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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르유 Dec 24. 2022

12월, 결혼이라는 또 다른 출발점 격차에 대한_마음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여러 생각이 많아진다.


올해는 특히나 주변에서 결혼을 많이 했다. 아직 동갑 친구들까진 아니지만 언니 오빠들의 결혼식들로 가득했던 1년이었다.


여러 결혼식장을 가고, 관련 이야기와 고민을 들으며 자연스레 각 상황이 '비교'되고 나의 상황과도 '비교'가 된다. 특히나 최근 결혼 소식을 전한 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생각은 더 커졌다. 양가의 경제적 여유가 꽤 있는 상황으로 보이는데 덕분에 신혼집까지도 걱정 없이 들어가 살 수 있는 집이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그전까진 크게 들지 않았던 생각이었는데, 이번 소식을 들으며 결혼이라는 게 새로운 '삶'이자 동시에 새로운 '출발점' 이겠구나, 싶었다. 평생을 함께할 사람과 제2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면서 두 명이 함께 출발하는 출발 지점이 정해지는 시기.


한 때 이슈화되었던 '수저' 논쟁처럼, 태어날 때부터 출발점이 다르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듯이 결혼과 동시에 시작되는 또 다른 삶의 출발점 또한 생각보다 꽤 차이나 날 수 있겠다 싶었다. 비교하고 싶지 않지만 아는 게 많아질수록 비교할 수 있는 대상도 많아진다. 지금 내 삶에 만족하다가도 주변의 여러 이야기를 듣다 보면 부러움의 감정이 드는 게 사실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부모님께서 부족함 없이 자랄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셨다고 생각하기에 그저 단순히 '수저'로 나의 지난 삶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 평범한 삶을 산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 조금씩이나마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삶에 그저 만족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은 건 사실이다. '더 잘 살고 싶다는 욕구'가 크기 때문에 더 놀고 싶은 마음, 더 사고 싶은 것 모두 다 자제하는 이유, 시간을 쪼개가며 재테크 공부에 매진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나 혼자 어떻게 잘 살아보겠다는 마음가짐과는 별개로 '결혼'이라는 또 다른 시작으로 인해 쉽게 뛰어넘을 수 없는 간격의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다는 것은 꽤나 힘이 빠지는 일이다. 지금 내가 이렇게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무의미해지는 건 아닐까, 이렇게 하다 보면 정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출발점부터 다른데 그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걸까.


이제 막 시작한 사람이 벌써부터 이런 회의감에 빠진다는 게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드는 솔직한 심정이다.  


올해의 마지막 글이 행복, 따뜻함 느낌이 나지 않고 다소 심란해지는 글이 되어버렸지만.. 매달 느꼈던 감정을 적어보자는 게 <마음 기록>의 취지이기 때문에 솔직하게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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