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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수복 Sep 13. 2016

34. 한순간도 주식시장을 떠나서는 안된다

    자산관리를 할 때 주식시장과는 결혼만 하지 절대 이혼을 해서는 안 된다. 이 말은 자산관리를 할 때 어느 한순간도 주식시장을 떠나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주식시장과 결혼한다는 말은 돈을 굴릴 때 주식을 자산배분의 대상에 포함한다는 것이다. 주식을 자산배분에 포함할 때 시장 타이밍을 예측해서 실행을 해서는 안 된다. 자산배분을 어떻게 짤 것인가 하는 것은 앞에서 언급을 했다.


    이제 막 제대로 된 자산관리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의 나이는 40세다. 거주 주택을 제외하고는 다른 부동산을 가지고 있지 않다. 금융자산은 4억 원이 있다. 그는 지금부터 투자를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100-나이 이론에 따라 투자자산인 주식에 60%를 투자하기로 하고, 나머지 40%는 안전자산이면서 동시에 고정적인 수입을 가져다주는 은행 예금과 채권에 넣기로 했다. 자산배분 전략이 수립된 것이다. 


    주식은 직접투자가 아닌 펀드에 넣기로 했다. 개별 펀드도 가치주와 성장주에 나눠 넣기로 했다. 2억 4천만 원을 펀드에 투자할 때 시장 타이밍을 예측해서 기다리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2억 4천만 원을 넣기에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원칙을 정했다. 2억 4천만 원을 다섯 번 나누어서 넣기로 했다. 시장 예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대응한다. 매월 10일에 5천만 원씩, 마지막 달은 4천만 원을 넣는 식이다. 정기예금과 채권은 당연히 한꺼번에 넣으면 된다. 


    이렇게 자산배분을 한 후 6개월이 지날 시점에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그렇다고 이때 주식시장을 떠나서는 안 된다. 겁을 먹을 필요도 없다. 만약 이때 포트폴리오가 당초의 60:40의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 50:50으로 바뀌어 있다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한다. 주식시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채권에서 돈을 일부 찾아 주식으로 더 넣는다. 그것도 즐거운 마음으로. 왜냐고? 싸게 살 수 있으니까. 아무리 주식시장이 폭락을 하더라도 영원히 주식시장을 떠나지는 않는다. 아마 이때 언론에서는 연일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는 전문가의 말을 빌려 주식시장이 끝장났음을 알린다. 마치 미래는 영원히 없는 것처럼. 주변을 둘러보면 아무도 주식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만약 주식을 입에 올리기라도 하면 바보 취급을 받기 일쑤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뜬다. 주식시장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오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을 했다. 물론 이때도 흥분해서는 안 된다. 단지 포트폴리오의 자산배분비율을 점검해 본다. 이때는 당초의 60:40의 자산배분비율에서 벗어나 70:30으로 바뀌어 있다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나선다. 이때는 반대로 주식에서 돈을 찾아 채권으로 옮긴다. 이때는 일반투자자나 전문가나 낙관론 일색이다. 언론에서는 연일 투자로 돈을 번 사람들의 얘기로 장식을 한다. 이제 영원히 주식시장에서 하락은 없고 상승만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때 조용히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주식을 일부 처분하면 된다. 그렇다고 주식을 모두 처분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도 주식시장을 완전히 떠나지는 않는다. 


    이렇게 자산관리를 하던 이 투자자가 어느덧 50세가 되었다. 4억 원이 그동안 불어나 이제 6억 원이 되었다. 이때부터는 굳이 높은 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주식비중을 높이지 않아도 자신의 재무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기로 했다. 이른바 포트폴리오 재배분이다. 이번에는 투자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50:50으로 정하기로 했다. 다시 또 주식시장의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실행한다. 자산관리를 하는 평생 동안 포트폴리오 재배분과 재조정(리밸런싱)을 통하여 주식 비중을 조절할 뿐 주식시장을 영원히 떠나지는 않는다. 


    주식시장을 완전히 떠나지 않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시장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을 완전히 떠남으로써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얻을 기회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시장의 불안으로 주식시장을 떠났지만 자신이 주식시장을 떠난 후 주식시장은 저만치 올라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의 재배분과 리밸런싱을 통하여 기계적으로 주식 비중을 조절할 따름이다. 두 번째는 주식시장을 떠나서는 저금리의 파고를 넘을 수가 없기 때문에  은퇴 후 삶을 여유롭게 살아가기 힘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은퇴 후에도 여전히 주식을 가까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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