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 알베르게에서 자연과 함께 자라는 우리 아이의 작은 세상
나 레오를 알베르게로 데려가고 싶어.
나는 아이가 태어나고 얼마 안돼 남편에게 얘기했다.
우리가 만났던 알베르게
순례길을 걷고 난 후 난 이 알베르게에 메일을 보냈고 여기서 한 달간 봉사를 했었다. 그리고 남편을 이곳에서 만났다.
1000명도 살지 않는 작은 마을.
여러 나라의 친구들이 호스피탈레로와 순례자가 함께 살아가는 곳. 직접 유기농으로 작물을 재배해 순례자들에게 디너를 제공해 주는 곳.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큰 마당이 있는 곳.
내가 가고 싶다고 얘기했을 때, 우리는 3살 즈음을 얘기했다. 아이가 기저귀를 떼고, 말도 좀 하고, 실컷 뛰어놀 수 있을 그때.
아름다운 알베르게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정원, 세계각국의 사람들. 기대를 한껏 안으며 그 곳의 우리를 상상했다.
아이가 한국나이로 4살이 되던 해, 그렇게 우리는 스페인에 왔다.
3월에 우리는 알베르게로 왔고 감사하게도 주인 할머니는 본인의 집 위층을 아이를 키우는 우리에게 빌려주셨다.
우리는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어린이집을 등록하러 갔다. 이 마을엔 어린이집이 공립 단 1개였고, 3-4세 모두 8명의 아이들이 지내고 있었다.
레오는 한국에서는 공동육아어린이집을 다녔었다. 그 곳에서는 자연에서 놀고, 선생님들과 소통하고, 먹거리에 고민하며 소중하게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스페인, 그리고 스페인어린이집의 상황은 달랐다.
이 곳 어린이집은 놀이터에도 거의 나가지 않았고, 강당에서 주로 자동차를 타며 놀았다. 한 번은 점심에 아이를 데리러 간 적이 있는데 선생님의 핸드폰으로 미디어를 보여주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젤리와 초콜렛은 당연히 준 적이 없었고 코코아우유, 과자도 거의 준 적이 없다. 그런 아이가 어느새 어른들이 귀엽다고 준 젤리와 초콜릿을 입에 잔뜩 묻혀 먹고 있었다.
어린이집에선 일회용 플라스틱병을 계속 재사용하길래 나는 매일 내가 씻을 테니 물병을 가지고 다니고 싶다고 스페인남편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
“왜 우리만 유별나야 해?”라는 남편의 답변을 들었다.
그래 됐다. 내가 어떻게든 스페인어로 소통하마. 선생님께 손짓발짓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 어린이집에선 쪽쪽이를 한 아이들이 하나도 없었는데 여기는 죄다 쪽쪽이를 입에 물고 있다
“엄마, 쪽쪽이는 아가가 하는 거 아냐?”라고 아이가 묻는다.
며칠이 지나자 한국과 너무 비교되는 스페인 어린이집 상황들..
이게 맞는 걸까? 나 괜히 스페인에 오겠다고 한 건가?
스페인과 한국과 다른 상황을 그냥 문화차이라고 생각하며 지내면 익숙해 질까? 내가 생각했던 가치들을 지킬 수 있을까? 말도 안 통하는 여기에 와서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
내가 괜한 욕심을 부린 걸까.