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냄새에서 피어난 푸른 치유의 불꽃
아로마테라피와 천연 화장품 원료 중에서 가장 매혹적이면서도 난해한 평가를 받는 식물을 꼽자면 블루 탄지를 들 수 있다. 국화과에 속하는 이 1년생 초본 식물은 작고 노란 단추 모양의 꽃을 피우지만, 수증기 증류를 통해 에센셜 오일을 추출하면 심연의 바다를 연상시키는 짙고 선명한 푸른색 액체가 흘러나온다. 이 푸른 오일은 현대 스킨케어 시장에서 피부를 진정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고급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블루 탄지의 에센셜 오일 병을 처음 여는 순간, 사람들은 종종 당혹감을 느낀다. 달콤한 과일 향이나 부드러운 풀꽃 향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코를 찌르는 강렬한 약초 냄새와 눅눅한 흙내음, 심지어 시체가 썩거나 오래된 영안실을 연상시키는 다소 기괴하고 무거운 향기가 후각을 덮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독특한 향취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과거 탄지 계열의 식물들은 시신의 부패를 막고 냄새를 덮는 장례 의식에 필수적으로 쓰였으며, 그 짙은 향기 속에는 해충과 세균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려는 식물의 치열한 화학적 투쟁이 담겨 있다. 이번 글에서는 블루 탄지의 어원적 기원부터 시신 보존에 쓰였던 서늘한 역사, 그리고 현대 하이엔드 뷰티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궤적을 알아본다.
탄지(Tansy)라는 이름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 아타나시아(Athanasia)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는 죽지 않는 혹은 불멸을 의미한다. 식물의 노란 꽃을 꺾어 말려도 오랜 시간 그 형태와 색깔이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생태적 특성을 관찰한 고대인들이 붙인 이름이다. 역설적이게도 영원한 생명을 뜻하는 이 이름은 훗날 망자의 시신이 썩지 않게 보존하는 데 쓰이면서 죽음의 의식과 깊게 결부되는 언어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향료 시장에서 블루 탄지는 종종 모로칸 캐모마일 혹은 모로칸 블루 캐모마일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곤 했다. 같은 국화과에 속하고 에센셜 오일이 푸른색을 띠기 때문에 저먼 캐모마일의 일종으로 오인된 결과이다. 그러나 블루 탄지(Tanacetum annuum)는 캐모마일 속과는 명확히 구분되는 탄지 속 식물이다. 캐모마일보다 훨씬 강렬하고 톡 쏘는 향기를 지니고 있어, 조향과 테라피에 있어 두 식물은 철저히 구분되어 다루어진다.
식물학적 분류에서 블루 탄지는 근연종인 일반 탄지(Tanacetum vulgare)와 혼동을 겪었다. 일반 탄지는 북반구 전역에서 흔히 자라며, 투존(Thujone) 성분의 함량이 극도로 높아 신경 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식물이다. 반면 북아프리카 지중해 연안에서 자라는 블루 탄지는 독성 물질인 투존의 함량이 매우 낮고 항염 작용을 하는 카마줄렌 성분이 풍부하다.
블루 탄지의 냄새를 맡을 때 시체가 썩는 듯한 기괴함이나 영안실 특유의 약품 냄새를 느끼는 것은 후각적 착각이 아니다. 중세부터 근대 유럽에 이르기까지 탄지 계열의 잎과 꽃은 시신을 방부 처리하고 수의에 함께 싸서 관에 넣는 가장 대표적인 장례식 식물이었다. 방부제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탄지가 뿜어내는 압도적인 방향 성분은 시신의 부패하는 악취를 가리고 구더기나 파리가 꼬이는 것을 막는 최선의 수단이었다.
블루 탄지 오일의 화학적 조성을 살펴보면 캄포(Camphor), 사비넨(Sabinene), 피넨(Pinene) 등의 화합물이 높은 비율로 섞여 있다. 나프탈렌이나 소독약을 연상시키는 날카롭고 매캐한 캄포 향과, 축축한 소나무 숲의 그늘진 냄새를 내는 성분들이 복합적으로 충돌한다. 인간의 후각은 익숙하지 않은 고농도의 방부 및 살균 성분들의 집합을 맡았을 때 본능적으로 위협적이거나 기괴한 약초 냄새로 해석하는 경향을 보인다.
강렬한 소독약 냄새의 첫인상이 지나가고 나면, 블루 탄지의 베이스에는 잘 익은 사과나 블루베리를 연상시키는 묘하고 눅눅한 단맛이 깔려 있다. 젖은 흙의 냄새와 과일이 농익어 발효되기 직전의 달콤함이 섞여 있어, 원액을 직접 맡았을 때는 두통을 유발할 만큼 무겁고 혼란스러운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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