 정지를 통해 다이버는 최종 상승 전 체내의 질소를 추가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한동안 딥 다이빙을 할 때 다이버가 안전 정지 외에 더 깊은 수심에서 정지(딥 스톱)를 하면 체내 질소 배출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이를 따를 다이버들이 많았으나(순토 컴퓨터에는 여전히 ‘딥 스톱’ 기능이 있습니다), 얼마 전 과학계에서 이 딥 스톱은 설득력을 잃어 대부분의 다이빙 단체에서 공식적인 딥 스톱에 대한 권장 사항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안전 정지를 하면 다이버의 가스 배출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나와 있습니다. 한 연구 결과를 보면, 멈추지 않고 분당 9미터로 천천히 수면까지 상승한 다이버의 ‘빠른 포화 조직’이 60% 포화된 상태로 나타났고, 같은 다이버가 5미터에서 3분간 안전 정지를 한 경우, ‘빠른 포화 조직’의 포화도가 35%로 감소했습니다. 


테크니컬 다이빙이 아닌 레크리에이션 다이빙(무감압/무정지 다이빙)에서도 안전 정지를 하면 수면 위로 올라온 다이버의 체내 질소 양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체내 질소량이 적을수록 감압병의 위험도 낮아집니다. 






안전 정지 자세



ⓒ 조하나




다이버가 선 자세로 안전 정지를 하게 되면 다이버의 발끝부터 머리까지 미세하게 다른 주변압에 노출됩니다. 이 때문에 불활성 기체의 확산이 일관되지 않아 침수성 폐부종(IPE)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상승 및 안전 정지 시에는 수평 자세가 훨씬 더 최적입니다. 하지만 많은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이 트림 자세를 유지하며 안전 정지를 하긴 쉽지 않죠. 부력 컨트롤과 트림 자세로 상승 및 안전 정지하는 연습을 많이 하면 좋습니다. 






 얕은 수심일수록 더 천천히 상승!





압력에 따라 기체의 부피 변화가 가장 큰 곳은 수면 근처입니다. 수심이 얕을수록 다이버가 상승할 때 주변 압력은 더 빠르게 변하죠. 다이버는 5미터 근처에서 안전 정지를 마친 후에도 수면으로 천천히, 조절된 매너로 상승해야 합니다. 다이버의 체내 질소는 마지막 상승 중에 가장 빠르게 팽창하기 때문에 이 질소를 제거할 시간을 더 주면 다이버가 감압병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상승 속도 조절 잘하는 방법


다이버가 상승함에 따라 주변압이 변하고, 이에 영향을 받은 기체의 부피와 밀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잘 이해하며 부력을 컨트롤하는 게 중요합니다. 상승할 때 다이버가 활용할 수 있는 공기 공간은 BCD와 드라이슈트, 그리고 호흡(폐)입니다. 


일정 수심에서 다이버가 다이빙을 하는 동안 중성 부력을 맞추기 위해 BCD나 드라이슈트 안에 공기를 채워두었을 텐데요. 다이버가 얕은 수심으로 이동할수록 BCD나 드라이슈트 안의 기체가 팽창해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이 때문에 다이버는 상승할 때 반드시 BCD나 드라이슈트의 공기를 조금씩 배출하며 부력을 컨트롤해 상승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적절한 웨이트 양을 체크해서 착용하고, 장비에 문제가 없는지 사전 점검을 잘해야 하며, 다이버의 호흡 조절을 통해 부력 컨트롤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상승 도중 컴퓨터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상승 속도를 체크하세요. 대부분의 다이브 컴퓨터는 설정된 상승 속도를 초과할 시 알람이 울립니다. 또한, 수시로 버디와 커뮤니케이션하며 비슷한 속도로 천천히 상승해야 합니다. 조류가 강하거나 시야가 흐릴 경우, 상승 라인이나 참고물을 반드시 이용하세요. 


 



안전한 상승 절차



1. 상승 시작을 미루지 마세요.

다이빙을 더 오래 하고 싶은 마음 충분히 이해하지만, 책임감 있는 다이버는 안전하게 다이빙해야 또 다음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는 걸 명심하세요. 자신의 공기 소모율을 바탕으로 다이빙을 계획하고, 그대로 다이빙을 실행하세요. 상승하기로 한 공기 잔압에서 반드시 상승을 시작해야 합니다. 안전하게 상승과 안전 정지를 완료할 수 있는 충분한 공기가 있을 때 상승을 해야 합니다. 




2. 버디와 커뮤니케이션하세요.

만약 여러분의 버디가 준비되지 않았는데 혼자 상승을 시작하면 안 됩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핸드 시그널(수신호)을 버디와 주고받고 버디와 마주 보며 상승할 수 있도록 위치를 잡습니다. 버디와 비슷한 속도로 함께 천천히 상승해야 합니다. 




3. 시간과 공기량 체크하기

다이빙 계획대로 상승하기로 했던 다이브 타임과 공기량을 다시 한번 체크합니다.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무감압 다이버)가 실수로 무감압 한계를 초과했다면, 다이브 컴퓨터의 지침에 따라 비상 감압 정지를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남은 공기량도 확인합니다. 다이빙을 올바르게 계획하고 실행했다면, 안전 정지 및 최종 상승까지 충분한 양의 공기가 확보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다이빙 환경과 필요에 따라 DSMB를 쏘아 올릴 수도 있습니다. 되도록 안전 정지 수심으로 올라오기 전에 DSMB를 미리 쏘는 게 좋습니다. 




4. BCD의 공기를 배출하며 상승 시작

주위를 둘러보고 장애물이 없는지 확인하며 상승할 때 보트나 무언가에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상승을 시작할 때 BCD의 공기를 조금씩 배출하며 부력을 컨트롤합니다. BCD나 드라이슈트 공기를 배출할 땐 반드시 수면을 향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5. 상승 속도 모니터링

상승 도중 주의 깊게 다이브 컴퓨터에 표시된 상승 속도를 모니터링합니다. 다이브 컴퓨터를 지속적으로 체크할 수 있는 위치에 착용하고,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팔을 앞으로 뻗으면 좋습니다. 분당 9미터 속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합니다. 초보 다이버의 경우, 상승 속도 모니터링이 힘들다면 강사나 다이브마스터, 경험 많은 다이버보다 무조건 늦게 상승하도록 하세요.




6. 안전 정지 실행

천천히 상승해 수심 5미터 정도에 다다르면 3~5분간 안전 정지를 실행합니다. 안전 정지에 아직 익숙지 않다면 상승 라인이나 참고물을 이용하고, 안전 정지 도중에도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심과 시간을 모니터링합니다. 버디와 가까이 머물고, 커뮤니케이션하며 만에 하나 수면 위를 지나가는 보트나 장애물이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안전 정지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수시로 버디에게 알리세요. 다이빙을 함께 하는 일행 모두 안전 정지가 끝나고 함께 상승합니다. 




7. 얕은 수심은 더 천천히

안전 정지를 마친 후 수면으로 최종 상승할 때 더 조심하세요. 집중력을 유지하며 가능한 천천히 상승합니다. 이때 수면 위의 보트나 다른 다이버의 움직임을 잘 체크합니다. 


 


8. 수면 위에서도 안전

최종 상승을 마치고 수면으로 떠올랐다면 다이버는 반드시 BCD의 양성 부력을 확보하고 ‘OK’ 시그널로 일행과 커뮤니케이션합니다. 상승하자마자 마스크 벗고 레귤레이터 빼는 다이버가 정말 많은데, 정말 안 좋은 버릇이에요. 보트에 오르기 전까지 다이빙은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수면에서도 여전히 위험 요소가 있으니, 마스크는 그대로 착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스노클로 교체하거나 레귤레이터를 계속 입에 물고 있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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