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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소한 스텔라C Nov 24. 2021

차돌박이 깻잎 된장 국수를 먹다가


점심으로 차돌박이 깻잎 된장 국수를 먹었다.  외근을 다녀오느라 때를 놓친 점심이었다.  아침을 건너뛴 뒤라 몹시 허기졌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자마자 급히 먹기 시작했다.   그릇을 말끔하게 비우고 나자, 이번엔 배가 터질  같았다.  숨을 쉬기 힘들 만큼.  나는 생각했다.


  항상 배가 고프거나,  배가 터지거나,  혹은 지루하거나, 일이 많아서 미치겠거나 하는 극단적 상황일까?   인생에는  중용이 없는 걸까?  


가령 국수를 이십 분간 먹었다고  , 배가 매우 고팠던 초반  분의 상황, 그리고 배가 부른데도 마저 먹었던 후반  분의 상황을 제외하면,  거의  분간은 배가 고프지도, 부르지도 않은 시간이 있었다.   인생에도 지루하지도, 바빠서 미칠  같지도 않은 시간이  많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결핍과 과잉만 기억했다.  평온했던 많은 시간들은 주목하지 않았다. 결국 배가 고프거나, 배가 터지거나의 인생을 선택한   위장이 아니라,   기억의 앵글인 것이다.   


그나저나, 차돌박이 깻잎 된장 국수는  맛있습니다. 차돌박이의 고소함과 깻잎의 산뜻함이 어우러진 중용의 맛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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