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적 전염병이 무섭긴 무섭다. 여행사진 모아서 후기글 쓰는 게 항상 투두 리스트에 있는 일이었는데 귀찮음을 이기고 사진첩을 뒤지게 만드는 락다운. 코로나쨩 고생한다...
때는 2017년 12월, 띤떵훈과 나는 도쿄행 비행기를 탔다. 아니 아마도 케이언즈 경유로, 아마 14시간에 걸쳐서 도쿄에 갔다. 일본어 전공자에 일본 워홀 유경험자인 띵떵훈은 일본으로 신혼여행을 가고 싶어했다. 일본어 전공자에 15년 동안 일본을 안 가 본 나는 그래도 일본으로 가기는 싫었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데 금쪽같은 휴가를 일본에서? 하지만 결혼 생활은 타협의 연속이니까, 그리고 하고 싶다는 거 시켜줘야 내가 하고 싶은 것도 하니까. 식 하러 한국 가는 길에 일본 경유해서 크리스마스이브 보내고 가는 일정으로 여행을 계획했다.
2017년 12월 17일 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후 바로 숙소로 향했다. 첫 숙소는 저렴이 게스트하우스: 도쿄 게스트하우스 오우지 뮤직 라운지. 1층에 뮤직 라운지가 있는 숙소, 조식 포함.
위치는 관광지나 도심에서 좀 떨어진 오지역 (왕자역) 근처고 가격 빼면 딱히 매리트는 없다. 올라가는 것도 언덕이고, 무엇보다! 로비의 라운지는 매우 아름다우나 숙소는 100% 과거에 러브호텔이었던 건물이다. 건물 두 채가 속이 터져 있던 구조였던 것 같은데, 시설도 새 것은 아니고. 그치만 일본의 철 지난 러브호텔이라니 이런 경험 두 번은 없다 (그리고 찐 뉴트로 인테리어 조금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