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타로 Dec 23. 2018

패션 유튜버, 어떤 사람일까?

20만 구독자를 가진 '옷 잘 아는 동네 형' 쩡대를 만나다

인플루언서 전성시대다. SNS사용과 동영상 시청시간이 늘면서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연예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0대-30대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플루언서의 신뢰도가 연예인의 7배라는 조사결과도 발표됐다. 


10대-30대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플루언서의 신뢰도가 연예인의 7배라는 조사결과도 발표됐다. 

브랜드, 유통업계도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유튜브 광고 매출은 2014년부터 연평균 20% 이상씩 성장 중이다. 코트라에서는 미국의 인플루언서 시장이 2016년 20억 달러에서 2020년 50-100억 달러 규모로 3-5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기 유튜버 대도서관은 “1인 미디어는 미디어의 혁명이 아니다. 유통의 혁명이다”라는 말로 인플루언서 열풍을 정리했다.


패션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남성 패션 유튜버의 경우 개인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에서 BJ로 활동하다가 넘어온 경우가 많아 견고한 1020 팬덤을 자랑한다. ‘쩡대’라는 예명으로 유명한 정대현은 남자 패션 BJ의 시초 격이다. 


“모델 일을 고등학교 때부터 했고 대학교에서는 연극 전공을 했는데, 옷을 워낙 좋아했어요.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할 때 그걸 알아보고 옷에 대해 물어보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원래 아프리카에 사진보면서 얼굴평가를 하는 그런 컨텐츠가 있었는데, 그걸 보고 나는 패션 평가를 해봐야겠다.” 


패션 평가는 쩡대tv의 인기 컨텐츠다. 시작할 당시 실시간 시청자가 3천 명에 달했고, 아프리카tv에서 대상을 받았다. 유튜브로 넘어온 지금은 구독자가 20만에 달한다. 시청자들이 카카오톡으로 옷 입은 사진을 찍어 보내면 코멘트 및 조언을 해준다. 보통은 스타일링에 자신이 없는 1030 남성들이 착장을 보내지만, 아기옷, 강아지옷 등 기상천외한 사진도 많이 도착한다. 3년간 받은 사진만 3-4만개다.


쩡대tv는 옷 입는 게 어려운 사람들에게 ‘옷 잘 입는 동네 형’ 같은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간다. 재미와 더불어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조언이 시청자를 끌어들인다. 2년 전에는 오프라인 쇼핑몰인 ‘쩡대샵’을 오픈했다. “옷을 고르는 걸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이거만 입으면 평균은 간다’는 느낌으로 제가 직접 가져오기 시작했어요. 기본적인 옷보다는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옷 위주죠.” 샵을 방문하는 고객에게는 직접 옷을 추천해 주고 스타일링을 해준다. 방송의 연장선이다.


“여기서 팬미팅을 한 적이 한번 있어요. 한 20명 정도 올 줄 알았는데 가게가 꽉 차는 인원이 와서 놀랐죠. 그걸 보고 구독자들이 나를 좋아해주는구나. 그런데 아직 아무래도 저라는 사람보다는 저의 컨텐츠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라는 사람을 좋아해야 뭘 해도 좋게 봐줄 텐데. 그건 제가 앞으로 풀어가야죠.”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각광받으며 그의 활동범위도 넓어졌다.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앤더슨 벨’ 제품 리뷰 영상을 찍은 게 대표적이다. 구독자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옷의 안감이나 핏 등 고민되는 부분을 짚어주는 리뷰 영상을 만들었다. 그가 협찬으로 리뷰했던 제품이 완판되는 사례는 예전에도 있었다.


주 구독자층인 10-20대에게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를 소개하기도 한다. 파크랜드에서 출시한 정장브랜드 ‘오스틴리드’가 대표적이다. 오스틴리드는 젊은 소비자도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가성비’ 정장으로 포지셔닝하는 브랜드다. 그는 영상을 통해 이 브랜드가 나이대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자 했다.


조만간 스타일링 강의 출강이 예정돼 있고, 11월에는 직접 제작한 코트를 출시한다. “제 방송을 보는 구독자들이 저를 소개할 수 있는 커리어나 경력을 하나둘 채워가고 있어요. 스타일링 수업을 하고, 브랜드도 하고, 쇼핑몰을 하는 사람이면 옷을 모를 수가 없잖아요. 저라는 사람에 대한 믿음을 주고 싶어요. 몇 안 되더라도 저를 지켜봐주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팬들한테도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옷을 잘 입는 팁을 묻자 ‘나가서 옷을 많이 입어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옷을 잘 입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 가지 스타일에 갇혀있지 말고 다양하게 입어봤으면 좋겠어요. 옷을 입는 스펙트럼이 넓어서, 이것도 입을 줄 알고 저것도 입을 줄 아는 게 진짜 잘 입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렵다면 언제든 쩡대샵으로 오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따뜻한 느낌의 목재와 각종 피규어로 채워진 아늑한 분위기에서 ‘친한 동네 형’에게 스타일링 받을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한 가지 스타일에 갇혀있지 말고 다양하게 입어봤으면 좋겠어요. 옷을 입는 스펙트럼이 넓어서, 이것도 입을 줄 알고 저것도 입을 줄 아는 게 진짜 잘 입는 거라고 생각해요.


매거진의 이전글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하프클럽'의 성장비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