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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르유 Nov 30. 2022

11월, 나의 20대의 전반전과 후반전을 지나는_마음

월드컵이 한창이다.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2번의 경기에서 무승부, 패배를 했지만 아직 한 경기가 남았기에 잘 해내리라 믿는다.


서른 살이 되기까지 아직 1달이 남긴 했지만 11월 마지막 날인 오늘 유난히 나의 20대를 돌이켜보게 된다.

축구에 전반전과 후반전이 있듯이,

나에게도, 나의 20대에도 전반전과 후반전이 있다.


전반전은 19살 수능 이후 대학 합격 소식을 들었던 2012년 12월부터 5년,

후반전은 24살 회사 합격 소식을 듣고 입사한 2017년 12월부터 5년,

어떻게 하다 보니 5년 단위로 나의 20대가 전반과 후반으로 나뉜다.


그렇게 인생의 큰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대학과 취업을 거치면서 나의 20대가 흘러갔다.




전반전에서는 확실히 더 다이내믹하고 다채로운 경험으로 채워졌던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국가들로 여행을 다니며 참 열심히도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래서인지 대학생활에 있어서 크게 후회되는 점은 없다. 남들은 좀 더 놀다가 취업했어야 하지 않냐고 되려 나보다 더 아쉬워하는 말을 건네곤 한다. 하지만 놀기도 많이 놀고 그러면서 해야 할 일들도 열심히 했던 5년이기에 아쉬운 마음은 크게 들지 않는다. 영원히 대학생으로 남을 수 없다는 현실로 인해, 졸업 이후의 진로 고민으로 잠시 방황하고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2번의 인턴으로 직접 경험하고 부딪치며 나 스스로 나에게 맞는 길을 찾아 나섰다. 아무래도 전반전의 시기를 지난 지 시간이 많이 흘러 당시의 기억이 많이 미화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24살 겨울, 취업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면서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후반전의 시작이었다. 후반전은 전반전보다 더 쉽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타지 생활과 함께 새로운 사람들과의 낯선 환경을 적응하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눈치만 보던 5개월의 인턴 시기를 거쳐 정식 사원이 되었고, 이후 2번의 승진이라는 감사한 일도 있었다. 좋은 분들을 만나 함께 일하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하기도 했지만 어디에나 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라 그로 인해 꽤나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다. 말 그래도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5년이었다. 이직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기도 했지만, 그만한 용기와 절실함까진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지 말되 건강하게 회사를 다닐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자는 스스로의 다짐과 함께 출퇴근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건강을 더 챙기기 시작했고, 그림과 사진 등 취미생활을 통해 나만의 힐링 시간을 가지려고 했다. 20대 후반부터는 '경제력' '자본주의'와 같은 개념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업무 외 시간은 재테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취업하기 전만 해도 내가 하는 일을 통해 어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일을 대하는 태도도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와 자세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이게 내 인생의 전부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관심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도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다. 대학생 때까지 이론으로만 배우던 개념들을 이젠 실전에서 적용하고 활용해나가는 중이다. 그 과정은 20대 전반전의 시기보다 실히 재미없고 무미건조하다. 앞으로의 30대도 당분간 그 노잼 시기를 거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에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갈 생각이다.


간략하게 지난 10년간의 모습과 생각 변화를 적어봤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적으로 많이 성장했음을 스스로 느낀다. 그래서 앞으로 다가올 30대의 10년이 더 기대가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30대를 앞둔 지금은 생각보다 덤덤하고 큰 감흥은 없다. 다만, 나름대로 생각해두었던 20대 마지막 여행인 시베리아 횡단 열차 타기를 실현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서른 살이 되었을 때 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본 적이 없어서인지 지금 모습이 서른 살까지 이어져도 괜찮을 것 같다. 그저 현재의 내 모습이 실망스럽지 않도록, 그래서 앞으로의 내 모습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뿐이다.


30대를 맞이하는 마음가짐과 앞으로의 지향점에 대해서는 올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쯤에 글로 풀어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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