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푸른 파동波動이 인다
넘실대는 가슴에
파란 하늘이 숨을 쉬면
여백餘白에 점 세 개를 찍는다
양 날개를 달아 하늘을 나니
맑은 영혼의 미소가
가슴에서 피어나고
반복의 순간조차 처음이니
처음은 처음이 아니라서
싱그럽다
언젠가
푸른 파동波動이 무르익으면
붉은 꽃을 피우리니
세 개의 점이 하나가 되는
텅 빈 여백餘白의 가슴을
고이고이 건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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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初’는 옷(衣=衤)을 만들 때 제일 먼저 칼(刀)로 옷감을 잘라야 한다는 것을 나타낸 글자로, ‘처음’을 뜻한다. 또한 ‘心’은 우리 몸의 심장(心臟)의 형상으로서, 심장 안에 심실(心室)과 심방(心房)이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사실 ‘처음’이라는 단어에는 설렌다는 막연한 공식만이 내재되었을 뿐 처음의 구체적인 느낌은 없으며 반드시 모든 사람이 설렘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대체로 새로운 일에 대한 호기심이 처음에는 설렘으로 다가오지만 이 또한 반복이 시작되면 설렘은 사라지고 권태로움이 삶에 침투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하는 듯하다. 어찌 보면 이 말은 지금을 잘 살지 못한다는 자각自覺의 간접적 표현이기도 하다. 과연 ‘처음’에도 유통 기한이 있을까? 사람에 따라 모두 다를 수 있으나 아마 대부분은 자신의 경험치 안에서 유통 기한을 정할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 머무르되 처음이 주는 새롭고 무한한 가능성을 고대하며 끝까지 가려는 마음이 늘 항상恒常하다면 처음 안에 담긴 서원誓願이 언젠가 맑게 드러날 것을 믿는다.
# 초심初心 / 2022. 6. 9. pung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