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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izi Aug 02. 2021

ADsP 2주 만에 합격하기

문과생이 데이터로 밥벌이 하기 #1

언론학 전공이면서 데이터로 밥 벌이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회사생활을 시작한 지, 햇수로 9년 차.

변변한 자격증 하나 없이 버텨왔다.


13년 말에 처음 입사한 회사에서 들었던 '베이지안 통계', 두 번째 회사에서 만난 '회귀분석', '머신러닝', '딥러닝', '예측모델', '데이터사이언티스트'라는 용어와 분야들. 세 번째 회사에선 실질적인 데이터마트의 설계와 마케팅 진행, 그리고 데이터분석과제 기획까지. 내가 다루는 파일과 업무는 분명 데이터 분석과 소위 빅데이터/인공지능이었고, 주변이 사람들은 내가 '빅데이터 일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차마 내 입으로 "데이터분석가"라고 말할 수는 없고 그냥 "(마케팅)데이터 분석 쪽 일해요"라고 말했다.


2021년 들어서는 더 이상 그냥 있기는 불가능하더라. 알파고 얘기는 이제 전래동화 같은 얘기가 되어서 '인공지능'은 이제 모든 곳에 붙어있더라. 20년 하반기부터는 사람들이 나에게도 구체적으로 모델링, 알고리즘에 대한 질문을 해오더라. 큰일 났다.


때마침 21년 상반기에 회사의 데이터 분석 교육을 한 달 남짓 참여하게 됐다. 무려 한 달(!!!)

미루고 미루던 데이터 마이닝/기계학습 공부를 맛보고 나니, 대학원 진학 고민과 함께 지금이라도 대외적으로 역량을 증명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첫 번째 방법으로 고른 것이 ADsP 자격증 취득이다.


데이터분석 준전문가 Advanced Data Analytics Semi-Professional

ADsP 취득의 목적은 1) "데이터분석가" 라는 직무는 어떤 직무지식을 알아야 하나?, 2) 지금 내가 아는 게 어느 정도 수준일까? 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오래 공부할 이유도 없고, 되려 최대한 짧은 기간에 끝내야 했다.


21년 5월 22일(토)에 시행한 제29회 시험에 응시를 했고, 합격했다. 4월 30일(금)에 시험을 접수하고 책을 샀으니, 접수부터 시험까지 딱 2주의 공부기간이 확보되었다.


시험접수 인증


나는 결혼을 한, 직장인이다. 적어도 평일 오후 7시 이전에는 공부를 할 수가 없다. 보고서 쓰고, 마케팅/영업 계획이 틀어지는 것을 틀어막기에 바쁘다. 퇴근 후에는 집안일도 좀 챙겨야 하고, 아내랑 이런저런 대화와 의사결정을 내릴 일도 있다. 공부도 때가 있다는 게 정말 맞는 말이더라.


2주 안에 합격을 하기 위해서는 바짝 공부를 해야 했다. 어차피 시중에 팔리는 책은 몇 권 없었고, 1) 많이 팔리고 2) 얇은 것으로 골랐다.

시험 접수, 교재 구입에만 8만 원가량이 들었다. 8만 원, 알뜰하게 장을 보면 맞벌이 2인 식구 한 주 치 식비다.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니 더욱더 드는 생각이지만. 공부는 돈을 적게 쓰고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30대가 되니 꼰대 같은 소리가 절로 나온다)

2021 데이터분석 준전문가 (데이터에듀)


할 수 있다! 단기완성 ADsP!

단기합격을 위해서는 강의를 들을 시간도 없고, 어떻게든 효율적으로 공부를 해야 했다.

시험 응시를 하면서 합격기준을 제일 먼저 봤다. 총점 60점 이상(과목당 최소 40점 이상)이면 합격을 하더라. 60% 정답률이면 된다니, 어떻게든 잘 쥐어짜면 할 수 있겠다 싶더라.


14일 안에 어떻게든 책을 다 읽고, 문제도 풀어야 했다. 수능 재수를 할 때부터 썼던 방법을 꺼내 들었다.

① 책을 샀다.
② 공부기간을 확인하고 회독 목표를 잡는다. (총 XX일 동안 X회독을 한다)
③ 책의 총 페이지수를 확인한다. (머리말, 목차, 답안지 빼고 공부해야 할 곳)
④ 하루의 공부량을 정한다. (총 N페이지 ÷ M회독 = 하루에 P 쪽)

나는 2주 동안 2 회독을 하기로 했고, 매일 58쪽씩 총 406페이지를 봐야 하더라.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애매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진행되던 소단원이 끝나는 부분까지 공부하는 방식이다.


퇴근하고 저녁 먹고, 대충 8시부터 공부를 시작하고 12시 전에는 끝내는 생각이었다. (더 늦으면 직장생활이 어렵다)

시험 전날인 21일(금)에는 결국 밤을 새웠고, 모의고사는 못 풀었지만. 2 회독을 하긴 했다.


문제를 위한 문제가 출제되는 시험


1회 차는 그냥 순서대로 책 읽고, 문제를 풀었다. 오답정리는 안 했지만, 단원별 연습문제 중 틀린 곳에 체크만 했다(문제집에 메모하는 거 안 좋아함). 암기를 정말로 싫어하는 성격이라 "데이터 분석 기획" 단원의 SI기획서 장표에서 볼 법한 분석 프레임워크 쪽은 공부는 하되 "여긴 버려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었다. (합격을 해서 8만 원을 날리지 않는 게 목표)


솔직히 2 회독은 시험을 2~3일을 남기고 시작했다. (이 핑계 저 핑계로 미루다가... 쌓임)

결국 정리노트를 만들면서 책 읽고, 문제를 풀었다. 1 회독을 끝낸 뒤기에 1) 시험에 꼭 나올 것, 나오지 않을 것, 2) 그냥 틀려버릴 것이 구분 가능했다.


정리노트는 고등학교/대학교 시험 준비하던 방식으로 했다. (스프링 노트에 펜으로 끄적끄적)

총 12페이지 나오더라.

정리노트는 꼭 손으로 써야 한다. 펜으로 꾹꾹 눌러쓰면서 읽어보기 해야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흡수가 된다. 필수적이지 않은 괜히 어렵기만 한 표현은 내가 편한 용어나 표현으로 바꿨다.


모의고사는 1회분을 간신히 풀었고, 오답 부분을 정리노트와 교재를 찾아 내용을 확인했다. 이때도, 꼭 암기해서 가야 할 것은 정리노트에 특별히 표기를 했다. 시험장에서 시험 시작시간 전까지는 정리노트를 여러 번 읽었는데, 자주 틀리는 곳을 되짚을 수 있다는 게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더라. (시험에 나오는 건 별개의 문제)


시험 결과

2주간의 순 부 시간은 대충 만 2일, 60시간 정도였다.

출제경향은 나올만한 곳을 챙겨봤으면, 합격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오더라. 다른 시험들도 그랬지만 문제집의 연습문제보다는 정식 시험이 문제의 질이 좋다. 연습문제 중에 지저분한 문제는 틀려도 괘념치 말자.

팁이라면... "데이터 분석" 과목에서 계산 문제가 좀 나오는데, 교재에 있는 공식 몇 개 외우면 쉽게 풀리니 꼭! 머릿속에 넣고 들어가길.


맺으며

나는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했다. 프로그래밍을 배운 적은 없으며, 로그성 데이터나 통계 마케팅 성과/품질 관리하는 커리어를 쌓아왔더니 SQL 쿼리는 자연스레 익히게 되었다.


주변에서 개발이랑 통계를 좀 공부하라는 얘기는 15년도부터 들어왔고,

데이터 분석이나 머신러닝 쪽으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19년도쯤에야 들었다.

실제로 데이터분석 언저리로 공부를 알아본 것은 21년 상반기부터였고, 어찌어찌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슬슬 들기 시작했다.


할 수 있다.

요즘 대학생들은 상경계만 되어도 Python을 배운다니 소위 문돌이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졌으리라.

데이터 분석 수업에서교재에서 "비즈니스 인사이트"의 중요성이 계속 나온다. 학술적인 이슈를 다룰 것이 아니라면, 데이터분석/인공지능 공부 결국 비즈니스에 접목할 Skill과 Tool을 얻어가는 과정이다.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이들이 겁먹지 않았으면 한다.


※ 정리노트는 워드로 옮겨서 파일을 올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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