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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동분 소피아 Apr 14. 2018

눈개승마 나물 요리 들어가요!

귀농아낙의 제철 봄요리 이야기

산골에 비가 왔다.

비가 오고 나면 하루의 피로를 씻은 것처럼 산골풍경이 개운해지는 느낌이다.

이웃 집에서 눈개승마가 봄나물로 먹이에 적당히 자랐으니 와서 가져가라는 연락이 왔다.


귀농하고는 이웃에 나들이겸 이런 일로 집을 나서는 일들이 많아졌다.

귀농 전에는 차를 마시거나 같이 쇼핑을 가거나 아니면 뭔가를 배우러 다니거나 할 때 이웃분들과 자주 만났는데 말이다.

고마운 마음에 내가 만든 수제천연비누를 포장하여 나섰다.

눈개승마는 봄나물로 많이 먹고 약성도 좋다고 알려진 나물이지만 아직은 모르는 사람이 많은 봄나물이다.


봄이면 여기저기서 봄나물들이 일제히 머리를 내밀기 때문에 여간 바쁜게 아니다.

비가 오고 나서 땅이 좀 질척이긴 했지만 그녀의 눈개승마 밭은 정갈했다.

나를 조금이라도 더 뜯어주기 위해 그 여인의 손길을 바빠보였다.

나도 옆에서 하나하나 뜯어 봉다리에 넣었다.

눈개승마는 다년생 초본이다.

한번 심으면 해마다 봄이면 빠꼼히 새싹이 올라온다.

이 녀석은 햇살이 따가운 곳보다는 낙엽이 많은 반그늘이나 음지를 좋아한다.

그런 성격은 산마늘을 닮았다고 할 수 있다.

키는 30~100cm로 아주 크게 자라며 잎의 길이는 3~10cm이며 어린 순운 식용으로 사용한다.

꽃은 하얗게 핀다.

봄이 지난 여름으로 가는 산언덕에 보면 하얀 꽃이 길쭉하게 피어 이리 흔들 저리 흔들하고 제 몸을 못가누는 사람처럼 서있는데 그게 바로 눈개승마꽃이다.

눈개승마(삼나물)를 얻어와 바깥 마당에서 씻었다.

눈개승마를 씻기 위해  함지막에 물을 받고 있는데 이미 마음에 봄향기가 스며드는 기분이다.

깜장 고무신에 양말을 짝짝으로 신었다.^^

자주 있는 풍경이다.

땅 농사도 짓고, 글농사도 짓지만 난 그래도 땅농사가 내게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농사짓는 사람이다 보니 양말에 자주 구멍이 난다.

그럴 때 한 짝을 버리면 나머지 한짝이랑 다른 양말을 맞추어 신는다.

양말이라는 것이 꼭 제짝으로만 신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귀농하고 우기며 살고 있다.


산골에서 얻은 자연의 먹거리를 얻으면 대충 씻는데 바로 어제 비가 왔기 때문에 흙이 많이 튀어 여러 번 씻어야 했다.

말끔히 씻긴 눈개승마가 어찌나 싱싱한지 금방이라도 이웃집 밭으로 달려가 제 자리에 붙을 것만 같다.

눈개승마(삼나물)는 이름이 생소할 수도 있는 봄나물이지만 또 다른 이름이 있다.

삼나물이라고도 하고 지역에 따라서는 고기나물이라고도 한다.


눈개승마에는 사포닌 성분이 많아 인삼맛이 난다고 하여 삼나물이라고도 하고, 눈개승마의 이파리가 삼의 잎을 닮았다고 하여 삼나물이라도 한다.

삶아서 말렸다가 국이나 찌개에 넣어 먹으면 고기맛이 난다고 하여 고기나물이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맛만 좋을까?

(요리하러 들어가는 발걸음이 분주하다.)


눈개승마는 효능도 뛰어나다.

열을 내려주어 피부질환 즉, 아토피에 좋고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어 준다고 한다.

해열작용을 해주고 고지혈증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데에도 좋다고 알려졌다.


눈개승마(삼나물)는 몇 가지 요리법이 있다.

첫째는 생으로 혹은 살짝 데쳐서 두릅처럼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장아찌를 만들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눈개승마장아찌를 간단히 설명하면 간장, 설탕, 식초의 비율을 1 : 1: 1로 하여 통후추 등을 넣은 다음 보글보글 끓인다.

이렇게 만든 간장물을 눈개승마에 부어주고 2~3일 후부터 먹으면 된다.

위의 방법은 생략하고 세번째 방법인 된장, 고추장에 무쳐 먹는 방법을 설명하고자 한다.

1. 봄나물은 부드럽기 때문에 거의는 생으로도 많이 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무칠 때에도 살짝만 데친다.

삶는 게 아니라 데친다.

묵나물로 말렸다가 두고두고 먹을 때에는 좀더 푹 삶지만 바로 먹는 나물을 만들 때는 살짝만 데친다.

우선 소금을 조금 넣고 물을 끓인다.

소금을 넣으면 파릇한 색도 살고, 영양손실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 소금은 지장수에서 얻은 소금이라는데 색깔이 약간 핑크색이고 덜 짜며 떪은 맛이 없다.)
(데친 다음 바로 찬물에 풍덩!!!)

2. 물이 끓으면 잎부분이 아닌 줄기 아래 부분을 먼저 끓는 물에 넣는다.

아무래도 그 부분이 두꺼워 잎보다 조금 더 데치는 것이 부드럽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마지막에 잎까지 넣은 다름 이내 건져낸다.


3. 나물류를 데친 후에는 바로 찬 물로 헹구어 주면 쫄깃한 식감을 경험할 수 있다.

찬물에서 건져낸 눈개승마(삼나물)을 적당히 물기를 제거한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너무 길면 들었다 놨다 하여 불편하기 때문에 나물은 잘라주는 게 편하다.

4. 이제 본격적으로 양념이 들어간다.

봄에는 나물을 주로 된장에 무쳐 먹는데 이번에는 귀농해서 담근 20년 가까이 된 된장과 고추장을 넣었고, 매콤한 것을 좋아하는 귀농 주동자를 위해 청양고춧가루를 조금 넣었다.

거기에 다진 마늘과 참기름을 넣고 무친 다음 통깨로 마무리를 했다.

귀농부부는 된장과 고추장이 어우러진 봄나물 무침을 좋아한다.

더군다나 20년 가까이 된 된장은 약된장이라 되도록이면 이 된장을 사용한다.

(재료를 무쳤더니 이런 모습이 되었네요.)

네번째 방법인 담백한 간장 양념 눈개승마무침을 소개하면....

이것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데친 다음 집간장을 넣고, 다진 마늘과 참기름, 통깨를 넣어 조물조물 버무리면 끝이다.

위의 방법보다 훨씬 담백하기 때문에 우리집 딸이 좋아한다.

그래서 귀농가족은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든 눈개승마가 동시에 식탁위에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가족 취향대로...^^


(20년 가까이 된 집간장을 넣고 있어요.)

밭일을 하고 돌아온 귀농 주동자인 남편이 식탁 위 봄나물 반찬을 보더니 막걸리병 가지러 먼저 간다.

막걸리를 좋아하다 보니 식사하면서 막거리를 마신다.

다른 어떤 반찬을 준배했을 때보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이렇듯 반찬을 만들면 그렇게 뿌듯하고 이내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다음에는 들에서 어떤 봄나물을 만날까 들뜬 기분이 들어 정신겅강의 강도까지 튼튼하게 해준다.

산골살이는....

당신의 식탁에는 어떤 봄향기가 자리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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