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보잘 것 있는 에세이
<디자이너의 보잘 것 있는 에세이>는 제 일상의 기록을 담습니다.
보잘 것 없는 순간도 꾸준히 기록해 돌이켜볼 수 있도록 조금씩 적어가고자 합니다.
4년만에, 다시 브런치로
그새 67분의 구독자가 생겨 있다.
수년 씩 내버려둔 채널에도 수십 명이나 구독을 눌러줬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는 학문으로서의 디자인에 남다른 관심이 있었다.
디자인과 기호학에 즐거움을 붙였던 때라 여러 선생님들의 비평글은 읽는 재미 그 이상이었던 듯하다.
언젠가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2020년의 나로서는 서운하겠지만, 지금 나는 그때와 다른 가치관으로 살고 있다.
학교를 떠나 출판사에서 편집 기획자이자 디자이너가 되고,
다시 출판 산업을 떠나 AI 스타트업의 BX 디자이너로서 쉼 없이 달려오며
보다 세속적이고 보다 욕망에 충실해졌달까.
그래서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와 관심사도, 써내려갈 글의 주제도 많이 다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 그동안 정리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려 한다.
주로 일기에 가깝지 않을까.
괜히 욕심부렸다가 한 단락 쓸 마음도 사라질 수 있으니.
내게 일어난 사건과 그때의 마음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보잘 것 없는 시작에는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이 깃든다.
훌륭함, 위대함, 완벽함을 뒤로한 채, 자유로이 온전히 몰입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일까.
당분간 내게도 그런 행운이 깃들기를.
2024. 1. 15 월요일
(진짜 졸린데 부엌 테이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