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ergieon Apr 21. 2017

Café Lumière

Kā fēi shí guāng


Café Lumière

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만든 대만의 허우샤오셴 감독이 연출한 카페 뤼미에르(Café Lumière).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을 읽다가 알게 된 영화입니다. 그의 추천은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널 필요 없을 정도로 항상 완벽했기 때문에 바로 감상을 했죠. 정말 좋은 영화더군요. 밋밋하다면 밋밋하고 깔끔하다면 깔끔한, 영화의 원제처럼 '마음을 안정시키고 재정비해서 앞으로의 일을 준비하기 위한 평온한 한 때'라는 장엄한 문장이 딱 들어맞는 영화입니다. 이번에 도쿄를 가게 되어 일정에는 없었지만 반나절을 시간을 내어 카페 뤼미에르 촬영지 쪽인 진보초 쪽을 가보았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며 마지막 씬을 장식한 오차노미즈(御茶ノ水駅) 역
오차노미즈의 포인트 뷰인 히지리바시(聖橋) 다리에서 본 풍경.
후지 일회용 카메라로 촬영.

우선 오차노미즈 역(御茶ノ水駅)을 찾았습니다. 영화에서도 계속해서 등장하며 마지막 엔딩 씬의 미장센을 장식한 오차노미즈 역(御茶ノ水駅)입니다. 역을 나오면 두 개의 다리가 보이는데 두 번째 다리가 이 뷰를 볼 수 있는 히지리 바시 다리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제가 갔을 당시엔 한창 공사 중이어서 결국 다리의 가운데서 찍지 못하고 끝자락에서 나마 팔을 펼쳐서 찍어 봤습니다. 


エリカ
영화 속 등장하는 cafe Erika

영화 속에서 몇몇의 카페가 등장하는데 그중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은 단연 카페 에리카(エリカ),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를 촬영한 60년 된 본관은 문을 닫아버렸더군요. 2호점이 이제 본점이 되어버렸지만 이 곳 또한 50년 정도의 역사와 고풍스러운 마스터, 본점과 같은 인테리어로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아쉬운 데로 이곳에서 만족을 해도 괜찮을 정도로 말이죠.



영화의 성지순례가 아닌 이상, 동네 현지인들이 찾는 느낌이 강합니다. 가구와 인테리어는 본점과 똑같이 해놓아서 영화 속에서 나오는 장면과 비교해보면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멋들어진 마스터와 맛 좋은 커피, 신문을 읽으며 한적한 오후를 보내는 어르신들, 그 순간의 풍요로운 느낌은 꽤나 좋았습니다. 영화 촬영지인 본점이 아니어도 이 곳 카페 에리카의 매력은 무시 못하겠더군요.


誠心堂書店
2대째 이어 고서점을 운영하는 하지메(아사노 타다노부)의 세이신도 서점.

진보초엔 고서점이 많이 위치해있습니다. 그중 영화에 나온 세이신도 서점(誠心堂書店). 내부도 촬영하고 싶었으나 민폐일 거라 생각해 망설였습니다. 마침 사장님이 가게를 잠시 비운 상태라 어차피 문은 닫힌 상태, 나름의 타협(?)을 본 것이죠.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없는 상태로 급하게 이뤄진 일정이라 많은 부분이 아쉬운 글입니다. 하지만 굳이 진보초나 오차노미즈가 아니어도 카페 르뮈에르의 향은 도쿄에서 충분히 찾게 될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럽 버스의 낭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