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카메라 찍는 아가씨
나는 대부분의 일에 있어서 쉽게 만족하지 못한다.
계속해서 완벽을 추구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기준점은 너무 높다.
그래서 항상 나의 결과물들에 있어서 만족하지 못한다.
하지만 유일하게 만족하는 것 하나,
바로 사진이다.
그저 필름으로 인화되어 나온 나의 사진은 한 장 한 장 소중하고 만족스럽다.
(자기 만족)
대학 시절에는 사진 강의도 듣고
항상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지만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핸드백에 무거운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가 쉽지 않았다.
얼마 전, 컴퓨터 폴더를 정리하다
오랜만에 나의 사진들을 보고 다시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뭉클함과 애뜻함, 열정이 끓어 올랐다.
"나 다시 사진 찍어야 겠어!"
(불끈)
카메라 수리와 인화 때문에
얼마 전 알게 된 집 근처 사진관에 방문했다.
주인은 말끔한 노 신사였다.
사진 작가 겸,
*** 사진 동호회 회장이라고 하셨다.
동호회 가입 제의받았다...
(하하하 )
할어버지의 말씀.
아가씨 사진을 절대로 돈 벌려고 하면 안 돼.
취미로 해야해. 취미로.
그리고 내가 많이 가르쳐줄테니 배워봐
요즘에 필름 카메라를 들고 찾아오는 젊은 여자가 거의 없다고
하시면서 반가워했다.
난 내 사진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사진에 무언가를 바랐던 적이 있었나
난 무엇 때문에 사진을 찍는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고.
사진 구도에 대해 설명하셨다.
사진의 스토리 전달.
난 과연 내 사진 속에서 무슨 이야기를 담으려 했던가?
사진에 있어서의 구도, 규칙
난 그것을 염두하면서 사진을 찍었나?
꼭 지켜야 하나 그것들을?
그 얘길 듣고 와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게 불편해졌다.
자꾸 그 근본적 이유와 이론을 생각하려니
복잡하다.
하루 빨리 이 의문을 풀어야하는데,
게속 질문들만 되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