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통찰하는 보통여자 May 15. 2024

고민을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

고민을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고민으로 시들거릴 때가 있다. 그 생각에 사로잡혀 어떤 구간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느낌말이다. 하물며 나는 멀티플레이가 안되는 건지 하나의 생각에 꽂히면 부정적으로 물들지 않아도 될 때묻지 않은 시간마저 영향을 받는 편이곤 했다. 특정 고민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마치 내가 즐거울 권리를 가져선 안될 것처럼, 계속 고민을 붙잡고 있어야 타당한 듯 느껴지기만 했다. 


고민을 제거 대상으로만 여겼다. 눈앞에 거슬리고 걸리적거리만 해 신속히 처리해야 하는 존재였다. 허나 곰곰이 생각하자니 일상은 결국 문제의 발단과 해결이 반복되는 일련의 과정일지 모른다. 애쓴다는 것은 내 일상과 삶에서 극히 자연스러운 일부로서 힘쓰는 이 행위가 사라져야 할 이유는 없다.  


고민을 달리 정의하고 싶다. 고민이라는 딱지를 붙여버리는 순간 머리 끙끙 싸매는 전형적인 고민이 되어 버린다. 고민일지언정 꼭 치열한 태세를 취해야만 하는 걸까. 내 삶은 평소의 날처럼 계속되면서도, 미세하지만 날마다의 시도로 기분 좋은 개선을 만들어갈 수도 있다. 고민을 바라보는 내 눈을 달리하면 앞으로의 시간은 열렬히 분투하기만 하는 싸움이 아니게 된다. 궁극적인 하나의 그림을 위해 퍼즐처럼 천천히 조각을 맞춰간다고 생각하면 고민도 나름은 산뜻한 마음으로 풀어갈 수 있다. 고민을 규정하는 고유한 관점이 있다면 힘들지만은 않은 시간인 것이다. 여유를 저버리지 않는 마음으로 조금 더 내게 적합하고 어울리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 이런 시선이 고민을 고민스럽지 않게 만든다.

작가의 이전글 혼자만의 시간을 혼자답게 지내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