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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학 Nov 21. 2021

자꾸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때

업스트림 / 댄 히스

업스트림. 처음 이 책 제목을 봤을 때 무슨 뜻일까 했습니다. 서론에 있는 예시를 보고 이해했습니다. 친구와 강가에서 소풍을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강물에 한 아이가 떠내려 온 겁니다. 물에 뛰어들어 아이를 구하고 보니 또 아이가 떠내려 옵니다. 한두 명이 아닙니다. 정신없이 아이들을 구하다 갑자기 친구가 물 밖으로 나갑니다. 아이들을 구해야지 어딜 가냐고 물어보니 친구가 답합니다. '상류(upstream)로 가서 아이들을 물에 던지는 놈을 잡으려고.' 


업스트림과 반대로 눈에 보이는 사고(?)가 터지고 수습하는 현장은 다운스트림입니다. 하지만 다운스트림의 문제들은 더 근본적인 업스트림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계속 반복됩니다. 문제를 양산하는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수습만 하다 지쳐 나가떨어지는 것이죠.



문제의 근본을 찾아 해결한다는 콘셉트 자체는 사실 새로운 건 아닌데 이 책 읽으면서 가장 놀란 부분은 예시의 양과 범위입니다. 환경, 공교육, 의료, 보험, 교통사고, 범죄율, 채용, 고객상담 등 광범위한 예시를 들면서 어떻게 다운스트림 문제 상위에 어떤 업스트림 문제가 있었는지, 그래서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했는지 예시가 나옵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스틱!'으로 유명한 댄 히스입니다. 읽다 보면 자료 조사와 인터뷰를 정말 많이 했구나 생각이 듭니다.


읽으면서 문득 인사와 관련된 다운스트림 문제 상당 부분은 업스트림에서의 채용 문제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채용보다 더 업스트림의 문제는 일은 급한데 몇 안 되는 지원자 중에서 사람을 뽑아야 하는 상황, 회사의 매력도 그 자체일 텐데 이건 인사담당자가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긴 하죠. 


또 하나 공감되었던 부분은 잘못된 측정과 보상(업스트림)이 다운스트림 문제를 양산한다는 점입니다. 이걸 '허깨비 승리'라고 표현하는데,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 범죄 신고 자체를 무시한다든지, 실제로 보수가 필요한 지역의 인도보다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부자 동네의 인도가 훨씬 자주 교체된다든지 하는 사례들입니다.


이 책은 업스트림으로 나아가기 위한 행동전략으로 인재, 시스템, 개입 지점 탐색, 경보 시스템 구축, 허깨비 승리 방지, 부작용 방지, 비용, 총 일곱 가지를 듭니다. 책의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사례가 너무 많고 강렬해서 읽고 나서 저 일곱 가지가 뭐였는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그래도 회사에서, 삶에서 비슷하게 반복되는 문제에 지친 분들이라면 읽어보실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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