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먼저 단단해지기 위하여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되고, 정신없이 새학기를 보내니 어느새 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있었다. 코로나로 출결, 원격 수업 등 새로운 교육의 이슈와 씨름하고 나니 별 한 것 없이 한 학기가 간 느낌이었다. 아이들도 못보고, 수업도 제대로 못하고, 선생님들끼리는 더더욱 소통이 힘들어지고.. 무력함을 느낄 쯤에 문득, 예전부터 갖고 있던 특수교사 책모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20년 가을부터 시작된 책,받침 모임(인천특수교사 책모임. 이지만, 인천 남부 초, 중등 일부 선생님만 참여한다 ;;). 현재 두번째 멤버로 22년 모임을 진행 중이다. 이 메거진에서는 책,받침 모임 때 진행한 책과 모임 때 나눈 이야기를 정리하고 싶다. 아래는 책 모임 홍보를 위해 인천 남부 특수 선생님들에게 보낸 메세지 내용이다.
특수교사로써 부단히 노력해 오고 있는 우리!
'장애', '교육'에 대해 공부해온 우리지만 정작 우리 학생들 일상의 삶, 장애인의 삶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이해는 특수교사들에게 당연한 것들이지만, 그만큼 우리 개개인이 이에 대해 올바르고 단단한 인식을 갖고 있는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책 나눔을 통해 먼저 '장애'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살펴보고, 현실의 '장애인의 삶'을 더 내밀하게 이해해 몇 년 뒤 '장애인' 성인으로 삶을 살아갈 우리 학생들이 올바른 정체성을 갖도록 우리가 든든한 '받침'의 역할을 하길 기대합니다.
대부분 책모임이 사실 그러하듯, 뭐 거창한 목적은 없다. 우리가 먼저 단단해지기 위해서. 내가 우리 학생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갖기 위해서.
몇년 전 같이 근무하던 한 부장 선생님과 나눈 대화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쌤, 00학생(장애학생) 내 수업에 꼭 들어와야해? 하나도 이해 못하는 것 같은데"
"아.. 그러세요? 흠.. 그래도 어쩌구 저쩌구.. "
"그.. 그래, 알겠어요."
통합학급 수업에 들어오는 장애학생이 부담된 선생님이 푸념하는 말이었다. 답변한다고 했는데 말한 나도 설득이 안될 것 같은 그 찝찝함이란.. 그날 이후 나도 확신하지 못하는 통합교육, 우리 아이들을 교과선생님이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부터 먼저 무장되야 겠다라는 나름의 결단이 들었다.
<책,받침>은 특수교사들, 우리들이 먼저 단단해 지기 위한 책모임이다. 그래야 우리가 학생들의 든든한 '받침'의 역할을 온전히 할 수 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