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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규리 Dec 14. 2017

뮤지엄 아이덴티티 디자인하기

국립현대미술관 MI 프로젝트 - 인피니트 오기환 대표

본 게시물은 2017 커넥츠 소사이어티 강연을 듣고 작성하는 글입니다. 문제가 된다면 알려주세요.


11월 30일 오후 1시 반, 인피니트 오기환 대표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회사에 양해를 구한 덕에 근무시간에 다녀올 수 있었고 해당 강연들을 팀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국립현대미술관 MI 프로젝트 내용을 듣기에 앞서,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에 대해 간략하게 알려주셨습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이미지의 상관 관계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 / 전략적 / 계획적으로 나 다운 매력을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반면 브랜드 이미지는 의도와 관계 없이 타인들이 연상하는 것들인데

이 두가지가 일치됐을때 'Affordance' 어포던스가 강하다고 말합니다.

어포던스 (Affordance)는 어떤 행동을 유도한다는 뜻으로 행동유도성이라고도 한다.

내가 계획한 아이덴티티대로 소비자가 생각할 경우를 말하는 것이죠.




실제 기업의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무인양품

1980년에 시작한 무인양품은

1. 철저한 생산과정의 간소화

2. 소재의 선택, 포장의 간략화

3. 브랜드는 없지만 심플하고 합리적인 가격

4. 단순하면서 여백이 있는 디자인


으로 가격은 낮추고 퀄리티는 올린, 가성비 좋은 브랜드로 자리잡았습니다 (국내에 들어오면서 가격은 낮추지 못한거 같지만요)


no name

1978년에 캐나다에서 시작한 노네임은

캐나다 수퍼마켓 체인인 로블로가 내놓은 PB상품입니다. (이마트 노브랜드와 매우 흡사하군요 디자인까지)

'절약은 간단하다'는 슬로건으로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을 제시하면서 '간단함'의 이미지를 상품 패키지 디자인에 적용하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였습니다.

역시 가성비 좋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피코크

반면 2013년에 런칭한 피코크는 신세계의 프리미엄 PB브랜드입니다. 가격 경쟁 대신 유명 호텔 출신 셰프와 전문 요리사들을 대폭 투입해 맛을 강조하며, 자체적으로 국내 유명 맛집과도 제휴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싸야한다는 기존 PB 브랜드와는 반대로 식품 본연의 '맛과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두어 PB상품의 개념을 뒤엎은 케이스죠.


이렇듯 각 브랜드마다 제시하는 컨셉 및 아이덴티티가 존재하고

그것이 잘 전달 됐을 경우, 고객들은 의도된 키워드대로 인지하게 됩니다.




어떤 스타일로 소비자에게 진정성있게 나 다운 매력을 보여줄 것인가?




다음 이미지는 브랜드 로고를 가린 제품들입니다.


각각의 제품이 어디 브랜드인지 아시겠나요?


1. 코카콜라의 병 모양은 코카콜라만이 가진 형태입니다. 

2. 단지 라고도 불리는 바나나우유의 형태인데, 개발 시에 이 형태를 만들 수 있는 업체가 없어서 외국에서 공수해왔다고 하시네요 ! 그 고단함을 거쳐 독보적인 자리를 잡을 수 있던 것 같습니다.

3. BMW의 콧구멍은 시대가 변하고 다양한 차종을 출시해도 유지됩니다. 


이렇듯 사람은 형태 > 컬러 > 글자 순으로 인지를 하기 때문에 로고나 심볼을 가리더라도 그 브랜드를 느낄 수 있는 우리만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국립현대미술관의 스타일은 어떻게 나왔을까요?


핵심이슈

먼저 프로젝트에 대해 분석하자면,

MI리뉴얼 프로젝트는 서울관 건립과 함께 과천, 덕수궁, 청주 4관을 통합 할 필요성이 있어서 시작되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여태껏 권위적이고 엄숙한 미술관 이미지를 가졌다면, 대중과 소통하는 미술관으로 개선을 해야 했기에 기존의 딱딱하고 보수적인 느낌의 MI는 교체되어야 했습니다.


인피니트에서는 다음과 같이 미술관의 핵심가치를 도출했습니다.


주인공은 미술관이 아니라 전시작품이어야 한다. 미술관은 자신이 예뻐지는 것보다 모든 예술작품들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그릇이 미술관의 매력이다.


'전시 작품을 담는 형태, 창'이 바로 이 심볼입니다.

MMCA를 조합하여 만든 이 심볼은 작품을 담아내는 창으로 활용도가 상당히 높은데요,

형태 안에 전시이미지를 담아 포스터, 광고, 티켓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합니다.

템플릿에도 적용하여 MMCA라는 타입이 없더라도 MMCA임을 알 수 있도록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만들었습니다.


외부 사이니지에 있어서도 '창'을 표현하기 위해 심볼부분을 메쉬와 같은 소재로 사용했습니다.

쇼핑백의 경우에도 소재를 투명하게 해서 안의 내용물이 다 보이도록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이미지를 서치해도 나오질 않네요)


국립현대미술관 MI 프로젝트는 일관된 형태에서 나오는 다양성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술관은 작품을 전시하는 곳인데 미술관이 튀어서는 안된다. 작품을 담아 낼 수 있는 그래픽이 필요했다

라는 말씀이 인상깊었습니다.


브랜딩을 함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핵심가치와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강연이었습니다.



오기환 대표님께서 여담으로 해주신 말씀인데 모두와 공유하고 싶어서 덧붙입니다.


디자이너든 다른 직종이든 일을 하다보면 누구나 권태기에 빠집니다.

이 때, 권태기에서 더 deep해지게 되면 우울기가 오고 그게 결국 우울증으로까지 뻗을 수 있게 되죠.

하지만 반대로 권태기를 극복하면 우리는 한층 더 올라가 성장기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권태기를 딛고 일어나 더 높은 곳으로 가느냐, 권태기에서 더 깊게 들어가 우울감에 빠지느냐의 선택은 본인 몫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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