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0
간지러웠다. 만져보니 껍질이 올라왔다. '이게 뭐지?' 무심히 있다 거울로 모양을 보고서야 '아, 어제 그거구나.' 생각했다. 동우오빠가 해맑은 웃음으로 석쇠구이용 철판과 아귀포를 손에 들고와, 우리를 회사 옆 커다란 나무가 두 그루 심어진 곳으로 데려가더니, 화르륵 불을 붙이고서, 마시멜로우와 소시지와 꼬챙이를 내밀었다. 거기에 먹고 싶은 걸 꽂아 구워서 먹으라고. 신이 나서 먹다 달구어진 꼬챙이 끝에 입술과 볼 사이 피부가 닿았다. 뜨거웠다. 그 끝모양 그대로 움푹 패여 있는 화상. 남으면 어떡하나 염려하는 건 다른 사람이고, 나는 그냥 웃음이 났다. 이거 볼 때마다 동우오빠의 정성이 떠오르겠구나, 익스퍼루트 갈 때마다 새벽까지 설거지를 하고 있는 게 가장 짠했다던 우광오빠의 말이 생각나겠구나, 그러겠구나. 어떤 시간과 정성이 모이면 말이다, 흉터도 예쁘게 보이게 한다. 위하는 마음은, 쌓여온 세월은 그런 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