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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하늘 Mar 19. 2020

디어,인도

06화. 신이 있다면_ 강물에 띄우는 기도

영감의 도시, 바라나시에서 행해지는 모든 의식들은 관찰자이자 외부인인 내 눈엔 그저 신기하다. 시신을 태우는 화장터와 밤마다 펼쳐지는 화려한 세레머니. 이해할(?) 수 없는 무엇이다. 이 동네는 시바신(힌두교의 3대 신 중 하나)에 대한 믿음이 강하고 벽기둥에도 여러 신들의 모습들이 그려져 있다. 사람들은 신의 존재가 어디에나 있다고 믿고 작은 사원을 지나칠 때마다 기도를 올린다. 


좋은 일을 하면 좋은 일로 돌아와. 카르마지.


한 인도 친구의 가이드를 받으며 바라나시를 돌아다녔다. 그 친구가 계속하는 말이었다. 좋은 일, 좋은 사람은 돌고 돈다고. 그가 높은 건물에 올라 보여준 화장터에서는 나무 더미 위로 시체가 타고 있었다. 그는 관광객들이 무심코 화장터 사진을 찍었다가는 큰일 난다고 일러주었다. 흰 천으로 감싼 시체는 남자, 빨간 천은 여자를 의미하고 보통 2시간이면 시체가 타는데, 신체가 건강한 사람은 3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화장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무표정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가족들은 불타는 나무 더미 근처에서 화장 모습을 지켜본다.


신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신이 삶의 전부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믿는다. 이곳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영험한 눈빛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고 듣게 만든다. 여기 있는 동안만이라도 신을 느껴보기로, 지금 이순간 나는 신과 함께 있다고 믿어보기로 했다. 바라나시에서는 매일 밤 강가 여신에게 바치는 제사인 뿌자 의식이 이뤄지고 수많은 군중이 강가로 모인다. 악기 연주와 함께 광란의 불쇼가 밤새 이어지고, 바라나시에 처음 발을 들인 이방인일지라도 이곳의 묘한 느낌에 금세 취하게 된다.


스마일:)



맨발로 강가에 다가가 꽃불을 띄웠다. 성스러운 의식이라는데, 꽃을 파는 아이들이 귀여워서 샀다. 불을 강가에 올리면서 여러 이름들은 중얼댔다. 잘 살라고 빌어줄 사람들이 많다. 이 기운이 돌고 돌아 그들에게 닿기를. 만약 신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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