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세상을 배우려면 여행을 떠나라는 격언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 왔다. 전 세계의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물론 정보량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한 현재에 와서 여행은 배움보다는 체험과 발견 및 엔터테인먼트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
배움과 여가 사이에 존재하는 새로움이라는 교집합의 영역은 그리 크지 않다. 지금은 어려워진 해외여행이 내재하는 참신함과 놀라움 역시 기대 범주 안에 있으며, 새로움의 정도를 쉽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유튜브를 필두로 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조차 일정 부분 공유하는 성질이다. 이런 익숙해진 지루함은 정보량의 증가 때문이거나 신경의 무디어짐 때문일 수 있다.
그럼에도 옆에 앉은 낯선 사람에게 일상적 주제로 말을 거는 것이 긍정적인 놀라움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모든 것이 정보화되어버린 현대에 특정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정보의 편식이 우리의 본성에 깊이 내재화되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