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쫓겨 호흡이 가빠질 때, 나만의 템포를 되찾는 향기
본격적인 업무가 궤도에 오르는 오전 시간, 모니터 앞에 앉아 메일함을 열어보는 순간부터 우리의 신경계는 쉴 새 없이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화면을 채우는 수많은 텍스트, 끊임없이 울려대는 메신저 알림, 여기저기서 오가는 동료들의 업무적인 대화 소리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에너지가 더해지며 사무실의 공기는 점차 팽팽하게 과열되어 갑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일을 처리하는 평범한 일상의 풍경이겠지만, 초민감자의 감각은 이 모든 상황을 꽤 버겁고 무거운 자극으로 받아들이곤 합니다.
우리를 지치게 하는 것은 단순히 처리해야 할 업무의 절대적인 양만이 아닐지 모릅니다. 기한을 맞추려 서두르는 동료의 타자 소리에 묻어나는 조급함이나, 누군가 무심코 내뱉는 얕은 한숨에 담긴 피로감까지 우리 피부에 고스란히 닿기 때문이죠. 타인의 감정과 공간의 분위기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성향 탓에, 나의 일이 아닌 주변의 어수선한 상황들마저 내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느껴져 마음이 쉽게 무거워집니다.
주변의 속도가 빨라지면 나의 뇌도 그 속도에 맞추어 무리하게 회전을 시작합니다. 나는 아직 내 페이스대로 천천히 걸어가고 싶은데, 주변 환경의 분주한 기운에 신경계가 무의식적으로 동기화되어 버리는 것이죠. 억지로 끌어올려진 텐션 속에서 일을 하다 보면, 정작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명확히 인지하기도 전에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소진해 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타인의 조급함에 주파수를 맞추다 보면 심장 박동은 덩달아 빨라지고, 호흡은 얕아지며, 어깨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곤 합니다. 업무에 오롯이 집중하기 위해 필요한 나의 고요한 에너지가, 주변 환경의 변수들을 방어하고 쳐내는 데 낭비되고 마는 셈입니다. 결국 하루 일과가 절반도 지나지 않아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는 듯한 방전 상태를 마주하게 되는 것도 이토록 얇게 열린 감각의 경계 때문일 것입니다.
처리해야 할 일들이 한꺼번에 밀려올 때, 초민감자의 뇌는 종종 우선순위를 분류하는 기능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경향을 보입니다. 중요하고 급한 일과 천천히 해도 될 일을 나누어 순차적으로 접근하면 좋겠지만, 쏟아지는 자극 앞에서는 그 모든 과제가 동일하게 무거운 짐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이메일 답장 하나를 쓰는 일과 중요한 기획안을 작성하는 일이 뇌의 입장에서는 똑같이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하는 거대한 장벽으로 인식되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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