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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미썬 Jul 24. 2022

진짜진짜최종을 향해서

[오늘도 책을 만듭니다] 19

디자인 시안에서 헤매던 나는 어느새 수십 권의 책을 담당하고 출간했다. 첫 번째 회사에서는 단 한 번의 인쇄 사고도 내지 않았다. 두 번째 회사로 이직하자마자 개정판을 위해 수정하던 책으로 사고를 냈다. 첫 회사와 별색 처리하던 방식이 달라 상사에게 물으니 내가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하여 그대로 했다.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라는 걸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 났던 사고였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종 PDF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자주 틀리는 내용을 모아보았다. 수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므로 유의해야 할 점이 많다.     


페이지 번호

용량 문제로 책 한 권을 하나의 파일로 만들지 않는다. 각 장의 끝과 다음 장 시작에서 페이지 번호를 바르게 이었는지 확인한다. 인디자인에서 [책] 기능을 사용하면 중간에 잘못 동기화되기도 하므로 작업 중 확인은 필수다.    

 

집필진과 판권

단행본은 저자나 옮긴이 소개를 날개나 판권에 넣는다. 학술도서는 집필진이 수십 명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앞부속이라고 부르는 서문 뒤에 별도 페이지를 넣는다. 저자가 많으면 저자 명단만 여러 쪽이 된다. 저자 소속이나 직위가 맞게 들어갔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본문보다 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판권에 있는 저자 이름과 책의 고유번호인 ISBN, 가격이 정확한지, 표지에 넣은 내용과 일치하는지도 확인한다.     


(part)와 장(chapter) 번호

도비라, 하시라, 그림, 표 등은 각 파트나 챕터의 번호가 삽입된다. part 1, 그림 2-2, 표 5-4, 상자 3-3 등이 그 예이다. 한 개의 시안을 복사해서 사용하다 보면 번호를 고치지 않아서 틀리는 경우가 많다. 인디자인에서 자동화 기능을 이용하면 수고를 덜 수 있다. 하지만, 기능이 완벽하지 않고, 때로는 자동화 기능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으므로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본문 페이지 연결

책을 읽다 보면 본문 중에 ‘x쪽 참고’라는 말을 쉽게 볼 수 있다. 책의 페이지가 확정되는 건 2교~3교이므로 정확한 페이지는 최대한 늦게 수정한다. 그래서 놓치는 경우도 있으니 마지막에 꼭 페이지를 확인한다.   

  

제목 및 단락 스타일

제목의 하위 단계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1단계 제목은 눈에 잘 띄는 편이라 실수가 덜한데 2단계나 3단계 제목 스타일은 크게 다르지 않아 잘못 편집하는 경우가 꽤 있다. 제목 앞뒤 간격이 다른 걸 마지막에 발견하고 수정했다가 페이지가 밀리는 불상사도 생길 수 있다. 최종 파일에서는 페이지를 고정하고 찾아보기와 출력 대수까지 맞춘 상황이므로 틀어지면 곤란하다. 그럴 땐 스타일이 아무리 달라도 페이지 내에서만 조정하는 융통성도 필요하다.

본문 스타일도 첫 단락, 기본 단락, 인용 단락이 다르니 꼼꼼한 교정이 필요하다.     


분판 색상

PDF에 [출력 미리보기] 기능이 있다. 문서를 인쇄용으로 분판하여 CMYK 4색으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으로 색상이 바르게 쓰였는지 확인한다. 예를 들어, 본문 텍스트 검정색은 K100%로 사용해야 하는데 간혹 4색이 다 섞인 어도비 프로그램의 기본색으로 설정된 경우가 많다. 그럼 인쇄할 때 4가지 색을 사용하니 핀이 맞지 않아 글자가 겹쳐서 흔들리는 것처럼 보인다. 

2도나 5도 등 별색 인쇄를 할 때도 하나의 별색으로 사용했는지 4색을 혼합한 색상인지 파악하여 수정한다.     

그림이나 글자 깨짐(인쇄소에서 전달한 출력용 PDF에서 반드시 확인)

필름을 출력하여 인쇄하던 시절에는 필름에 깨진 글자가 없는지 꼭 확인했다. CTP를 하면서부터는 글자가 깨지는 일은 많이 보지 못했다. 

반면에 그림 오류는 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레이어가 많거나 그라데이션이 사용된 그림은 PDF로 똑같이 구현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여러 시도를 하며 수정해야 한다. 

초음파나 방사선 촬영 사진은 흑과 백의 명암이 중요하다. 사진을 너무 밝거나 어둡게 보정하면 병변 부위가 드러나지 않고 묻힐 수 있다. PDF에서 괜찮더라도 잉크와 종이가 만나 그대로 표현되지 않을 수 있으니 인쇄 감리에서도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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