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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 수첩 Feb 19. 2024

순진한 자영업자 A 씨

PROJECT-카멜레온(1)

  네이버 플레이스에 매장을 등록한 순간, 핸드폰이 쉴새없이 울렸다. 벌써부터 고객 문의 전화라니 내가 창업을 정말 잘했구나, 머릿속에 꽃밭이 펼쳐졌다. 물론 두 통 빼고 다 광고 전화였다. 내 매장을 상위노출 해주겠다는 광고 전화. 이들은 집요했다. 받지 않고 관심 없다며 끊어도 며칠 후에 더 좋은 기회가 있다며 전화를 걸었다. 이 집요함에 결국 마음속으로 합리화를 해버렸다.


'그래 광고는 필요하고 나는 바쁘니까 그냥 맡겨 볼까?' 광고 비용 결제는 순식간이었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블로그 체험단을 모집했고 월별 보고서를 발행했다. 체험단의 리뷰는 하나 둘 쌓였다. 결론적으로 나는 원했던 서비스를 받았다. 문제는 이 서비스가 별 것 아니었다는 데에 있다. 블로그 체험단도 무료로 모집할 수 있는 사이트들이 있고 스마트 플레이스 최적화는 유튜브에 아주 널려 있다. 결코 비용을 지불할 만한 내용은 아니라는 거다. 특히 나 같은 소상공인들은 필요한 마케팅이 단순하다. 블로그, 네이버 플레이스, cpc광고 정도만 원하는 타깃층에 돌리면 된다. 배우기도 쉽다. 하루에 30분씩만 쓴다면 일주일 안에 필요한 부분은 마스터할 수 있다.


  결정적으로 대부분의 소상공인 대상 광고 대행사들은 '내 사업'에 대해 모른다. 주요 특징이 뭔지, 어떤 키워드가 높은 트래픽을 갖는지 업종 특성상 지역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해야 할지 아무런 공부가 되어 있지 않다. 내 업종에 대한 고민이 없는 마케팅은 필연적으로 관리의 부재를 가져온다. 그런 업체들은 초기 세팅 이후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내가 하는 사업의 특성, 타깃, 지역적 범위, 경쟁사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광고 한다면 중간 조정이 당연한 절차일텐데 말이다.


  순진한 자영업자들을 상위노출 보장 같은 감언이설로 속이고 굳이 지불할 필요 없는 비용을 쓰게 만드는 행태는 없어져야 한다. 지식의 비대칭성으로 돈을 버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적어도 사기당했다는 감상이 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속된 말로 빡친 김에 서비스를 하나 만들어 보고자 한다. 나와 같은 사람이 더 이상 생기지 않고 자영업자들이 보다 쉽게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 '카멜레온'이다. 정기적으로 서비스 런칭에 대한 기록을 연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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