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챕터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캐나다와 관련된 나의 인터뷰 경험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는 마이크로소프트 밴쿠버에서 Microsoft Garage Internship Program에서 Project Management Intern (PM Intern)으로 2020년 1월~4월까지 4개월간 일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시애틀 본사 개발자(software developer) 풀타임 오퍼를 받았다. PM이라는 포지션에 대하여 낯설 수 있는데, 어떻게 하다가 PM으로 인턴십을 하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개발자 오퍼로 변경하였는지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나는 Microsoft Garage Internship Program을 마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하였다. Garage Program은 가라지(창고)에서 현재의 굵직한 대기업들이 탄생한 그 정신?을 가진 프로그램이다. 고로, 인턴기간 동안 PM1명 + 개발자 5~7명 + UX/UI Designer 1명이 팀을 이뤄서 프로덕트를 개발한다. 프로젝트를 선택해서 4개월 동안 스타트업처럼 개발한다. 실제로 마소 안에 Garage 가 있다. 창고처럼 된 공간에 온갖 재밌는 물품들 (3d printer, 장난감들, 게임들, 인형, 티셔츠 프린터 등)이 가득 차 있다. 영감이 쏙쏙 떠오르게 해주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이 프로그램에 지원을 하려면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을 만들고 레쥬메와 간단한 본인 개인정보 및 이력을 입력하면 된다. Linkedin (링크드인)이 마소 프로덕트 이기 때문에 링크드인 계정과 연동하면 auto-fill이 되고 아주 간단하게 20분 안에 지원서를 완료할 수 있다. 나는 2020년 1월 인턴십을 2019년 9월 초에 지원하였다. 지원방법이 정말 간단하기 때문에 레쥬메만 만들어 뒀다면 하루에 10개고 20개고 그다지 노력과 시간 투자 없이 지원 가능하다. 이제 리쿠르터에게 이메일로 연락이 오기를 한없이 기다리면 된다.
원서를 넣은 지 1달 후, 넣은 지 조차 까먹고 있던 찰나, 토론토 아마존 오피스에서 일하고 있던 어느 날이다. 이메일이 띠링하고 울렸다. "안녕, 나 마이크로소프트 리쿠르터인데 나랑 전화통화 좀 할래?"라고 이메일이 왔다. 재빠르게 답해서 "그래 좋아. 언제 할래?"라고 보냈더니, "이따가 5시쯤 어떠니?"라고 연락이 왔다. 태연하게 Sounds good! 하였지만 속으로는 "오.. 오늘..?? okay...;;" 급하게 마이크로소프트 1단계 폰 스크링에서 뭘 물어보는지 구글링 하면서 오후 업무시간을 를 보내고, 4시쯤 퇴근해서 집에 왔다. 폰 시그널 체크, 와이파이 체크, 에어 팟 충전 체크 모든 걸 확인한 뒤 핸드폰을 멍하니 보면서 기다린다. 5시에 칼같이 전화가 온다. 리쿠르터는 개발자가 아니기 때문에 (HR소속임) 폰 스크리닝에서는 지원자가 정상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인터뷰다. 질문은 "너 일 경험 말해줘" "자기소개해줘" "왜 지원했어?" "남들이랑 불화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니?" 등 behaviour questions들이 주로 이룬다. 가끔가다가 "C++과 Java의 차이를 말해봐"등 간단한 컴퓨터 사이언스 지식을 물어보기도 한다. 폰 스크리닝에선 그 사람의 표정, 내 손짓 발짓 표정 아무것도 안보이기 때문에, 목소리만으로 내 열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폰 스크리닝에서 떨어지는 경우는 적으니 부담을 너무 가지진 말고 궁금한걸 직접 많이 물어보는 게 좋다.
30분간 이야기가 끝나고 "음 그래 내가 너 인터뷰 잡아줄게, PM으로 인터뷰 보고 싶어 개발자로 인터뷰 보고 싶어?"라고 급 질문을 던졌다. "엥? 나 개발자만 뽑는 줄 알았는데 아니야?"라고 물어보니 "아 이 인턴십은 피엠 하고 개발자 둘 다 뽑아. 피엠은 3~4명 뽑고 개발자는 20명 정도 뽑거든 어느거 해볼래? 둘 중에 선택해서 인터뷰를 보는 거야"라고 했다. 결정 장애인 나는 리쿠르터에게 물어본다. "나 솔직히 마소에서 꼭 일해보고 싶어. 네가 생각하기에 내 레쥬메가 어느 게 더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까?" 그러자 리쿠르터, "음... 본인 선택인데 네가 경영학과 디그리도 있고 일한 경험이 있으니 피엠 인터뷰에서 이건 강점이 될 거야. 현재 개발자 경력은 인턴십 1개 그리고 그건 현재 진행형이니까 아마 PM에서 좀 더 눈에 들지 않을까? 근데 아시다시피 PM은 진짜 적게 뽑아. 그래서 경쟁이 치열해. 뭐할래?" 평소에 PM은 어떤 걸까 궁금하던 찰나, 인턴십은 망해도 4개월이니 PM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에 "오케이 나 피엠으로 지원할게" 하고 말하게 된다.
코로나 전까지 마소는 Onsite 인터뷰(대면 인터뷰)를 진행하는 회사였다. 나는 토론토에서 살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마소에서 항공권(50만 원 상당) + 식비/택시비(20만 원 상당) + 2박 숙박(50만 원 상당)까지 다 제공해 주었다. 호텔이 다운타운 마소 1분 거리에 있는 페어몬트 호텔이었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고급 호텔에 공짜로 투숙하면서 룸서비스를 시켜먹던 인터뷰 전날의 기분이 생생하다.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학생이지만 신데렐라처럼 성공한 커리어우먼 1일 체험을 하던 날, 호텔 창문에서 마소 로고가 보였는데, 마소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
인터뷰 방식은 간단하고 매우 고난하다. 10분 개인 프레젠테이션과 3번의 50분짜리 인터뷰를 보게 된다. 이렇게 혼이 나가고 체력이 바닥나는 인터뷰를 마소도 알기 때문에, 과자 커피 샌드위치 등등 쉬는 시간에 짬짬이 먹을 수 있는 핑거푸드를 쟁여서 준다.
일단 모든 심사위원 앞에서 10분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간단한 자기소개 및 내 경력, 내가 한 일들을 소개한다. 여기서 매우 큰 시련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내 리쿠르터가 strickly verbal presentation (말고만 하고 파워포인트나 다른 보조도구 사용 금지)라고 잘못 알려준 것이다. 나 빼고 다들 본인 랩탑 꺼내면서, 자기 파일들 열기 시작하는데, 등에서 식은땀이 쭉 흘렀다. "난 물통밖에 안 챙겨 왔는데 이분위기 뭐지?" 알고 보니 나만 잘못 전달받은 것이다. 진정하고 어차피 보여줄 것도 없었는데 기왕지사 이렇게 된 거 프레젠테이션이나 침착하게 잘 말하자 라는 마음으로, 일단 프레젠테이션 시작하기에 앞서 내가 잘못 전달받아서 파일 준비한 건 없고 말로 하겠다 라고 했다. 그랬더니 심사위원이 리쿠르터 이름 말하랜다. 아무튼 이렇게 10분 프레젠테이션이 끝나면 3번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50분 인터뷰, 10분 휴식, 다음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터뷰는 typical PM, Developer 인터뷰이다. PM인터뷰는 예를 들어, "네가 가장 좋아하는 핸드폰 앱이 뭐니? 그 앱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시각장애인을 독립적으로 요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cooking product"를 만들어 보려고 해 어떻게 만들래?" "Microsoft OneNote 피엠이라고 가정해보자. 개발 사이클이 1년이었는데 위에서 6개월로 개발 기간을 줄이래. 어떻게 매니지 할래?" 등이 있다. 저런 주제로 50분 동안 주거니 받거니 인터뷰 보는 것이다. 나는 Cracking the PM Interview라는 책으로 인터뷰를 준비하였다. 개발자 인터뷰를 준비한다면 바이블로 가지고 있는 Cracking the Code Interview(CTCI)의 자매품이다.
개발자의 테크니컬 인터뷰와 다르게 피엠 인터뷰는 "크게 보는 법" "리더십" "구조적 접근" "customer needs testing"등 좀 더 경영학적인? 측면을 물어본다. 예를 들면 핸드폰 앱을 고르고 -> 왜 좋은지 -> 앱을 개선한다면 2가지 방법이 있을 것: 좋은걸 더 좋게 만들어서 로열티 및 retension을 높인다 vs 지금 부족한걸 새로 개발해서 새로운 target customer군을 뚫는다 -> 이때 인터뷰어한테 질문: 어떤 쪽으로 집중해볼까? -> 대답: 지금 부족한 걸 개발한다 -> okay 그럼 현재 고객군과 새로운 고객군들을 나열하고 비교해보자 -> 새로운 고객군 A, B, C.. 나열하고.. 이중 어떤 쪽에 집중할지 결정해보려면 일단 서베이, 인터뷰, 그리고 다른 비슷한 앱의 케이스를 생각해보자 ->...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그냥 50분이 훅 간다. 티키타카가 중요하고, 필자의 경우 인터뷰가 끝나기 전에 인터뷰어한테 "혹시 피드백 좀 받을 수 있을까? 그리고 다음 단계 팁 좀 줘"라고 말해서 실제로 좀 팁을 얻었다. 인터뷰어도 다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가 본 인터뷰이가 맘에 들면 좀 힌트를 흘려준다.
개발자의 경우 typical technical interview이다. 난이도는 leetcode easy - medium 이였다고 동료들이 말해줬다. 히트코드 열심히 풀고 ctci책 읽고 준비하면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3번 연달아 본다는 게 사실 체력적, 정신적으로 매우 고된 일이다. 처음에 꼬이기 시작해서 무너지는 경우도 있고,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부족해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정신 바짝 차리고 1달 에너지를 이 네 시간에 다 쏟아붇는다!라는 느낌으로 정신력으로 버티며 최선을 다해야 한다. 4-5시간 동안 계속 긴장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끝나고 급 스트레스가 밀려와서 위산 약을 먹고 호텔에 누워있었다. 이후 밤 10시 비행기를 타고 토론토로 돌아갔다.
전반적으로 아마존보다 마소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컬래버레이션 능력을 중요시하는 것 같았다. 내 생각을 잘 정리해서 말하고, 남의 의견을 잘 들어주고 서로 공존하며 최적의 결과를 내는 우등생을 찾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4~5시간 인터뷰 정신없이 참여하다 보면 솔직히 본성 다 나오기 마련이기에, 본인을 포장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인턴으로 일하는 동안 다른 인턴 동료들은 정말 멋있는 사람들이었다! 대부분 정말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었다.
인터뷰를 보고 1주일 안에 연락이 온다고 했는데 바로 다음날 받았다. 오퍼 레터와 함께 연봉 조건, 시작일 등등이 포함된 서류들을 이메일로 보내준다. 풀타임은 연봉협상을 하지만 인턴은 대부분 해당사항이 없다. 캐나다 인턴 월급은 사실 별로 높지 않다 2019년 기준, 한화로 월 사백오십만 원 정도 된다. 비교하자면, 캐나다 아마존은 약 $8,000불에 집값 일부($1,600 CAD)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월 구백만 원 정도 벌게 되므로, 마소의 2배이다. 그래도 마소 인턴십은 적극 추천한다. 일단 인턴십이 진짜 재밌게 잘 짜여있고, 다양한 오피스 파티와 워크숍들, VR룸 뮤직룸, 마사지룸, 과자와 음료수 등 아이티 회사에서 일하는 기분이 난다. 게다가 풀타임 오퍼를 받을 경우 미국 본사로 가게 되면 연봉 1억 5천은 보장되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본다. 인턴을 하면서 풀타임 오퍼를 받으면 RSUs라는 스톡(주식) 옵션을 정말 좋게 주기 때문에 내가 인턴-> 리턴 풀타임 루트를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