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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키리우스 Dec 17. 2021

02 아기를 안 낳는게 아니라, 못 낳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출산과 관련된 모든지표가 하락하고 있지만 상승하는게 딱 하나 있다.

바로 연간 난임 진료 인원수



아래 그래프에서 가파르게 하락하는 왼쪽 파란선은 연간 출생아수

조금씩 상승하는 오른쪽 빨간선은 연간 난임 진료 인원수이다

출생아수가 저 파란 그래프처럼 10년간 하향 추세를(들쑥날쑥이 아닌) 보여주는 것은 사회전반적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 분위기라면 난임 진료 인원수도 상대적으로 출생아수보다는 덜 줄어드는 경우는 있을 수 있지만, 전체 숫자는 줄어드는 것이 맞다. 아이를 낳고자 하는 사람의 총 수가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그런데 난임 진료 인원수는 반대방향으로 증가하고 있다.

왜?


우리나라 엄마의 평균 초산 연령은 32.2세로 OECD 평균보다 만 세살이 많고. 지난 20년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초산 연령이 높아지는게 중요한 이유는, 임신 성공률은 엄마의 나이와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굵은 실선은 임신 확률이고, 점선은 유산 확률이며, X축은 여성의 나이이다

임신 성공률은 32세를 기점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반대로 유산 확률은 상승한다.

나이가 한살한살 증가할 때마다 임신 성공률이 이렇게 낮아지는데 우리나라는 평균 출산 연령도 아니고 초산 연령이 이미 만 32세를 넘겼다. 

초산 연령이 높아지는 즉, 아이를 늦게 낳는 이유는?

너무도 단순하다. 결국 사회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을 늦게하고, 결혼하고도 바로 아이를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래 그래프는 엄마의 연령대별 출산율이 근 20년간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준다.

2000년만해도 25~29세 엄마의 출산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 2006년에 30~34세에 역전되고, 2018년에는 35~39세에도 역전되었다.

여기서 주목할 건 25~29세 출산율이 줄어들었다는게 아니라, 30대 출산율이 늘었다는 것이다.(특히 35~39세)

아이를 안 낳는게 아니라 늦게 낳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제 조금 준비가 되었거나, 더 늦어지면 안 될 것 같아 시작하려고 하니 임신이 잘 안된다.(혹여 첫애는 운 좋게 임신이 되었더라도, 둘째부터 어려워지고) 

그 결과는 매년 증가하는 난임 진료 인원으로 나타난다. 


-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다.

-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초산 연령이 가장 높다.

-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자연임신 성공률이 가장 낮다.(초산 연령의 증가 즉, 임신 시도 연령 증가는 임신 성공률을 낮춘다)

-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아기를 가장 못 낳는 나라다.


따라서 난임에 대한 비용을 포함한 정책적 지원이 가장 절실한 나라는 우리나라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난임 지원이 제일 좋을까? 답은 아니다

다음편에서 난임 지원에 대해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PS. 내몸인데 왜 여러분이 걱정하시는지요?

난임지원 확대를 얘기할 때 정부 예산 문제와 꼭 함께 등장하는 이유.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또 시술 횟수 제한을 둔 것은 여성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저기 내가 내 자유의지로 무리해서라도 아기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건데, 내 건강 보호 그건 내 담당 의사와 나와 가족이 결정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왜 내 몸도 모르는 분들이 대신 그 걱정을 해 주시는건지...



PS2. 혹시 임신 준비 중이거나, 임신하신 분은 열달후에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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